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나침반] 최선의 환자 진료를 위한 ‘진검 승부(診檢 勝負)’

기사승인 2016-10-05 17:3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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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나침반] 최선의 환자 진료를 위한 ‘진검 승부(診檢 勝負)’글·허미나 교수(건국대학교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쿠키 건강칼럼] 5%의 비용으로 임상적 의사 결정의 70%를 좌우하는 진단검사는 현대의학에서 매우 효율적인 진료 행위이다. 신뢰할 수 있는 검사는 임상 의사의 합리적 의사 결정으로 연결되어 궁극적으로 환자들에게 최선의 진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 준다. 

따라서 검사의 오류를 줄이고 정밀도를 높이고자 하는 검사의 질 관리는 임상 검사실의 기본이 되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질 관리와 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대한진단검사의학회에서 1999년부터 검사실 인증심사를 시작하였고, 2010년에는 재단법인 진단검사의학재단이 설립되어 우수검사실 신임인증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2016년 현재 전국의 280여 기관이 인증심사에 참여하고 있다.

검사를 제대로 수행하는 것뿐만 아니라 새로운 검사를 평가하고 도입하는 것 또한 진단검사 영역의 중요한 부분이다. 진단검사의 결과는 모든 임상 진료 과에서 활용되기 때문에, 각 분야에 필요한 새로운 검사를 평가하고 도입하는 것이 시의 적절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환자들에게 최선의 진료를 제공할 기회를 놓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새로운 진단 및 치료 가이드라인들, 새로 개발되어 상용화되는 진단 표지자들, 기존의 검사 방법을 대치할 수 있는 더 좋은 성능의 검사 방법들의 홍수 속에서, 다양한 임상 의사들의 요구를 반영하면서도 가장 비용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아내는 게 진단검사의학을 전공하는 의사들의 역할이기도 하다.

진단검사의 영역은 크게 진단혈액학, 임상화학, 진단면역학, 임상미생물학, 수혈의학, 진단유전학 등을 포함하며, 병원 안의 모든 진료 과와 긴밀히 연결돼 있다. 백혈병 환자에 대한 진단을 내리는 일부터 병원 내의 수혈 관리, 감염 관리 등에 이르기까지 진단검사의 영역은 의료의 다양한 분야를 포함한다. 단지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 국한된 업무뿐만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혈액관리, 감염관리, 표준화사업, 신의료기술평가 등 국민보건과 관련된 역할 또한 중요한 부분이다.

의학기술은 해가 갈수록 더욱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미래의학, 맞춤의학, 정밀의학과 같은 용어로 대변되는 새로운 현대의학의 장이 열리고 있다.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의학적 발전과 기술들이 바로 환자의 진료에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From bench to bedside’라는 말이 있듯이, 실험실의 연구 결과가 실제 환자 진료를 위한 임상검사실의 검사로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신중하고 엄격한 평가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줄임 말 좋아하는 우리 의사들은 진단검사(診斷檢査)를 줄여서 ‘진검(診檢)’이라 부른다. 올바른 임상적 의사 결정의 기본인 진검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에 최선의 환자 진료가 달려 있다. 이것이 환자를 위한 진검 승부(診檢 勝負)가 아닐까! 2016년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1100여명의 진검 의사들이 진검 승부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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