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의숨결] 날숨보다 들숨이 힘든 심장천식엔 '방동사니'가 특효

[한방의숨결] 날숨보다 들숨이 힘든 심장천식엔 '방동사니'가 특효

기사승인 2020-09-15 18:5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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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의숨결] 날숨보다 들숨이 힘든 심장천식엔 '방동사니'가 특효

#효천으로 불리는 심장천식,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글// 김남선 영동한의원 대표원장(한의학 박사)
이른바 '기좌호흡(起痤呼吸)'은 심장천식 환자들에게게서 흔히 발견되는 증상이다. 기좌호흡이란 숨쉬기가 힘들어 잠자리에서 일어나 앉아 등을 구부리고 어렵사리 호흡을 하게 되는 병증을 말한다. 또 심장천식은 고혈압증, 관상동맥경화증, 심근경색증(心筋梗塞症), 심판막증, 대동맥폐쇄부전 등 심장병으로 인해 발작적으로 나타나는 호흡곤란 증상을 이른다.

심장천식에 의한 호흡곤란은 발병 초기엔 운동을 할 때만 일어난다. 하지만, 점차 병세가 깊어지면서 야간 수면 중에도 갑자기 숨쉬기가 힘들어져 잠자리에서 일어나 앉아 등을 구부린채 간신히 숨을 쉬어야 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다시 말해 심장천식은 갑자기 심장기능에 혼란이 와서 발생하는 심한 호흡곤란 증상이다. 이런 호흡곤란 증상은 특히 왼쪽의 심장이 급성부전에 빠졌을 때 많이 발생한다. 

이밖에 심장 근육과 판막 등의 장애, 동맥경화와 고혈압이 심할 때에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중년 이후에 흔히 발생하는데 호흡곤란과 함께 허탈증상, 폐 울혈 증상이동반된다.

한방에서는 이를 효후(사나운  짐승이 으르렁거리는 것) 또는 효천(가래 끓는 소리가 나며 숨이 차는 증상)에 해당되는 병증으로 풀이한다. 효는 목소리에서 소리가 나는 것, 천은 호흡이 급박해지는 것을 각각 가리킨다. 이 두 증상이 합쳐져 나타나는 것이 바로 ‘효천’ 병증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심장천식을 다스리는 방법 또한 기관지천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병인(病因)을 외감육음(外感六淫)과 음허화동(陰虛火動)에서 비롯된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 보통 기관지천식은 내쉬는 숨이 어려운 상태이고, 심장천식은 들숨이 어려운 양상으로 나타나는 것이 다를 뿐이다.

한의학은 자연과 인간을 전혀 별개의 존재가 아니라 서로 영향을 주고 받아 반응하는 관계로 본다. 인체를 보는 관점도 서양의학은 인간의 신체 하나만을 독립적으로 본다면 한의학에선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별의 자연환경. 즉 4계절의 변화와 기운(氣運)이 서로 반응하는 존재로 보고 질병을 해석한다. 이를 천인상응(天人相應)이라고 한다. 아마도 여름에 흔한 병과 겨울에 잘 걸리는 병이 확연히 다른 것을 보고 그런 판단을 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렇듯 한의학은 4계절의 변화가 우리 몸에도 영향을 준다고 보고 4계절의 기후 변화를 우리 몸에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말하자면 바람이 많이 부는 봄, 장마철의 습기와 열기, 한여름의 무더위, 건조한 가을, 추운 겨울, 그리고 계절에 상관없이 언제든지 뜨겁게 달아 오르는 화(火)의 기운을 각각 구분한다는 얘기다. 

외감육기(外感六氣)는 신체 외부에서 작용하는 풍(風), 한(寒), 서(暑), 습(濕), 조(燥), 화(火)의 6가지 기운을 말한다. 여기서 무더위를 의미하는 서(暑)와 불을 의미하는 화(火)가 비슷한 개념이다.

이 육기(六氣)가 우리 몸에서 정상적으로 작용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런데 이중 하나, 또는 몇 개의 기운이 한쪽으로 쏠리거나 지나치게 많아지면 우리 몸의 조화가 무너지게 된다. 바로 이런 경우를 음란해진 상태, 즉 병이 들었다는 의미로 새겨 음(淫)을 넣어 풀이한 것이 외감육음(外感六淫)이다. 

같은 이치로 음허화동이란 음이 비어서 화가 동한다는 뜻으로 새기면 된다. 음이 신장의 수(水)에 해당한다면 화(火)는 심장의 불이다. 그러니까 신장의 음이 약해서 올라가지 못하면 심장의 불이 제멋대로 망동한다는 뜻이다.

습관적으로 오래 앉아 있는 생활을 하다보면 자연 허벅지가 얇아지는 등 하체의 ​빈곤 현상이 초래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신장의 기능은 저하되어 불은 상체로 치성하게 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여성들의 경우는 감정조절이 안 되고 툭하면 눈물 흘리며 울거나 피해 망상에 시달리게 되며, 남성들의 경우에는 성욕이 대책없이 항진되어 뜻하지 않는 '사고'를 치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걷기 등의 운동을 통해 하체를 튼튼히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심장천식 환자들의 호흡곤란 증상은 돌발적으로 나타나는데 한밤중에 생기기 쉽고, 과식, 과음 시에도 호흡이 급해지고 낮아질 수 있다. 호흡곤란 유형은 가슴과 배를 같이 들먹거리는 흉복식의 혼합형이며 숨을 들이키는 것이 잘 되지 않는 상태가 많다. 

호흡곤란 증상은 수 분에서 수 시간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는 매우 위험한 상태이며 빠른 회복을 위해서는 내관혈과 엄지와 검지 사이에 있는 합곡, 족삼리 혈을 만져주면 한결 나아진다.

또 허탈상태가 나타나는 환자는 안면이 창백해지고 식은땀을 흘리며 맥박상태는 약하고 빠르다. 폐의 울혈 증상이 보이는 경우는 처음에 헛기침이 나며 가래(담)는 있어도 끈적한 점액성이지만 겨울에는 폐수종을 일으키기 때문에 가래가 물과 같이 묽어져서 거품이 있고 분홍색이 나타난다. 얼굴과 목, 가슴 부위에 정맥에도 울혈이 일어나 푸른 핏줄이 보인다.

치료는 증상에 따라 적절한 약재를 처방하고 침술을 시술하는 것으로 대처한다. 심장천식 개선에 도움이 되는 약재로는 방동사니(사초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풀), 도라지(말린 것), 쑥(3년 말린 것), 오미자, 벚나무 껍질, 연전초(금전초, 긴병꽃풀), 백선(봉삼), 어성초(약모밀), 은행잎(따뜻한 물에 씻어 말린 것)등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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