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재정부 ‘강만수 어록’ 제작… 홍보없이 ‘쉬쉬’ 왜

기사승인 2009-03-18 18: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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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재정부 ‘강만수 어록’ 제작… 홍보없이 ‘쉬쉬’ 왜

[쿠키 경제] ‘강만수 어록’이 나왔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강만수 전 장관 재임 당시 각종 연설문과 사진을 담은 ‘직관, 의지, 그리고 용기의 시대’라는 제목의 책자를 600권 제작했다. 컬러 사진과 고급 양장본으로 책자를 만드는 데 정부 예산 1067만원이 소요됐다. 권당 1만8000원꼴이다.

연설문집에는 취임사와 이임사를 비롯해 공식석상에서 발표된 국·영문 연설문 25편이 실렸다. 이는 모두 재정부 홈페이지에서 언제든지 찾아볼 수 있다. 1000만원이란 적지 않은 세금을 전임 장관의 이임 선물을 만드는데 쓴 셈이다.

재정부는 600권 중 100권을 강 전 장관에게 기증했고 재정부 내에서는 국장급 이상 간부들에게만 배포했다. 그외 각종 경제단체, 외부 도서관 등에 책자를 보냈다. 하지만 정작 경제 관련 사료들을 모아두는 재정부 도서관에는 책자를 비치하지 않았고 통상적으로 배포하는 기자실에도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본보가 취재에 들어간 17일 저녁 재정부 대변인실은 두권을 재정부 도서관에 내려보냈다. 일종의 홍보용 책자를 만들면서 이례적으로 조용히 일처리를 한 것에 대해 많은 설화(舌禍)를 남긴 강 전 장관을 배려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재정부 관계자는 18일 “1기 경제팀의 경제정책 방향을 알리고 이후 사료로 활용할 목적으로 제작했다”며 “전임 장관 퇴임 이후 연설문집을 제작하는 관례를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원철 기자
wonchul@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