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美 긴축에 치솟은 국채금리…뉴욕증시 하락 마감

기사승인 2023-09-22 05:5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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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는 美 긴축에 치솟은 국채금리…뉴욕증시 하락 마감
뉴욕증권거래소. EPA, 연합뉴스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정책이 예상보다 오래 유지될 수 있다는 전망에 국채 금리가 치솟으면서 투심을 압박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70.46포인트(1.08%) 내린 3만4070.42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72.20포인트(1.64%) 하락한 4330.00, 나스닥지수는 245.14포인트(1.82%) 떨어진 1만3223.99에 장을 마감했다.

연준이 전날 금리를 동결했으나, 연내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발표한 이후 안전자산인 국채 금리는 들썩였다. 벤치마크 금리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15년 만에 최고치인 4.48%를 기록했다. 연준의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한때 5.19%를 넘어섰으며, 이는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노동시장이 여전히 탄탄한 것으로 나타난 것도 연준이 장기간 고금리를 유지할 것이란 우려를 더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9월 10~16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전주보다 2만건 줄어든 20만1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8개월 만에 최소치다. 시장 예상치(22만5000명)도 크게 밑돌았다.

하원 공화당 의원들이 의회를 휴 상태로 전환했다는 소식에 불안감도 커졌다. 투자자들은 하원이 정부 폐쇄를 피하기 위한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의회 폐쇄는 4분기 국내총생산(GDP)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종목별로는 금리에 민감한 대형 기술주들이 하락세를 주도했다. 금리 상승은 미래 수익을 할인해 기술주와 성장주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애플(-0.89%) 마이크로소프트(-0.39%) 테슬라(-2.62%) 엔비디아(-2.89%) 구글 모기업 알파벳(-2.47%) 등 대형 기술주들이 미끄러졌다.

반도체회사 브로드컴 주가는 구글이 이르면 2027년 이 회사를 인공지능(AI) 칩 공급업체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2.67% 하락했다.

페덱스 주가는 분기 이익이 예상치를 웃돌고 연간 이익 전망치를 상향했다는 소식에 4.52% 상승했다.

일부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고금리 환경이 장기화하면 경기 연착륙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발트투자관리의 토마스 마틴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로이터를 통해 “고금리 장기화는 시스템에 더 많은 부담과 경제 압박을 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 인상,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 원유가격 상승, 달러 강세 등과 함께 “연착륙하지 못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LPL 파이낸셜 아담 턴퀴스트 수석 기술 전략가는 CNBC를 통해 “시장에 대한 일종의 경고 신호”라며 “현 시점에서 확실히 위험선호도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