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나침반] 우리시대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

기사승인 2017-11-08 11:5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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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나침반] 우리시대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2017년 10월 10일 정신건강의 날 슬로건은‘이제는 정신건강! 마음을 돌보는 나라’였습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정과제에 치매 관리, 자살 예방 등 정신건강 이슈가 포함되면서 이제는 국가가 국민의 정신건강을 돌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입니다.

이 무렵 국립정신건강센터는 전국의 15~70세 국민 152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과 면접 조사를 시행하여 정신건강 지식 및 태도를 알아보았습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일반국민의 55%는 평소 자신의 정신건강 상태에 대해서‘좋다’고 긍정적으로 응답한 반면, 정신건강이 ‘나쁘다’는 부정적 응답은 10명 중 1명(12%)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국민의 65%는 지난 1년 이내 정신건강문제를 경험했다고 응답하였는데, 그 문제는 스트레스가 가장 많았고, 우울감, 기분변화, 불면, 불안 순이었으며, 전체적으로 전년도의 62%에 비해 증가하였습니다. 정신건강문제를 경험했을 당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를 포함하여 전문가에게 진료(상담)를 한 경우는 23%에 그쳤는데, 이는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여전히 적절한 진료를 막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질병에 대한 일반인들의 사회적 인식은 직간접적으로 예방과 치료 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특히나 정신질환은 크게 영향을 받게 됩니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지난 10년 동안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우선 우리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은 ‘누구나 정신질환에 걸릴 수 있다’, ‘정신질환에 걸리더라도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다’라는 가치를 공유하고 있었고 이러한 인식은 2008년부터 10년 동안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고정관념은 질문에 따라 차이를 보였는데, ‘정신질환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위험한 편이다’, ‘정신질환자와 대화하면 불편함을 느낄 것이다’에 대한 동의율은 유의미하게 낮아져 과거 10년 전과 비교하면 국민의 인식이 호전되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2008년 이후 지역사회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증가(149개소→226개소)와 2011년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에 「정신질환 인식개선」을 포함하면서 범국가적 차원의 홍보와 교육을 통해 이러한 부정적 인식은 다소 개선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에게는 남아있는 과제가 있습니다. 정신질환자 및 정신질환 관련 시설에 대한 수용도는 오히려 더 악화되었습니다.

즉,‘정신질환 치료 경험이 있는 사람과 같이 일할 수 있다’와‘정신질환자 이용 시설이 우리 동네에 들어와도 받아들일 수 있다’에 대한 동의율은 10년 전에 비해 크게 감소하였습니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동의율은 떨어졌고, 직장동료로의 인정 보다는 주거지역 근거리 재활시설 설치에 더 거부적 태도를 보여, 정신질환에 대한 낙인은 오히려 증가함을 알 수 있습니다.

정신건강 관리를 위해 응답자의 84%는 정부의 관리/투자의 확대 필요에 공감하였다. ‘치료 및 재활시설 확충’분야에 지원이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하였고,‘정기적 정신건강 검진서비스’(25%), ‘편견해소, 인식개선을 위한 홍보’(14%), ‘상담 및 치료기관 등에 대한 정보제공’(14%) 등의 순으로 지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하였습니다.

지난 10년을 돌이켜볼 때,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우리의 노력에 의하여 변화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가 정신질환자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편견을 줄이기 위하여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전략 하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국립정신건강센터 황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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