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전공의들 수련 차질 우려

서울의료원 전공의 업무 중단하기도

기사승인 2020-07-09 04:4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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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전공의들 수련 차질 우려
[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전공의들의 수련 미충족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울의료원 내 전공의들은 이로 인해 업무를 중단하기도 했다.

전공의들은 ▲환자 수 ▲수술 건수 ▲학회 참석 횟수 등 연차별로 ‘수련교육과정’에 따라 달성해야 하는 교육 목표가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미충족으로 전문의 시험 응시자격에도 ‘비상’이 걸렸다.

문제가 현실로 다가온 병원은 서울의료원이다. 지난 2월24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서 서울의료원을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했다. 이로 인해 전공의들의 수련 환경이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게 됐다. 서울의료원 내 인턴은 분당제생병원과 적십자병원으로, 레지던트는 서울아산병원, 강동성심병원, 세브란스병원 등으로 파견을 보내 수련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하지만 코로나19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전공의들의 수련 환경 문제가 서울의료원 내부에서 불거졌다. 결국, 지난달 19일 서울의료원 전공의들은 성명을 발표하고 파업을 예고했고 같은 달 22일 하루 업무를 중단했다. 의료원에서 충분히 수련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조치를 해준다는 약속을 받고 하루만에 의료 현장에 복귀했다.

서울의료원 관계자는 “전공의들이 업무를 중단하기에 앞서 서울시, 보건복지부 등과 전공의들의 수련에 대해서 논의를 하고 있었다”며 “대자보가 붙었던 19일에도 서울의료원장이 보건복지부에 방문했다. 이후 의료원장과 전공의 간에 간담회와 설명회를 진행했고, 올 연말까지 전공의들이 갖춰야 할 수련 조건을 충족시켜 주겠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달 13일부터 서울의료원은 코로나19전담병원에서 벗어나 일반 병동도 순차적으로 열고 있다. 의료원은 전공의가 외래·입원 병동에서 전공과 관련한 수련을 받을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다만, 아직 다른 병원으로 파견갔던 모든 전공의가 복귀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서울의료원과 전공의 간에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연주 대한전공의협의회 부회장은 “병원이 코로나19 전담병원 전환 이후 전공의들이 수련할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것과 관련한 상의가 없었다. 전공의들은 통보만 받았다”며 “문제 제기를 꾸준히 했지만, 보완책이 없었다. 차후에 수련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 이동 수련 등 현실적으로 가능한 안들을 복지부에 제안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공의들이 학회 참석, 발표 등으로 채워야 하는 요건들이 있는데, 코로나19의 여파로 컨퍼런스 등이 모두 취소돼 충족하기 어렵다”며 “일반 외래가 취소된 병원도 많다.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전문의시험 자격이 제한되는 전공의도 있을 것. 조만간 전수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대전협은 지난달 18일 26개 전문과목학회에 전공의가 수료해야 하는 필수 환자 수 및 증례에 대한 기준 검토 및 대체 방안 마련을 촉구하는 공문을 전달하기도 했다. 일부 학회에서는 학회 참여요건을 온라인 참석도 인정하는 등 방안을 마련했지만, 아직 대책이 제대로 수립되지는 않았다.

서 부회장은 “학회 내부에서도 규칙을 마련하고자 하는데 구체적으로 진행된 얘기는 아직 없다”며 “아직 전공의 시험 시기도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차후 문제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선제적으로 조사하고 피해보는 전공의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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