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진기자의 톡톡 부동산] 전국에 빈집 늘어나고 있다는데…미분양 '비상'

기사승인 2018-02-20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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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 아나운서 > 알아두면 도움 되는 부동산 정보가 함께 하는 톡톡 부동산입니다. 오늘도 이연진 기자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이연진 기자 > 네. 안녕하세요.  이연진 기자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오늘은 어떤 내용으로 함께 할까요?

이연진 기자 > 요즘 지방이나 경기도 외곽 지역에 주인을 찾지 못하는 빈집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아파트가 과도하게 공급되면서 집주인이 전세 세입자를 찾지 못하고, 전셋값이 하락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우려했던 입주 물량 폭탄이 현실화 되고 있는 걸까요? 현재 상황 점검해 보겠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오늘 톡톡 부동산에서는 입주 물량이 늘면서 빈집이 늘고 있는 상황 살펴보고 그 이유와 파급효과, 앞으로 전망까지 알아봅니다. 최근 전국에 빈집이 늘고 있다고 하는데. 이연진 기자, 어느 정도인가요?

이연진 기자 > 지난 12월 기준으로 전국의 준공 후 미분양은 1만 1720가구로, 11월에 비해 15.9% 늘었고요. 특히 지방의 증가폭이 컸는데요. 11월 7445가구에서 12월 8900가구로 19.5% 늘었고, 수도권은 같은 기간 2664가구에서 2820가구로 5.9% 증가했습니다. 또 준공 후 미분양을 포함한 전체적인 미분양 주택 수도 증가세로,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총 5만 7330가구로, 11월 대비 1.2% 많아졌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준공 후 미분양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봐도 전국에 빈집이 늘고 있는 건데요. 지역과 규모 별로 나누어서도 살펴볼게요.

이연진 기자 > 지역별로는 수도권 미분양은 1만 387가구로 11월 대비 1.9% 증가했고, 지방은 4만 6943가구로, 1.1% 늘었습니다. 규모별로 보면 전용면적이 85㎡를 초과하는 중대형 미분양은 전월 대비 1.8% 감소한 5702가구로 집계됐지만, 전용 85㎡ 이하는 전월 대비 1.6% 증가한 5만 1628가구로 나타났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수도권과 지방 모두 미분양으로 빈집이 된 곳이 많은데요. 특히 어느 지역에서 빈집이 늘고 있나요?

이연진 기자 > 경기도 화성시와 평택시 등, 수도권 남부지역이 가장 심합니다. 대규모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역전세난. 즉, 입주 물량 증가로 전세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서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현상마저 심화되고 있는데요. 이들 지역에서 새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의 상당수가 실거주자보다 투자자인 까닭에, 전세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서 전셋값은 이미 바닥으로 떨어졌고요. 평택시의 한 아파트 84㎡ 전세 가격은 1억3000만 원까지 떨어져, 분양가인 2억 9500만 원의 절반을 밑도는 수준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연 초부터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던 서울 강남권과 달리, 경기 남부 지역은 입주 물량이 풀리면서 빈집이 늘고 역전세난까지 겪고 있는데요. 지방 상황도 마찬가지인가요?

이연진 기자 > 네. 지방의 미분양 가구 수는 지난해 7월 4만 2165가구를 기록한 이후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7월부터 12월까지 반 년 동안 5000가구, 약 11% 가량 미분양이 늘었고요. 충남 지역의 경우, 준공 후에도 주인을 찾지 못한 악성 미분양은 1월에만 2339가구로, 전달보다 무려 60% 넘게 늘었습니다. 게다가 이 지역은 대규모 아파트 입주, 분양까지 앞두고 있어 우려가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경기 남부와 지방을 중심으로 빈집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제 그 이유를 짚어볼게요. 아무래도 입주 물량 증가가 직접적인 원인일까요?

이연진 기자 > 맞습니다. 경기 남부권의 경우, 2~3년 전 택지 개발과 분양시장 호황 등에 힘입어 줄줄이 풀린 공급 물량이 본격적으로 입주를 시작했기 때문인데요. 건설사들이 주택 경기 호황기이던 지난 2014년 이후 쏟아낸 분양 단지가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연달아 완공되고 있는 거죠.

김민희 아나운서 > 부동산 호황기였던 2~3년 전 분양된 물량이 본격적으로 쏟아지고 있어 미분양이 늘고 있는 건데요. 이연진 기자, 최근 몇 년 사이에 그렇게 분양 물량이 많았나요?

이연진 기자 > 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간 민영아파트 분양 실적을 보면 매년 계획보다 높은 실적을 냈고요. 특히 분양 초절정기였던 2015년에는 30만 8337가구를 분양할 계획이었지만, 실제로는 43만 4384가구가 공급되기도 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 분양 물량에 대한 입주는 이제 시작인 거잖아요. 앞으로 입주 예정인 단지들도 있을 텐데요. 얼마나 되나요?

이연진 기자 > 국토교통부는 2월부터 4월 전국 입주 예정 아파트가 전년 동기 대비 43.7% 증가한 11만 3,610가구로 집계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4만 3,117가구로 전년 동기대비 56.9% 증가하고, 지방은 7만 493가구로 36.6% 증가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올해도 계속해서 쏟아지지만, 사실 내년이 더 문제라던데. 어떤가요?

