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한글, 유행” NHK방송 넷우익에 뭇매

기사승인 2011-11-29 17: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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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한글, 유행” NHK방송 넷우익에 뭇매

[쿠키 연예] 일본을 대표하는 지상파 방송국 NHK가 반한(反韓) 성향의 인터넷 우익들로부터 거센 공격을 받고 있다. NHK가 최근 방송에서 일본어 대신 한글을 차용해 휴대전화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이라는 내용을 내보냈기 때문인데, 일부 인터넷 우익들은 ‘날조 방송’이라며 거리시위라도 나설 태세다.

인터넷 우익들은 지난 24일 방송된 ‘안녕하세요, 일본 열도’(お元氣ですか日本列島)라는 프로그램의 ‘신경 쓰이는 말’(氣になることば)이라는 코너를 문제 삼고 있다.

해당 코너는 요일별로 일본의 다양한 사투리나 유행어 등을 소개한다. 이날 방송에서는 휴대전화에서 그림문자를 전송할 때 한글을 이용하거나 일본어로 표현하기 쑥tm러울 때 한글을 차용한다는 젊은이들이 이야기가 다양하게 소개됐다.

지난달 말 한국에서 임수민 아나운서 등과 함께 한일 양국의 언어와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해 토론에 나섰던 일본의 아나운서 야마다 아츠코(山田敦子)는 방송에서 “한글은 귀엽고 기호화하기 쉬워 젊은이들에게 잘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 일본 여성은 음식점에서 “어머니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때 휴대전화 메시지로 ‘고멘네 마마(ごめんね ママ)’라고 하면 부끄럽지만 ‘미안해요 엄마(ミヤネヨ オンマ)’라고 한글을 차용해 쓰면 편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일본의 인터넷에서는 K팝 등 한류가 확산되면서 자신의 프로필에 한글을 섞어 쓰거나 한류스타 트위터에 한글로 글을 올리는 네티즌들이 점점 많아지는 현실이다.

그러나 인터넷 우익들은 해당 방송이 지나치게 과장돼 날조 수준이라고 발끈하고 있다. 한 두 명이 한글을 쓰는 것에 불과한 것을 마치 유행인양 소개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방송에서 한글을 사용하는 일부 여성들의 개인 정보를 찾아 ‘알고보니 동방신기 등 K팝 팬들’이라는 식으로 공격하는가 하면 NHK 게시판 등을 찾아가 “이런 매국노 방송을 위해 시청료를 낼 수 없다”며 시청료 거부 운동을 더욱 더 가열차게 벌일 것을 다짐하고 있다.

논란이 불거지자 NHK측은 “우리 방송은 취재에 근거해 정확한 사실을 보도하고 있다”며 방송 조작 의혹을 일축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