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총선 영입 인재도 ‘중고 신입’…“영입 의미 퇴색”

영입 인재 ‘재탕’ 비판
인재풀 협소 지적도
전문가 “참신함 떨어져…영입 효과 반감”

기사승인 2024-02-15 14: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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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총선 영입 인재도 ‘중고 신입’…“영입 의미 퇴색”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7일 이재관 전 대전 부시장을 총선 16호 인재로 영입했다. 연합뉴스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영입하는 인사들의 과거 정치 경력이 알려지면서 ‘재탕 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중고 신입’ 영입으로는 총선에서 차별화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민주당은 지난 7일 총선 16호 인재로 이재관 전 대전 부시장을 발탁했다. 이 전 부시장은 ‘공천 경력자’로 새로운 인재라고 하기에는 다소 거리감이 있다. 

이 전 부시장은 지난 2022년 1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대책위에 합류해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같은 해 6월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로 공천받아 천안 시장 선거를 치렀다. 낙선 후 천안(을) 지역위원장 공모에 신청했다가 탈락하기도 했지만 민주당은 인재 환영식에서도 출마 이력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총선 8호 인재인 김용만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이사도 민주당 영입 경력이 있는 인사다. 김 이사는 지난 대선 때 대선 후보였던 이 대표에 의해 영입된 ‘청년 인재’였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산하 역사정명특별위원회 위원장, 대선 이후에는 역사정의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아 활동했다. 

민주당이 이미 당 정치 경력이 있는 사람을 ‘신입’으로 포장해 영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당 내외부에서는 재탕 인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충남 천안 지역 시·도의원들은 지난 12일 입장문을 내고 중앙당에 이 전 부시장의 인재영입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당이 이 전 부시장을 천안(을) 지역구에 전략공천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더욱 반발을 키우고 있다.

이들은 “인재영입과 공천, 낙선, 지역위원장 탈락한 사람이 총선을 두 달여 앞두고 인재영입으로 다시 등장했다”며 “이미 인재영입으로 공천까지 받은 사람을 인재라고 발표하고 전략공천설마저 흘러나오는 것은 특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도 지난달 17일 총선 8호 인재인 김 이사 영입 직후 논평을 통해 “인재 영입도 눈 가리고 아웅, 재탕 삼탕인가”라며 “민생을 위한 진중한 고민을 두 번, 세 번 반복해 보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서 민주당이 총선 인재를 ‘재탕’하는 것은 인재풀이 고갈됐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로 민주당은 올해 총선 인재로 정치 경험은 없지만 민주당과 인연이 깊은 인재들을 재차 발탁하기도 했다.

총선 4호 인재인 박선원 전 국가정보원 제1차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 문재인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1차장을 지냈다. 총선 10호 인재인 김남근 변호사도 이 대표 경기도지사 시절인 2019년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대책위원회’에 이름을 올리고 이 대표 구명운동을 했다.

전문가들은 인재 재탕은 참신한 인재를 영입해 총선에서 차별화를 꾀하고자 하는 본래의 의미가 퇴색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14일 쿠키뉴스에 “이미 기용한 인물을 또 다시 영입하는 경우는 당에 꼭 필요한 인재이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가진 인재풀이 좁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같은 날 “각 당이 새로운 인재를 영입하는 이유는 이들을 통해 당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기 위해서”라며 “협소한 인재풀로 인해 재탕 인사가 반복된다면 참신함이 떨어진다. 차별화를 이루기 어렵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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