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 100만 육박… 갈 곳 없는 대졸자들

기사승인 2009-03-18 18: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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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자 100만 육박… 갈 곳 없는 대졸자들

[쿠키 경제] 2월 취업자가 전년동기 대비 14만2000명 줄어들면서 5년5개월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올해 일자리를 10만개 증가에서 20만개 감소로 목표치를 낮춰잡았지만 단 두달만에 -20만5000명을 기록하며 이를 넘어섰다. 실업자는 1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졸업시즌을 맞아 20대가 고용시장에 대거 진출하면서 청년 실업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실업자 100만명 초읽기

통계청은 18일 ‘2월 고용동향’에서 취업자는 2274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만2000명(0.6%) 감소했다고 밝혔다. 2003년 9월(-18만9000명) 이후 가장 크게 줄어든 수치다.

고용률은 57.0%로 2001년 2월의 56.1% 이후 8년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다. 실업률은 3.9%로 2005년 3월(4.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실업자 역시 92만4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만6000명 늘었다. 최근 추세를 감안하면 3월, 늦어도 4월에는 실업자 100만명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육아와 취업·진학 준비 등으로 실업자에 포함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도 1623만3000명으로 50만9000명(3.2%) 증가했다. 비경제활동인구가 이처럼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2003년 4월(51만4000명) 이후 처음이다.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구직단념자는 16만9000명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5만명(41.5%) 급증했다. 이에 따라 실업자, ‘쉬었음’, 구직단념자 등이 포함되는 사실상 ‘백수’에 해당하는 인구는 36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갈 곳 없는 대졸자들

2월에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의 취업난은 위험수위에 도달했다. 2월 20∼29세 실업자 수는 34만8000명으로 3만8000명(12.4%)이 늘었다. 이 연령층의 실업률은 8.5%로 전체 실업률(3.9%)보다 2배 이상 높았다. 특히 전체 실업자 중 대졸 이상 실업자 수는 34만4000명으로 전달(27만2000명)보다 7만2000명이나 늘어나 신규 대졸자들의 취업난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들이 많이 포진한 30∼39세의 실업자 숫자도 22만9000명으로 3만7000명(19.3%) 증가했다.

임금근로자 가운데 정규직격인 상용근로자는 28만7000명 늘었지만 비정규직에 해당하는 임시와 일용근로자는 각각 19만2000명(-3.8%), 8만1000명(-4.1%) 줄었다. 경기침체로 문을 닫는 자영업자가 늘면서 자영업주도 25만6000명(-4.4%) 줄었다. 취업시간대별로 봐도 사실상 아르바이트, 파트타임이나 마찬가지로 여겨지는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36만7000명(13.1%) 증가한 반면 54시간 이상 취업자는 무려 119만7000명(-16.3%) 감소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