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공장 이어 와이랩도 흥행할까…기업가치는 ‘의문’

와이랩, 6일 확정공모가 발표…희망공모가는 최대 8000원
국내 IPO 시장 중소형주 ‘훈풍’…투자자 시선 ‘집중’
전략적 투자자 ‘네이버웹툰’, ‘CJ ENM'…성장성 높게 평가했단 분석도
공모가 산정 과정엔 ‘의문부호’, 고평가 논란도 일어
증권가, 리스크 요인 지적

기사승인 2023-07-06 06: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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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공장 이어 와이랩도 흥행할까…기업가치는 ‘의문’
와이랩의 웹툰 세계관인 블루스트링. 와이랩 홈페이지 갈무리

웹툰 콘텐츠 제작사인 와이랩이 올해 첫 성장성 특례 상장으로 코스닥 시장에 도전한다. 상장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으로 지난달 기업공개(IPO) 흥행 가도를 달린 마녀공장에 이어 다시금 대박을 터트릴지 주목된다. 다만 3년 연속 적자인 상황에서 제시한 미래 실적 전망치가 고평가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와이랩은 지난 3일과 4일 양일간 공모가 확정을 위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희망공모가 범위는 7000~8000원이다. 와이랩은 이날 확정공모가를 발표할 예정이다.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일은 이달 10일에서 11일로 알려졌다. 상장 예정일은 7월 중이다.

와이랩의 공모주식수는 구주매출 없이 신주 100%로 총 300만주다. 희망공모가에 따른 공모예정금액은 210억원에서 240억원 선이다. 이에 따른 공모 후 예상 시가총액은 약 1108억원에서 1267억원이다. 상장예정주식수는 1583만1354주다.

와이랩의 상장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마녀공장의 IPO 흥행으로 투자 실적에 호재를 맞이했다. 앞선 IPO가 흥행한 만큼 투자자들은 와이랩의 수요예측에 관심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 초 얼어붙은 국내 IPO 시장 분위기가 중소형주 중심으로 풀어지는 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세칙 개정에 따른 상장일 가격 변동 폭 확대로 신규 상장 종목의 주가가 공모가 대비 ‘따따블(최대 4배)’까지 가능해진 것도 수요 자극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웹툰 제작사인 와이랩은 아일랜드와 신암행어사 등 유명 만화의 스토리를 담당한 윤인완 작가가 지난 2010년 설립했다. 와이랩은 넷플릭스에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킹덤’의 원작 웹툰을 제작한 점이 눈길을 끈다. 이들은 제작 작가 양성부터 지식재산(IP) 기획, 개발, 아트 작업까지 자체 웹툰 제작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대다수 웹툰 제작사와 달리 스튜디오형 제작사인 셈이다. 특히 웹툰에 대한 지적재산권(IP) 홀더로 드라마나 영화 등 자체적인 사업영역을 확장해 활용하고 있다. 플랫폼을 통한 판매와 유통도 가능하단 얘기다.

안정적인 콘텐츠 공급 채널을 확보했다는 게 와이랩의 장점이다. 와이랩은 글로벌 월간활성이용자수(MAU) 약 8600만명을 기록한 플랫폼인 네이버웹툰과 콘텐츠 기업인 CJ ENM을 전략적 협업 파트너로 확보했다.

와이랩은 올해 네이버웹툰 플랫폼에서 30종이 넘는 웹툰을 연재 중이다. 또한 CJ ENM 자회사인 스튜디오드래곤과 10여 개의 영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 파트너사는 와이랩의 전략적 주주이기도 하다. 일각에서 네이버웹툰과 CJ ENM이 와이랩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했단 분석이 나오는 이유로 풀이된다. 와이랩의 2대 주주는 12.02%의 지분율을 가진 네이버웹툰이다. CJ ENM도 12.01%로 3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최대주주는 설립자인 윤인완 작가(22.13%)다.

반면 실적은 부진했다. 와이랩은 지난 3년간 적자를 기록했다. 2021년에는 매출액 217억원, 영업손실 1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의 경우 매출액 289억원, 영업손실 4억원으로 적자가 이어졌다. 올해 1분기에도 4억원의 영업손실이 확인됐다. 

이같은 적자 영향에 따라 와이랩은 성장성 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계획이다. 이는 올해 첫 사례다. 성장성 특례는 적자 기업이더라도 상장 주관사 추천만으로 상장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기술력에 대한 평가는 부여되지 않는다. 자기자본 10억원과 자본잠식률 10% 미만이라는 조건을 충족하면 가능하다. 

다만 주관사는 추천에 대한 책임을 이행해야 한다. 바로 환매청구권(풋백옵션)이다. 투자자들은 상장 이후 6개월 동안 주가가 부진할 시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주관사에 되팔 수 있다. 

와이랩은 기업가치에 대한 의문부호가 달려있다.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잡음이 일었기 때문이다. 와이랩은 희망공모가 산출을 위해 미래 실적 전망치인 2025년의 당기 순이익 추정치를 활용했다. 

이는 적자를 기록한 1분기 이후부터 이익성장 본격화로 해당 시점에 매출액 974억원, 영업이익 114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방침이 배경으로 작용한 영향이다. 이에 불안 요소를 고려하지 않아 공모가가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일었다. 

더불어 피어그룹(비교그룹)으로 디앤씨미디어, 스튜디오드래곤, 삼화네트워크를 선정해 공모가 산출을 위해 적용한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30.7배다. 통상 PER이 30배 이상일 경우 고평가됐단 꼬리표가 붙는다. 할인율도 평균보다 낮은 23.59~33.14%가 적용됐다. 지난 2022년부터 올해 2분기까지 코스닥 기술성장기업의 평균 할인율은 29.67~42.8%다. 

증권가에선 와이랩에 대해 IP 수요 확대를 전망하면서 리스크 요인은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KB증권은 지난 3일 보고서를 통해 “기존 사업자인 네이버와 카카오 외 애플, 아마존 등의 웹툰 시장 진출로 IP 수요가 확대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웹툰 및 영상콘텐츠 산업은 불법적으로 행해지는 무단 복사유통에 취약한 산업으로 수익화 시점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