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전국 꼴찌’ 서울은 ‘디지털’에 왜 꽂혔을까

기사승인 2024-04-05 14: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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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전국 꼴찌’ 서울은 ‘디지털’에 왜 꽂혔을까
오세훈 서울시장. 서울시 제공

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 0.65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인 한국에서도 저출산이 가장 심각한 서울시(2022년 기준 0.59명)가 저출생 대책으로 ‘여성의 사회 재진입’ ‘IT(정보기술)·테크’에 올인하고 있다.

차미영 서울시 양성평등일자리팀장은 쿠키뉴스를 통해 “(많은 여성에) 출산·양육 과정에서 경력이 단절될 것이라는 약간의 두려움이 있다”며 “여전히 육아휴직제도가 보장되지 않는 기업이 있고, (출산 후) 다시 직장에 복귀하는 것이 어려운 측면도 있는 게 사실이다. 시는 이러한 두려움을 해소하고, 경력단절 없도록 촘촘히 지원하겠다는 측면에서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고 4일 말했다.

서울시는 경력보유 여성의 경제활동 복귀를 지원하기 위해 △우먼업 프로젝트 △우먼 테크 교육플랫폼 지원 △디지털 안전&보안 교육 전문가 양성 등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우먼업 프로젝트는 임신·출산·육아로 경제활동이 중단된 3040 여성의 경제활동 복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취업 3종세트’인 구직지원금, 인턴십, 고용장려금을 제공해 재취업과 사회 복귀를 돕겠다는 취지다.

특히 시는 경력보유 여성의 사회 복귀 활로로 IT(정보기술) 등 미래 유망 직종을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직업교육훈련에 올해 총 73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히며 힘을 싣기도 했다. 디지털은 고부가가치 산업인데다 일반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택 근무나 프리랜서로 일하기 좋은 환경인 만큼, 이러한 첨단 기술 교육이 여성의 삶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이날 시가 발표한 ‘우먼 테크 교육플랫폼’도 이 같은 흐름과 결을 같이 한다. 우먼 테크 교육플랫폼은 테크 업계로의 입직 및 커리어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통합 성장지원 플랫폼이다. 구직자를 위한 포트폴리오 만들기, 경력단절자를 위한 컨설팅과 실전교육, 네트워크 활성화 등 대상자에 필요한 사업을 맞춤 지원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약으로 지난 2022년 시범사업을 시작, 지난해부터 본격 시행 중이다. 현재까지 총 1300여명이 참여했다.

‘출산율 전국 꼴찌’ 서울은 ‘디지털’에 왜 꽂혔을까
디지털 윤리 코딩 강사 양성과정 수강생 출강 모습. 서울시

교육과정은 2개월 우먼업 인턴십으로 진행되는 ‘기업 실무 교육 과정’과 기업 연계 채용인 ‘채용 연계 해커톤 과정’, ‘디지털 안전 & 보안 교육 전문가 양성과정’으로 구분된다.

경력보유 여성들이 시간제 일자리를 선호하는 만큼 ‘디지털 안전 & 보안 교육 전문가 양성과정’에 수요가 모일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갈수록 증가하는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도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이다. 시에 따르면 해당 교육 전문가 양성 과정은 총 8회차로, 주당 2회차씩 운영해 1개월 간 교육이 진행된다. 교육을 수료하면 평가를 통해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강사증을 발급한다. 수요 이후 초등·중학교·키움센터 등 기관과의 매칭도 진행된다.

특히 시에 따르면 내년도부터 관내 초등학교에 ‘디지털 리터러시’ 의무 교육이 시작된다. 그만큼 교육 인력도 필요한 상황인 셈이다. 먼저 시는 올해 약 20명가량의 강사를 양성해 약 100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시범 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올해 서울시 예산 1000만원을 확보, 강사 1명당 5회 출강이 가능하도록 연계할 계획이다.

차 팀장은 “(경력단절 여성 연령대인) 20~40대는 대체로 고학력자가 많고, 이들에게 IT는 낯선 분야가 아니”라며 “시가 조금만 지원하면 디지털 분야로 전직이 가능하고, 이들에게 새로운 진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IT 등 기술 특화 교육) 확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