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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종의 환자샤우팅] 국회는 신속히 진료기록 조작 방지법 통과시켜라

진료기록 조작방지 절실…국회는 신속히 법 통과시켜라

기자입력 : 2017.11.06 04:00:00 | 수정 : 2017.11.07 13:50:13

글·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

의료소송의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자료는 부검결과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의 부검결과를 뒤집기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작년 8월 국과수 설립 이래 60년 만에 처음으로 부검결과를 번복했다.

국과수는 만삭의 30대 여성이 1차 부검결과에서는 양수가 터지면서 심장과 폐혈관을 막는 양수색전증에 의해 사망했다며 의사의 과실을 부정했다. 그러나 1차 부검결과의 주요한 판단 근거였던 진료기록이 CCTV영상에 의해 조작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국과수는 산모의 사망원인이 양수색전증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결론으로 변경했다.

이는 의료사고 피해자 유족이 CCTV영상을 확보해 진료기록 조작 사실을 밝힐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러나 병원이 의료소송에 불리한 CCTV 영상을 자발적으로 의료사고 피해자나 검찰·법원에 제출할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은 진료기록이 조작되어도 그 사실을 모른 채 부검을 하고, 검사와 판사는 그 잘못된 부검에 근거해 잘못된 수사와 판결을 하게 된다. 

의료감정은 의료소송의 승패를 가르는 두번째로 중요한 자료다. 의료감정은 주로 대한의사협회, 전문학회, 대학병원 등에 소속된 전문의들이 한다. 의사는 직업적 양심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의료소송에 있어서도 감정을 객관적으로 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자신의 의료감정으로 동료 의사가 형사처벌을 받거나 고액의 손해배상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의료감정서를 작성할 때 "동업자 마인드"가 작용해 처벌이나 손해배상금을 경하게 할 우려가 있고, 실제 의료사고 피해자들의 다빈도 불만 중 하나다.

2012년 4월에 출범한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하, 조정중재원)이 감정부를 구성할 때 의사 2인 이외 전현직 검사 1인, 의료전문변호사 1인, 소비자권익위원 1인 총 3인을 추가했다. 그 이유는 의료인 2인이 의료감정을 하고, 비의료인이지만 공익의 대변자 역할을 하는 검사, 의료소송 전문 변호사, 인권을 중시하는 소비자권익위원이 논점을 사전에 공부하고 5인 감정부 회의에 참석해 질의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거쳐 최종 감정서를 공정하게 작성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진료기록이 정확하지 않다면 의료감정도 당연히 잘못된 결론을 도출한다. 올해 2월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사망한 90세 환자의 감정서에서 처음에는 의료인 과실이 없다고 판단했다가 진료기록 조작사실이 드러나면서 조정중재원도 국과수처럼 개원 이래 처음으로 의료감정 결과를 번복했다. 

이와 같이 진료기록의 정확한 기록은 환자의 치료뿐만 아니라 의료분쟁의 해결 실마리가 된다는 측면에서 강력한 제도적 담보장치가 있어야 한다. 일명, 예강이법·신해철법으로 불리던 ‘의료분쟁 조정절차 자동개시제도’ 도입운동을 전개했던 전예강 어린이 유족은 추가기재․수정된 진료기록의 원본·수정본 모두 보관·열람·사본교부 의무화를 내용으로 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해 줄 것을 국회에 요청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은 올해 1월 의료인등이 진료기록부등(전자의무기록을 포함)에 추가기재·수정을 한 경우 진료기록부등 원본과 추가기재·수정을 한 수정본을 함께 보존하도록 명시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였다.

또한 지난 1월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도 이에 더해 필요한 경우 전자의무기록의 추가기재·수정 등 변경이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접속기록자료를 의무적으로 작성·보존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의료법 개정안도 각각 대표 발의하였다.

만일 인재근 의원과 권미혁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허위기재․수정된 진료기록의 원본·수정본 모두를 의무적으로 보관·열람·사본교부하는 환경이 조성되면 진료기록부가 의료분쟁 해결과정에서 적절히 활용될 것이고, 진료기록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도 높아질 것이다. 또한 현재와 같이 진료기록부 원본을 열람하거나 사본교부 받기 위해 민사소송을 제기해 증거보전 신청을 하지 않아도 되고, 형사고소를 해서 검찰이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지 않아도 된다.

국과수와 조정중재원이 더 이상 조작된 진료기록으로 부검하고 의료감정 했다가 재부검이나 재의료감정을 하는 볼 장 사나운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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