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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리뷰] 태민 ‘잇츠 마이 쇼 타임’

태민 ‘잇츠 마이 쇼 타임’

이은호 기자입력 : 2019.03.18 00:02:00 | 수정 : 2019.03.17 20:38:12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샤이니의 멤버 태민은 2년 전 첫 단독 콘서트를 열면서 시작 곡으로 ‘라이즈’(Rise)를 선곡했다.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이카로스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따온 이 곡은 그러나 추락하지 않는 비상을 이야기한다. 온몸이 타 재가 돼버려도 날개를 펼쳐 날겠다는 가사는 “가수가 된다면 죽을 힘을 다해서 열심히 하겠다”던 소년 태민의 미래를 말하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17일 오후 서울 올림픽로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 태민의 두 번째 단독 콘서트 ‘T1001101’의 첫 무대를 보며 2년 전 ‘라이즈’가 떠오른 건 우연이 아니었다. 경사진 검은 벽 위에 선 태민은 마치 공중을 날고 있는 것 같았다. 추락하지 않는 비상. 태민의 지금을 적확하게 보여주는 듯한 이 곡의 제목은 공교롭게도 ‘아이덴티티’(Identity), 우리 말로 ‘정체성’이라는 뜻이다.

‘정체성’은 지난 몇 년 간 태민에게 중요한 키워드였다. 다른 모두와 구별되는 자신만의 존재감을 보여주겠다는 태민의 욕심은 ‘무브’(MOVE)와 ‘원트’(WANT)를 만들어냈다. 이번 공연은 태민이 얼마나 독보적인 자질과 색깔을 가진 아티스트로 성장했는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미니 2집 아웃트로에 가사를 붙여 만든 ‘아이덴티티’로 공연을 시작한 태민은 2시간30분 동안 한국과 일본에서 발표한 솔로곡 25곡의 무대를 선보였다. 지난 15일부터 3일간 이어진 이번 공연엔 관객 1만 5000여명이 몰려들었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태민은 노래 안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불태웠다. 매 무대가 그 자체로 완전한 쇼가 됐다. ‘홀리 워터’(Holy Water)부터 ‘헤븐’(Heaven), ‘셰도우’(Shadow), ‘게스 후’(Guess Who) ‘섹슈얼리티’(Sexuality)로 이어지는 구간은 특히 압도적이었다. 장엄한 분위기의 ‘헤븐’과 경사면 위에서의 군무가 어우러지자 마치 신화 속 한 장면이 눈에 나타나는 것 같았다. 태민은 ‘헤븐’의 가사를 직접 썼다. 팬들에게 위로가 될 만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가사를 완성하고 난 뒤 소속사 A&R 팀에게 ‘무조건 내 가사를 노래에 붙여달라’고 졸랐다고 한다. 

무대 안쪽에 마련된 경사면은 공연에 특별함을 더했다. 태민은 “처음 해보는 무대 장치”라면서 “공연 전에 공연장을 따로 빌려서 테크(기술)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근력과 균형감각을 요구하는 고난도 연출이었지만, 그 효과는 톡톡했다. 압도적인 비주얼을 보여줬을 뿐만 아니라 긴장감을 조이기도 했다. 태민은 댄스곡 외에도 ‘네버 포에버’(Never Forebver), ‘최면’, ‘혼잣말’, ‘솔져’(Soldier) 등 감성적인 알엔비도 다수 선곡했다.

지난 2월 미니 2집 발매 전 만난 태민은 “박효신 선배님을 좋아한다. 모든 걸 쏟아내면서 부르는 느낌이 좋다‘고 했다. 박효신이 목소리로 자신을 쏟아내는 가수라면, 태민은 몸으로 모든 걸 쏟아내는 퍼포머이지 않을까. 때론 날카롭게, 때론 유려하게 움직이는 몸은 여느 가수의 절창만큼이나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줬다. 흔히 ‘젠더리스’(genderless)라고 설명되는 태민의 춤은 사실 성별뿐만 아니라 많은 경계를 지워내고 있다. 소년과 성인의 경계, 아이돌과 아티스트의 경계, 나아가 춤과 예술의 경계까지도. 그리고 그 안에서 태민은 자신의 정체성을 공고하게 다지고 뚜렷하게 드러낸다. 태민은 여전히 끝간 데 없이 높게 날아오르고 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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