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금리 종료, 일본여행 비싸지나 [알기쉬운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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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4-03-21 11: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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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금리 종료, 일본여행 비싸지나 [알기쉬운 경제]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하는 승객들. 사진=임형택 기자

일본의 경제를 일컫는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한 번쯤은 들어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사실 이 잃어버린 10년은 1980년대 일본 거품경제가 완전히 붕괴된 이후인 1992년부터 2001년까지를 일컫는 말입니다만, 일본 경제의 침체가 계속 20년, 30년 동안 이어지며 2020년대 ‘잃어버린 30년’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죠.

하지만 일본은행이 최근 공식적으로 ‘잃어버린 30년’의 탈출을 선언했습니다. 일본은행이 17년 만의 금리인상을 발표하면서 일본의 경제가 활성화됐다고 전 세계에 알린 겁니다. 일본의 금리는 ‘마이너스 금리’가 약 8년째 유지됐었는데, 이제부터는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이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간단히 요약하자면 ‘장기 디플레이션’을 탈출했다고 선언한 것과 같은 의미입니다. 일본은 버블경제 붕괴 이후 꾸준히 경기 침체를 겪어왔습니다. 경제성장률이 1%대 미만을 기록하는 가운데 임금은 오르지 않고, 소비도 늘어나지 않으며 물가도 정체가 지속됐습니다. 이게 무려 3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유지됐습니다. 

하지만 최근 일본의 경제가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할 이유가 사라졌습니다. 일본은행이 그동안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한 이유 중 하나는 물가 상승을 일으키기 위함이였는데,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3.1% 오르며 198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죠. 여기에 일본 최대 노동조합 조직인 ‘렌고(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는 지난 15일 중간 집계에서 평균 임금 인상률이 작년 같은 시점보다 1.48%p 높은 5.28%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국내에서는 고물가에 시달리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크지만, 임금이 상승하면서 그보다 적은 수준의 물가가 올라가는 것은 경제학적으로 긍정적인 상황이죠. 이를 일본에서는 ‘경제의 선순환’이 이어진다고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종료가 우리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일본의 시장 금리가 상승하면 일본 국채 투자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해외로 나갔던 자금이 돌아오면서 엔화 가치는 증가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엔저’ 현상이 끝나고 ‘엔고’ 현상이 복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다만 이는 단기적으로 봤을 때 엔화가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금리 인상에 대해 “엔‧달러 환율 향방은 BOJ의 추가 금리 인상 여부와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더 지연될 가능성에 주목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BOJ는 정상화 이후에도 완화적인 금융시장을 유지할 것으로 발표한 만큼 연속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은 제한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미 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의 향방에 따라 엔화의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란 의미입니다.

따라서 일본의 엔화가 상승하려면 최소 3분기는 되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올해 하반기일 것이라 예상되는 만큼 아직까지 엔화가 상승할만한 여지가 크지 않다는 것이죠. 실제로 여전히 엔화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20일 국제시장 환율에 따르면 1달러당 150.86원에 거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올해 하반기 일본여행을 준비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미리 엔화를 구매하시는것도 괜찮은 방법이 될 듯 합니다. 당장 곧 출발을 앞두고 있는 여행객들이라면 편하게 당일 환전소에서 환전하셔도 문제 없겠네요.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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