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전시-조병학 교수의 ‘도자장군展’

기사승인 2018-11-1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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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아리수에서 전시-

-청자토, 백자토, 산청토 등 다양한 흙 사용, 산업도자 기술 전통도예에 접목-

-장군(, ‘Barrel-shaped Bottle')이란 물··간장·거름 등을 담던 오지(甕器)-

전통과 현대미를 적절히 조화시켜 작업하는 도예가 조병학(65) 인덕대 도자디자인학과 교수의 도자장군21일 개막한다. 작품 전시를 일주일 앞둔 지난 14일 종로의 한 카페에서 작가를 만났다.

뭐 특별한 것 없어요, 그냥 옛날에 아버님이 넌 손재주도 좋고 앞으로 사기그릇 만드는 일이 유망하니 그길로 가라’, 그래서 한눈팔지 않고 평생 흙만 만지다 보니 어느새 여기까지 왔네요.”

충남 예산이 고향인 작가는 충청도 양반답게 정감 넘치는 말투로 본인 작품 자랑 좀 해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알 듯 모를 듯 선문답이 돌아왔다. 그는 색감이 화려하거나 특별히 물레의 기본형태를 벗어난 작품 만들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얼듯 그의 작품들은 보는 이의 시각에 따라 다소 심심해 보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지켜볼수록 매력으로 다가온다. 간이 잘 배여 숙성된 장맛 같다. 왜일까? 그의 작품과 성품이 일치하기 때문이다. 편안하고 정감 넘치는 곡선, 질박한 태토에 따뜻한 색감, 좀 더 작품 가까이 들여다보면 작가의 치열함과 열정, 실험정신까지 느껴진다.

작가는 청자토, 백자토, 산청토, 조합토, 옹기토 등 다양한 흙을 섞어 태토에 따라 질감이 다르게 나타나는 효과에 세심한 정성을 쏟는다. 또한 유약과 소성 방법을 다변화시킨 실험적 작업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그의 작품은 기벽이 거친 질감으로 남성적인 일면을 보이기도 하지만 표면을 장식한 유약의 색감은 현대 여성들이 선호하는 색상으로 부드러운 태토를 사용해 조용하고 편안한 느낌의 작품도 즐겨 만든다.

 -‘도자장군-

이번 '도자장군전'에서는 흙에서만 표현될 수 있는 토속적인 표면 질감에 차분한 색채를 입혀 따뜻하고 정감있는 작품들을 전시한다.

장군(, ‘Barrel-shaped Bottle')이란 물··간장·거름 등 액체를 담던 오지(甕器) 또는 그릇을 말한다. 사기로 만든 작은 장군은 술 간장 등을 담기도 하고, 질그릇으로 크게 구워 만든 것은 똥오줌을 지어 나르는데 사용했다.

조 작가는 매회 전시마다 한가지 주제로 전시회를 열었다. 1회 때는 발()과 항아리를 위주로 2회 때는 세라믹 케스팅전, 3회는 생활도자전, 4회는 도자기 표면에 화장토를 다양하게 입힌 도자 분장(粉粧)전을 전시해 분청사기를 현대적으로 재조명시켰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받았다.

정충미 조형예술학박사는 그의 작품에는 인간적인 정과 순수함, 자연과 교감을 통한 자유로운 상상력이 흙과 불에 녹아있음을 알 수 있다.”면서 작가의 조용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와 함께 자연에 대한 애정이 자신의 삶과 전통미에 대한 관심으로 표출 되었다.”고 그의 작품을 평했다.

화제의 전시-조병학 교수의 ‘도자장군展’

작가는 이 같이 전통과 현대의 이미지를 접목시킨 작품 30점을 선별해 21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아리수에서 펼쳐 놓는다.

현재 한국현대도예가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조 작가1980년대 삼영요업 디자인개발실장으로 근무하면서 소지와 유약재료를 혼합하여 다양하게 응용하는 실험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산업도자 기술을 전통 도예에 접목시켰다. 교육자와 작가의 길을 병행해 왔던 그는 내년 2월 정년퇴임 후에는 좀 더 자유롭게 작품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곽경근 선임기자 kkkwak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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