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현 “당심·민심 같아…내년 원대 선거부터 당원 목소리 담겨야” [당선인 인터뷰]

“22대 총선, 국민 돌보지 않는 권력 향한 일침”
“주권재민, 확대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
“지역화폐 관련 법안, 제1호 법안으로”
“민심과 당심 간극 크지 않아”

기사승인 2024-05-26 06: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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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 “당심·민심 같아…내년 원대 선거부터 당원 목소리 담겨야” [당선인 인터뷰]
24일 국회 본관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하는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사진=박효상 기자

22대 국회 입성을 앞둔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여러 첫 타이틀을 지니고 있다. 대전 첫 여성 구청장에 이어 대전 첫 여성 국회의원이라는 수식어까지 얻은 그는 무언가 새로운 변화를 이끄는 법을 아는 인물이다.

쉽지 않은 일들에 도전하고 또 그것을 차근차근 실현해나가며 기대 이상의 결과들을 만들어 냈다. 민선 7기 대전 대덕구청장이 되는 과정에서도 예상을 깨고 당원들의 높은 지지를 받으면서 민주당 경선 후보가 됐고, 또 구청장 재임 시절에는 어느 지자체보다도 더 혁신적이고 파격적인 정책 행보를 보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역화폐인 ‘대덕e로움’의 도입이다. 

20년 넘게 환경운동가로 활동했으며 시의원, 구청장을 지냈다. 국회의원까지 오는 여러 과정에서 현장 중심 행보에 집중하며 ‘주권재민’의 의미를 몸소 깨달았다. 최근 당심과 거리가 있는 국회의장 당내 경선 결과를 보면서 새삼 더 그 의미를 깊게 느낀다고 밝혔다.

쿠키뉴스는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 입성을 일주일여 앞둔 박 최고위원을 만난 만나 이번 총선의 의미를 비롯해 22대 국회에서의 활동 계획 등을 물었다. 

박정현 “당심·민심 같아…내년 원대 선거부터 당원 목소리 담겨야” [당선인 인터뷰]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22대 국회에서 제1호 법안으로 지역화폐 관련 법안을 준비 중이다. 어려운 지역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지역화폐 발행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다음은 박 최고위원과의 일문일답.

-당선 소감은 
▷감사한 마음이다. 당선되고 나니 일단 두려움이 앞섰다. 정말 국민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개인기로 뭘 해보려고 하면 안 되고 시대 정신을 정확히 알아차리는 능력을 많이 키워야 하겠단 생각을 했다. 결국 국민과 접점을 넓혀가는 게 필요할 듯하다. 당선이 끝이 아니다. 늘 국민을 만나 의견을 듣고 고민하고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다. 

-총선 현장을 직접 뛰었다. 이번 총선의 성격을 규정하면
▷국민의 삶을 돌보지 않는 권력에 대한 일침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주권재민’이라는 것이 확대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당장 우리 당만 보더라도 경선에서 현직들이 물갈이가 많이 됐다. 국민을 돌보지 않는 윤석열 정부뿐 아니라 그와 제대로 싸우지 않는 이들도 물갈이된 것이다. 참 아까운 분들도 있는데 일단 전체적인 시대의 흐름은 유능하게 국민의 삶을 돌보라는 것이다.

-최근 당내 당원권 강화 요구가 큰데
▷2021년 재보궐 참패로 비대위가 꾸려져 한 달 정도 비대위원으로 활동했다. 당시 원내대표 선거가 있었다. 원내대표 선거에 당원들의 의사도 어느 정도는 반영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주장했었다. 원외 신분의 내가 그런 말을 하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느껴지기도 했는데 당시 내 생각은 원내대표가 교섭단체의 대표로 당을 대표하는 역할을 하니 당의 생각도 일부는 반영돼야 한다고 봤다. 투표권을 달라는 게 아니라 당원들의 생각도 어느 정도는 들어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인데 당시는 무시당했다. 그때 내 심정이 지금 당원들의 심정이 아닐까 싶다. 지금 22대 국회 민주당 당선인들을 만든 것은 당원들이 아니냐. 국회의장 경선은 이미 끝났고, 내년 원내대표 선거 때부터 당장 당원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당에 소속된 국회의원들도 국민이 뽑은 것으로 민심을 따른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한데
▷지금은 당심과 민심이 같이 가고 있다고 봐야 한다. 예전에는 당심과 민심이 조금 괴리감이 있었는데 당원 모집 방식이 바뀌면서 많이 달라졌다. 과거 당원 모집은 국회의원이나 권한을 가진 이들이 주로 모집하는 형태였다. 그러다 보니 모집한 사람의 의사와 같은 방향으로 대체로 당심이 모아졌다. 하지만 근래에는 온라인 당원 모집도 함께 이뤄지면서 지역에 국한되지 않은 자발적 당원들이 많아졌다. 당심과 민심의 간격이 아예 없을 수는 없겠지만, 지금은 같이 간다고 봐야 할 것이다.

-22대 국회에서 낼 1호 법안은
▷지역화폐 관련 법안을 제1호 법안으로 준비 중이다. 대전 대덕구청장 시절 대전서 제일 먼저 지역화폐를 만들었다. 정권이 바뀌고 잘 운영이 안 되고 있는데 다시 살렸으면 좋겠다는 지역민의 요구가 많다. 지역경제가 어려울 때 지역화폐만큼 적실한 정책은 없다고 본다. 일단 지역에 돈이 돌게 해 소비를 촉진해 골목 상권을 살리고, 소비 여력도 만든다. 이를 상시 활용하도록 적극 권장하고, 국가의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이 담을 구상 중이다.

-22대 국회에서 추진하고픈 다른 법안이나 정책은
▷환경운동가 출신인 점에서 기후 위기 문제에 관심이 많다. 탄소인지 예산 제도도 대덕구에서 제일 먼저 조례 형태로 만들었다. 이후 국가재정법이 바뀌었다. 지금 너무 형식적으로만 되어 있는 기후 위기 관련 법과 제도를 다듬고 더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또 주민자치기본법·사회적경제기본법· 공동체지원기본법 등 세 가지는 꼭 입법 발의할 거다. 지방자치·지방분권에서 더 나아가 이제 주민자치 시대로 가야 한다. 그 근거가 되는 법을 만들려는 것이다.

-희망 상임위는
▷22대에서 앞서 설명한 일들을 잘 수행하려면 아무래도 행안위·산자위 배정을 받는 게 적합할 것 같다. 지역 내 혁신도시 문제 등도 있어서 산자위도 가보고 싶다. 다만 어느 상임위에 가든지 상관없이 입법 활동을 할 수 있기에 계획한 일들은 부지런히 다 하려고 할 것이다. 

-박정현 최고위원에게 정치란
▷문제를 해결하는 것, 약자의 편을 드는 것, 미래를 향해 한 걸음 나가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지금은 이러한 것이 좀 실종된 상태 같다. 24년 동안 시민운동을 했고 또 계속해 정치인으로 살아오면서 느낀 것이다. 아무리 좋은 정치적 전망을 가지고 좋은 법안을 내도 합의가 되지 않으면 한 걸음도 못 나간다. 싸울 때는 대차게 싸우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문제를 해결해서 나가는 게 최고의 정치라고 생각한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