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경매 차익으로 전세사기 피해 지원”…특별법 개정 추진

LH 경매차익 공공임대·보증금으로 전환
최대 10년 임대료 지원

기사승인 2024-05-27 19: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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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경매 차익으로 전세사기 피해 지원”…특별법 개정 추진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국토교통부


정부가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을 위해 LH가 낙찰받아 매입한 피해주택의 경매 차익을 피해자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또 그간 사각지대에 있었던 위반건축물 및 신탁사기 피해자들도 구제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27일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 시행 1년을 앞두고 관계 부처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전세사기 피해자 주거 안정 지원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경매 차익으로 피해자 주거 지원

먼저 정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 과정에서 생긴 경매 차익을 피해자 주거 지원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LH는 피해자의 우선매수권을 양도받아 피해 주택을 경매를 통해 매입한 후 그 주택을 공공임대로 피해자에게 장기 제공한다. 

그 과정에서 정상 매입가보다 낮은 낙찰가로 매입한 경매 차익(LH 감정가-경매 낙찰가)을 활용, 이를 공공임대 보증금으로 전환해 월세를 차감해 주는 등 임대 기간 10년간 피해자에게 추가 임대료 부담 없이 살던 집에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어 피해자가 이후에도 계속 거주를 희망하면 시세 대비 50~70% 할인된 저렴한 비용으로 추가로 10년 더 거주할 수 있게 한다. 아울러 처음으로 거주하는 10년 동안은 소득과 자산, 무주택 요건을 모두 요구하지 않고, 이후 10년은 무주택 요건만 요구하는 등 조건도 완화한다. 임대료를 지원하고 남은 경매 차익은 피해자의 공공임대주택 퇴거 시 지급해 보증금 손해를 최대한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서울시의 경우 낙찰률이 평균 70% 이하, 67~68% 정도에 형성되고 있고, 어림잡아 30% 정도의 경매 차익이 발생하게 된다”며 “LH공사가 그 주택을 정상적인 프로세스로 구입할 때와 비교해 경매 차익만큼 기대하지 않은 이익이 LH에게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피해자들에게 되돌려드리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위반건축물, 신탁사기 주택 요건도 완화

정부는 그간 매입 대상에서 제외했던 위반건축물, 신탁사기 주택 등도 요건을 완화해 LH가 매입하게 함으로써 피해구제 사각지대를 없앤다는 방침이다. 

위반건축물 경우 입주자 안전에 문제가 없으면 이행강제금 부과를 면제하는 등 한시적 양성화 조치를 한다. 위반 사항은 수선을 통해 안심하고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신탁사기 피해자에 대해서도 LH가 신탁 물건의 공개 매각에 참여하고, 매입 시 남는 공매차익을 활용해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다가구주택은 전세사기 피해자 전원이 동의할 경우 LH가 경매에 참여해 매입하고, 경매 차익을 피해액 비율대로 나눈다. 이렇게 하면 지금은 피해주택이 매각돼도 한 푼도 건지지 못하는 후순위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일부 건질 기회가 생긴다.

아울러 기존에는 선순위 임차인이 거주 중인 피해주택 경우 경매 시 보증금을 전액 돌려줘야 해 피해자 본인이 해당 주택을 낙찰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공공이 보증금을 인수하지 않는 조건으로 매입하고 경매 차익을 활용해 지원할 수 있도록 한다.

경·공매가 끝났거나 안전 문제가 있어 피해주택을 매입하기 어려운 피해자에게는 대체 공공임대 주택에 무상으로 거주(10년)할 수 있도록 한다. 이후에도 계속 거주를 희망하면 시세의 50~70% 할인된 저렴한 비용으로 10년 더 머물 수 있다.

정부는 이날 발표한 전세사기 피해지원 보완방안을 중심으로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박 장관은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은 민생 현안이므로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 신속히 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22대 국회가 구성됨과 동시에 정부안을 중심으로 여야와 긴밀히 협의하고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전세사기 피해자의 주거 안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피력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