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규 前중수부장 미국行…‘논두렁 시계’ 수사 착수한 국정원TF 때문?

기사승인 2017-08-11 09:2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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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규 前중수부장 미국行…‘논두렁 시계’ 수사 착수한 국정원TF 때문?[쿠키뉴스=정진용 기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했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중수부장)이 변호사 업무를 그만두고 돌연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이 전 중수부장이 9년 동안 다니던 로펌을 지난 6월 말 그만두고 갑작스럽게 해외로 나갈 준비를 해왔다고 시사저널이 보도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 전 중수부장의 출국이 사실성 도피성 출국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국정원이 주도하고 있는 적폐청산 작업에 이 전 중수부장이 압박을 느끼고 있다는 해석이다.

국정원 적폐청산 TF는 국정원 댓글 사건을 비롯해 문화계 블랙리스트, 불법 민간인 사찰,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조작, 박원순 제압 문건, 고 노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이 있는 논두렁 시계 등 13대 의혹을 조사 중이다.

'논두렁 시계' 사건은 지난 2009년 5월13일 "고 노 전 대통령이 권양숙 여사가 자기 몰래 1억원 상당의 명품시계를 받아 보관하다가 지난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논두렁에 버렸다"는 SBS의 보도로 논란이 됐다. 고 노 전 대통령은 그로부터 10일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수사 책임자였던 이 전 중수부장은 지난 2015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논두렁 시계 보도 등은 국정원의 주도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사팀은 무관하다고 강조하며 "국정원의 당시 행위는 빨대(언론의 익명 취재원을 의미하는 속어) 정도가 아니라 공작수준에 가깝다"고도 주장했다. 

적폐청산 TF는 '논두렁 시계'를 1개팀에 배정하고 당시 국정원 내 언론사 담당관들과 청와대 개입여부를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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