‘내리막길’ 카겜 주가, 각종 악재에 실적 전망도 ‘암울’

지난해 실적 부진에 쪼개기 상장 논란까지…‘가시밭길’ 걸었다
올해 들어 주가 21% 하락, 약세 지속
증권가, 2분기 실적 부진 예상…‘목표주가 하향’
주요 신작 ‘아레스’…“자기잠식 우려 있다”

기사승인 2023-07-05 06: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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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길’ 카겜 주가, 각종 악재에 실적 전망도 ‘암울’
사진=카카오게임즈.

카카오 그룹주가 동반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카카오게임즈 주가도 급락했다. 당초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 계열사 중 첫 번째로 상장하면서 흥행 가도에 진입했다. 그러나 주력 게임의 매출 감소에 따른 실적 부진과 쪼개기 상장 논란에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에 카카오게임즈는 오는 3분기 출시 예정인 신작 아레스의 대성공으로 주가 부양을 노리는 상황이다. 다만 증권가에선 목표주가 하향에 돌입했다. 실적 부진 전망과 함께 아레스의 카니벌라이제이션(자기잠식) 우려 때문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32% 하락한 3만20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10거래일 동안 2일을 제외하고 모두 내림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서 낙폭은 더욱 커졌다. 지난해 말(12월28일) 4만2200원을 기록했던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24%나 감소했다. 상반기에 훈풍을 맞이한 코스피 지수와 정반대의 흐름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020년 6월 코스닥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한 이후 동년 9월10일 카카오 그룹 계열사 중 첫 번째로 상장했다. 공모가는 2만4000원으로 확정됐으나, 상장 첫날 개장과 동시에 시초가를 공모가의 2배인 4만8000원에 형성했다. 이후 가격제한폭(30%)까지 치솟은 6만2400원을 기록해 ‘따상’에 성공하면서 코스닥 시가총액 5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당시 카카오게임즈가 흥행 가도에 성공한 원인으로는 앞서 IPO를 진행한 SK바이오팜에 이어 ‘상한가’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증명하듯 카카오게임즈의 증거금은 SK바이오팜(31조원)의 두 배가량인 59조원으로 나타났다. 경쟁률도 1525대 1로 높은 수준이었다. 

또한 2020년 하반기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지금과는 달리 저금리 장기화로 인한 증권시장 열풍도 한몫했다. 특히 2030 청년층의 참여 급증도 영향을 미쳤다. 카카오게임즈 상장 주관사 중 한 곳인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청약에 참여한 연령대 중 30대가 28.8%로 가장 많았다. 20대는 9.1%로 확인됐다.

상장 이후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상당 기간 박스권을 횡보했다. 그러나 2021년 3분기부터 꾸준한 주가 상승세를 보이더니 동년 11월19일 장중 사상 최고가인 11만6000원에 도달했다.

이는 카카오게임즈가 유럽법인을 통해 ‘오딘: 발할라 라이징’ 개발사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지분 30.37%(22만5260주)를 4500억원에 취득해서다. 이에 따라 카카오게임즈는 기존에 보유한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지분 21.58%에 더해 총 51.95%를 확보하게 됐다. 글로벌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소식이 투심을 이끈 셈이다. 

그러나 치솟은 주가는 금세 내려갔다. 지난해 신작 부재와 우마무스메 게임 운영 논란 외에도 ‘쪼개기 상장’ 비판이 크게 작용했다. 카카오게임즈는 2022년 9월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었다. 

라이온하트는 카카오게임즈의 핵심 수익원인 ‘오딘: 발할라 라이징’ 개발사다. 별도의 회사로 상장된다는 것은 기업가치의 중복계산(더블 카운팅)으로 모회사 가치 하락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른 투심 악화로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이어갔었다. 아울러 상장계획 철회에 주가가 반등했으나, 이전 주가까지 회복하지는 못했다.

올해 1분기 실적도 부진했다. 카카오게임즈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492억원, 영업이익 113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45%, 73.05%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준 매출 유형별로 살펴보면 모바일 게임이 1539억원, PC게임은 14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각각 13%, 4% 줄었다. 실적 악화의 주된 원인은 주력 매출원인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하락세가 꼽힌다.  

현재 카카오게임즈는 신작 ‘아레스’를 통한 호실적으로 주가 반등까지 이어가겠단 모양새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온라인 쇼케이스에서 “아레스는 높은 완성도와 재미를 갖춘 트리플A급 대작”이라며 “올해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시장에 지각 변동을 일으킬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증권가에선 카카오게임즈의 목표주가를 하향하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적정주가를 기존 4만9000원에서 4만1000원으로 하향했다. 실적 하향 조정을 반영한 결과다.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2분기 매출도 시장 예상치를 크게 하회할 전망이다. 카카오게임즈의 2분기 매출액은 3024억원, 영업이익은 3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54%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의 경우 오딘은 아키에이지 워와의 자기잠식이 있었고, 우마무스메는 1주년 업데이트 효과에도 불구하고 이전에 비하면 절대적인 매출 규모가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요 신작인 아레스가 여전히 하드코어 MMORPG인 점이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김 연구원은 “이익 체력을 위해서는 신작 성과가 필요하지만, 쇼케이스에서 간접적으로 아레스가 하드코어 MMORPG 유저를 타겟하고 있음을 드러냈다”며 “게임의 시스템을 경쟁 하드코어 MMORPG의 변신 시스템과 대조해 설명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022년 11월 지스타에서 공개된 게임 플레이의 자동사냥 시스템 등을 고려해 아레스는 하드코어 MMORPG로서 '오딘', '아키에이지 워'와의 카니벌라이제이션(자기잠식) 우려가 있는 게임”이라고 판단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