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편의점 소주값 내렸는데…음식점은 ‘요지부동’

기사승인 2024-01-03 17:3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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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편의점 소주값 내렸는데…음식점은 ‘요지부동’
서울 강서구 한 편의점에 진열돼 있는 소주. 사진=김한나 기자

새해들어 소주에 기준판매비율이 도입되며 대형마트와 편의점의 소주 판매가격이 최대 10% 인하됐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시작된 소주값 인하 행렬이 식당·주점 등 소매업소까지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새해부터 360㎖ 용량 참이슬 후레쉬·오리지널 가격을 1480원에서 1330원으로 10% 낮췄다. 처음처럼은 1380원에서 1320원으로, 새로는 1290원에서 1260원으로 각각 내렸다.

롯데마트는 참이슬 후레쉬·오리지널(360㎖) 가격을 각각 1480원에서 1340원으로, 진로이즈백은 1420원에서 1290원으로 각각 인하했다. 이달 중 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과 새로 가격을 인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홈플러스는 참이슬 후레쉬·오리지널(360㎖) 가격을 각각 1490원에서 1350원으로, 처음처럼은 1380원에서 1350원으로 2.2% 낮췄다.

편의점도 소주판매가 인하에 동참했다. GS25는 하이트진로, 롯데칠성, 금복주, 무학, 보해 등 소주 가격을 일제히 내렸다. 참이슬(360㎖)의 판매가는 2100원에서 1900원으로 200원 싸졌다. 진로이즈백(360㎖)도 2000원에서 1800원으로 200원 인하됐다.

CU도 360㎖ 용량의 참이슬 후레쉬·오리지널 가격을 2100원에서 1900원으로, 진로이즈백은 2000원에서 1800원으로 각각 인하했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도 참이슬 후레쉬·오리지널을 1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서울 강서구 한 편의점 알바생 A씨는 “오피스 상권이라 소주 수요가 많진 않지만 저녁 시간대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꽤 있는 편”이라며 “가격 인하에 대한 소비자들의 체감도는 아직 크진 않다”라고 말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이 소주 가격을 낮춘 것은 기준판매비율 제도 때문이다. 기준판매비율은 세금을 계산할 때 세금부과 기준금액(과세표준)에서 공제하는 세금할인율을 말한다. 기존에는 소주 반출가격(제조원가에 판매원가, 이윤 등이 포함된 것)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겼지만 기준판매비율을 적용하면 소주 반출가격에서 22%를 할인해 세금을 부과한다. 

맥주를 제외한 주류의 세금 부과 기준은 소주 22.0% 위스키 23.9%, 리큐르 20.9%, 일반 증류주 19.7%, 브랜디 8.0% 등으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소주 등 국산 증류주는 이달부터 공장출고분 가격이 10.6%까지 내려간다.

하지만 통상 5000~7000원에 책정된 식당과 주점 등의 소주 가격 인하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주류 가격이 인건비 등 식당 운영에 필요한 이윤으로 직결돼 외식업의 경우 가격 인하에 예민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강서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40대 김 모씨는 “임대료와 인건비도 만만치 않은데 작년부터 물가 인상까지 계속되면서 여러모로 가게 유지가 힘든 상황”이라며 “소주 판매가 음식점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가격 인하는 섣불리 결정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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