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道 가능?” 상온 초전도체 논문에 온라인 ‘들썩’

기사승인 2023-07-28 16:3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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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道 가능?” 상온 초전도체 논문에 온라인 ‘들썩’
사이언스캐스트에 게재된 상온 초전도체 주장 영상. 사이언스캐스트

‘꿈의 물질’로 평가받는 상온 초전도체를 개발했다는 논문에 온라인이 들썩이고 있다. 다만 학계에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학계에 따르면 사전 논문공개 사이트 ‘아카이브’에 지난 22일 상온상압에서 초전도성을 갖는 물질을 발견했다는 논문 2편이 게재됐다.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와 김지훈 퀀텀에너지연구소 연구소장, 권영완 고려대 연구교수, 오근호 한양대학교 명예교수 등이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논문에서는 ‘LK-99’라고 이름 붙인 물질이 30도의 상온에서 초전도성을 나타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리와 납, 인회석을 사용해 개발했다며 화학식도 공개됐다. 논문에 따르면 초전도성이 유지되는 임계온도를 측정한 결과, 127도에 이른다. 사이언스캐스트에 초전도성을 띠고 있다는 LK-99 영상도 함께 공개됐다.

초전도체는 전기 저항이 0인 물질을 말한다. 지난 1911년 영하 약 269도의 초저온 상태에서 초전도 현상이 일어난 것을 발견했다. 이후 여러 연구가 이뤄졌으나 상온상압에서 구현되는 초전도체를 발견하거나 상용화하지는 못했다. 초전도체 현상이 발생하려면 최소 영하 100도 이하로 온도를 낮춰야 해 많은 비용이 드는 상황이다.

상온에서 구현되는 초전도체가 상용화되면 교통과 의료, 산업 등이 획기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 케이블의 저항 때문에 발생하던 전력손실 또한 사라지게 돼 에너지 비용이 확연히 절감될 수 있다. 온도를 낮추는 데 많은 비용이 들던 MRI 등 초전도 활용 의료 기기 사용 비용도 줄어든다.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를 40분으로 단축시킬 수 있는 자기부상열차 등도 현실화될 수 있다. 초소형 양자컴퓨터와 초저전력 반도체 등을 통한 무궁무진한 산업의 발전도 이룰 수 있다. 일각에서 상온 초전도체를 산업혁명의 ‘증기기관’ 발견에 준한다고 비유하는 이유다.

온라인에서는 각종 ‘밈’도 등장했다. 초전도체 발견이 사실일 경우, MIT 학생들이 한글을 필수로 배우게 될 것이라는 상상부터 ‘초전도체 발견으로 한국이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는 것이 아니다. 미국이 한국의 9번째 아메리카도(道)로 편입될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한 베팅사이트에는 오는 2025년까지 초전도체 상용화될지를 내기하는 내용이 게재됐다.

학계에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초전도체를 발견했다는 연구가 여럿 있었으나 검증을 거친 결과 대다수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이번 논문 또한 동료 평가 등의 연구를 거치지 않은 상태다. 현재 기술력으로는 발견이 아직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구자는 “사실이라면 매우 중요한 발견이지만 검증에 신중해야 한다”면서 “누구나 올릴 수 있는 사전 논문 공개 사이트가 아닌 보다 공신력 있는 네이처나 사이언스 등에 투고해 리뷰를 거쳤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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