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도 독립성 부재논란에 곤욕

기사승인 2018-10-23 03:00:00
- + 인쇄

한은, 올해도 독립성 부재논란에 곤욕한국은행은 올해 감사에서도 독립성 부재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다. 한은은 그간 통화정책을 자주적으로 운용해 왔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금리를 수차례 내린 배경이 정부 압박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독립성 부재 의심을 사고 있다.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한은 국정감사가 열렸다. 이주열 한은 총재와 윤면식 부총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외에 금통위원과 조사국장 등 한은 관계자들이 참고인으로 나왔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한은 독립성을 문제로 삼았다. 그간 금리인하를 단행한 게 정부 압박을 못 이겨서라는 주장이다.

한은은 지난 2014년 8월 기준금리를 2.50%에서 2.25%로 인하했다. 또 다음해 6월까지 총 네 번에 걸쳐 기준금리를 1.50%까지 떨어뜨렸다. 당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이주열 총재와 와인회동을 하면서 ‘척하면 척’ 발언이 나와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런데 전날에는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언론사와 손을 잡고 기사를 내보내 한은에 직접적으로 금리인하 압박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한은 독립성 의문이 확산됐다.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은 “언론-금융당국-기재부 청와대가 한 팀이 돼 한은에 금리인하를 압박했다”고 평했다.

같은 당 박영선 의원은 금통위원도 싸잡아 비판했다.

박 의원은 “총재가 독립성 지키고 귄위 신뢰 지키도록 버텨야 하는데 그게 무너졌다”며 “한은 금통위원들 나와 있는데 박근혜 정부 당시 임명된 분 대부분이 안종범 전 수석, 최경환 전 총리 인맥들”이라며 “편향된 임명으로 한은이 금리를 계속 내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박명재 의원은 “한은이 경제현안에는 제 목소리를 내지 않고 연구결과도 두루뭉술하다는 얘기가 들린다”며 “한은이 발표 안 한 연구도 많고 실제로 거르는 것도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은 조직은 독립성이 부여되고 막대한 예산과 인력이 지원된다”며 “금통위가 시장을 리드하고 신호를 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편중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한은이 폐쇄적이고 고립적으로 운영돼 한은사(韓銀寺)라는 얘기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주열 한은 총재는 “당시 부진한 경기를 고려해 금리를 인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금융통화위원은 대외적인 발언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위원들은 본인 책무에 맞춰 거시경제 상황이나 고려할 거 다 고려해서 독자적 판단으로 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독립성은 절대로 훼손되면 안 된다는 말 유념해서 시간을 좀 걸리 지 몰라도 확고히 자리잡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내달 열릴 금통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현재 한미 금리는 0.75%p 벌어져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연말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셀 코리아’ 현상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 총재는 “여러 가지 리스크 요인을 보는데 성장과 물가 흐름을 벗어나지 않으면 완화 폭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줬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자본유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단기간 내 급격한 자본유출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신흥국 금융 불안 리스크와 겹쳐서 상승효과 내면 그것도 경계해야 할 요소”라고 답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