이연진 기자 > 네. 내년 2019년 전국의 아파트 입주 물량은 총 43만 9611가구로, 올해 38만 3820가구보다 14.5% 증가하는데요. 이건 주택 200만호 건설 계획에 따라 수도권 5대 신도시 입주가 시작된 1990년대의 연간 입주 물량보다도 많은, 역대 최대 물량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지역별로도 살펴볼게요. 내년에는 어느 지역의 입주 물량이 가장 많이 예정되어 있나요?

이연진 기자 > 가장 많은 물량이 입주하는 곳은 경기도로, 올해보다 25.7% 늘어난 16만 1천992가구가 입주할 예정이고요. 서울 지역도 내년에는 입주 물량이 3만 4703가구로, 올해보다 28.3% 증가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지방의 입주 물량도 서울과 경기도와 마찬가지로 증가할 예정인가요?

이연진 기자 > 네. 평창 동계올림픽 수혜를 누리고 있는 강원도는 올해 입주 물량이 5959가구에 그쳤지만, 내년에는 180% 가까이 증가한 1만 6천542가구가 준공될 예정이고요. 전북은 올해보다 129% 증가한 1만 3229가구, 충북은 86% 늘어난 2만 2762가구가 입주합니다. 또 현재 미분양이 계속해서 늘고 있는 경남과 충남도 각각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3만 9815가구와 2만 4363가구가 추가로 입주할 예정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폭발적으로 늘어난 입주 물량 때문에 빈집이 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내년에는 더 늘어난 입주 폭탄이 예정되어 있어요. 그럼 문제점도 짚어볼게요. 이연진 기자, 이렇게 입주 물량이 과도하게 늘어나면 어떤 문제들이 생기게 되나요?

이연진 기자 > 경기 남부지역에서 나타난 것처럼, 일부 입주 물량이 집중되는 곳은 전셋값이 급락하면서 집주인이 전세금을 빼주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나타나게 됩니다. 또 매매 수요가 없는 수도권과 지방의 일부 비 인기지역의 경우, 일시적으로 전세와 대출금이 매매가격을 앞지르는 깡통주택이 생기게 되고요. 이에 따라 집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세입자가 자칫 전세금을 다 돌려받지 못하는 깡통전세가 현실화할 가능성 역시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서울 지역은 재건축 이주 수요와 출퇴근, 학군 수요로 물량 해소가 가능하지만, 공급 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경기도 일부 지역과 지방은 최악의 상황까지도 생각해야 하는데요. 이미 전셋값에도 영향을 주고 있을까요?

이연진 기자 > 네. 한국감정원의 조사를 살펴보면 1월 15일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06% 상승한 반면, 수도권과 지방은 각각 0.05%, 0.03% 하락했습니다. 수요보다 신규 입주 물량이 많은 지역들은 장기간 전세매물이 누적되면서 인근 지역까지 전셋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전세 시장은 현재의 수요와 공급을 반영하기 때문에 입주 물량이 갑자기 늘어나면 가격이 조정될 수밖에 없는데요. 이렇게 전세시세가 떨어지면, 또 다른 문제도 발생할 수 있는 거죠?

이연진 기자 > 네. 준공을 앞두고 계약금 회수를 포기한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까지 나오게 되는데요. 마이너스 프리미엄이란, 분양권이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이미 올해 입주를 앞둔 경기 화성시의 동탄2신도시, 평택시, 용인시 아파트 단지에서는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매매를 하려고 내어놓은 매물이 많다고요?

이연진 기자 > 그렇습니다. 준공 직전인 평택시 세교동의 A 아파트는 시세가 분양가보다 최대 3800만 원까지 하락한 매물이 등장했는데요. 분양가가 2억 9000만 원대였던 전용면적 73㎡는 2억 6000만원에서 2억 7000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고요. 3억 2000만 원에 분양된 84㎡는 2억 8000만 원대까지 하락한 매물이 나왔습니다. 또 4월 입주 예정인 인근의 아파트 역시 분양가보다 1000만원에서 3000만 원 안팎까지 싼 매물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결국 입주 물량 증가가 매매시장 상황에도 영향을 주게 되는 군요.

이연진 기자 > 네. 경기 남부만 봐도, 화성시의 주간 아파트 값은 1월 8일 -0.10%, 1월 15일 -0.11%, 1월 22일 –0.09%로, 3주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요. 평택시도 -0.10%, -0.18%, -0.02%였습니다. 반면, 서울은 0.29%, 0.39%, 0.38%로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네. 그리고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내년에는 입주 물량이 더 많이 예정되어 있어요. 건설사 입장에서도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겠네요.

이연진 기자 > 네. 민간 건설사들은 내년에 41만 가구가 넘는 새 아파트 공급을 준비 중이어서 미분양 증가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 2009년에서 2010년까지 금융 위기를 지나면서 계약자들이 잇따라 입주를 포기한 영향으로 상당수의 건설사가 경영 위기를 맞기도 했었는데요. 이미 대출 규제가 대폭 강화된 가운데 내년 한 해 잔금 확보를 위한 입주 관리가 최대 과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분양 시장 호황이 올해 입주 물량 폭탄으로 돌아왔습니다. 서울을 제외한 지역의 집값 하락이 벌써 이어지고 있고 이와 함께 수도권 외곽과 지방의 경우 역전세난까지 발생하고 있는데요. 미분양으로 빈집이 늘고 있는 상황. 뭔가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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