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도 사로잡은 ‘파묘’, 이대로 1000만까지?

기사승인 2024-03-04 10:3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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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도 사로잡은 ‘파묘’, 이대로 1000만까지?
영화 ‘파묘’ 스페셜 포스터. 쇼박스 SNS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의 흥행세가 식을 줄을 모른다. 개봉 11일 만에 600만 관객을 동원했다. 20·30대가 초반 입소문을 주도한 데 이어, 40·50대도 극장에 불러모으고 있다. 이대로라면 1000만 돌파도 가능하리란 예상이 나온다.

4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파묘’는 3.1절 연휴였던 지난 1~3일 관객 233만5000여명을 모아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누적 관객 수는 603만3209명이다. 1일과 2일엔 각각 85만명과 83만명 넘는 관객이 ‘파묘’를 봤다. 개봉 첫 주 주말이던 지난달 24일 77만명, 25일 82만명보다 많은 수다. 실관람객이 퍼뜨린 입소문이 흥행을 이끈 모양새다.

흥행 속도를 보면 지난해 최고 흥행작인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보다 일주일 빠르다. ‘서울의 봄’은 개봉 18일째에 6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일찍부터 ‘파묘’ 경쟁작으로 꼽혔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듄: 파트2’(감독 드니 빌뇌브)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연휴 기간 55만여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누적 관객은 82만797명이다. 영화 ‘가여운 것들’(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와 ‘패스트 라이브즈’(감독 셀린 송) 등이 이달 초 개봉하나 작품 규모나 대중성 면에서 ‘파묘’를 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파묘’는 오컬트(초자연적 현상)에 익숙지 않은 중장년 관객도 흡수하고 있다. 4일 CGV가 홈페이지·모바일 앱을 통해 ‘파묘’를 예매한 관객의 연령층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날 기준 ‘파묘’ 예매 관객 중 50대 이상이 16.1%로 집계됐다. 40대는 20.9%로, 10대 관객(6.1%)의 3배를 넘는다. 극장에서 표를 예매하거나 자녀에게 예매를 부탁한 관객을 고려하면 실제 중장년 관객 비중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오컬트 장르는 통상 호불호가 강하게 갈리지만 ‘파묘’는 무속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스타일리시한 느낌을 주고, 케이퍼 무비(범죄 영화) 형태로 캐릭터를 조합해 대중적”이라며 “영화 중반 분위기를 환기하는 전개는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었다’는 영화 내용과도 맞닿아 구조적·미학적으로 만듦새가 좋다”고 평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