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오빠 아닌 피의자 강지환

오빠 아닌 피의자 강지환

기사승인 2019-07-16 13:5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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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오빠 아닌 피의자 강지환

외주 스태프 두 명을 성폭행·성추행한 혐의에 관해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던 배우 강지환(42·본명 조태규)이 긴급체포 엿새 만에 태도를 바꿨습니다. 강지환은 지난 15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혐의를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습니다. 이 글에서 강지환은 “모든 혐의를 인정하며 저의 돌이킬 수 없는 잘못으로 크나큰 상처를 입으신 피해자분들께 진심으로 머리숙여 사죄드린다”라며 “잘못에 대한 죗값을 달게 받고 속죄하며 살도록 하겠다”라고 거듭 사과했습니다.

사건의 당사자가 직접 혐의를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피해자들이 소속됐던 업체 관리자가 강지환 측과 합의를 종용하며 협박성 발언을 한 것이 알려지며 파문이 일었습니다. 이 업체는 강지환과 수개월 간 함께 일해온 곳이라고 합니다.

채널A ‘뉴스A’는 업체 관리자가 피해자들을 수차례 회유하고 협박한 정황을 보도했습니다. 피해자 측이 강지환의 합의 요구를 거절하자, 업체 측이 강지환의 가족들에게 피해자의 집 주소를 알려준 것이죠. 업체 관리자는 피해자들에게 강지환 측과의 합의를 재촉하며 “만남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이를 놓치면 어떠한 보상도 못 받고 함께 무너질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습니다. 또 SNS 메시지를 통해 “강지환은 이미 잃을 것을 다 잃었다. 무서울 것이 뭐가 있겠느냐”면서 “오히려 너희(피해자)가 앞으로 닥칠 일을 무서워해야 한다”라고 피해자를 압박했습니다.

이에 피해자 측 변호인은 지난 15일 “강지환 측이 피해자들에게 합의를 하자며 부적절한 접촉을 시도한 것과 관련한 의견서를 수사기관에 제출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관련자들에 대한 법적 조치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인터넷에 퍼지는 것도 피해자들에겐 극심한 고통입니다. 피해자가 지인을 통해 경찰신고를 한 사실이 알려지자, 이를 두고 무분별한 추측과 의심이 이어졌습니다. 피해자 측은 피해 이후 112에 신고를 시도했지만, 강지환의 집에서 휴대전화의 발신이 되지 않았고 이후 와이파이에 연결해 지인에게 연락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강지환의 집에 남게 된 배경에 관해서도 피해자 측은 KBS 등을 통해 “강지환의 자택서 다른 스태프들과 함께 회식 성격의 식사를 했고, 강지환이 짐이 많은 두 사람에게 콜택시를 불러준다고 말해 남아서 기다렸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강지환은 이들에게 택시 대신 술을 더 권했다고 합니다. 이후 강지환이 술에 취한 것 같아 방에 데려다주고, 자신들은 평소 스태프 속소로 쓰이는 곳에서 쉬다가 잠들었다는 것입니다. 각종 소문과 악성 댓글에 시달린 피해자들은 허위사실을 유포한 사람들을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강지환은 영장실질심사 이후 “오빠로서 동생들에게 미안하다”는 심정을 밝힌 바 있습니다. 혐의를 인정하고 구속된 강지환은 이제 오빠가 아닌 피의자로 피해자들을 만나게 됐습니다. 사죄하는 마음은 물론,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죠. 강지환의 드라마 하차와 소속사 계약 해지 등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앞으로 닥칠 일을 무서워해야”하는 건 피해자가 아니라 강지환이지 않을까요.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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