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아! 와서 편하게 쉬고 새끼도 낳으렴”

-송파구, 지구의 날 맞아 ‘인공 새집’ 30개 달아

기사승인 2021-04-21 14: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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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아! 와서 편하게 쉬고 새끼도 낳으렴”
야생조류 전문가 서정화 대표가 지구의날을 앞둔 21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장지근린공원 숲에서 송파어린이기자단에게 새집 다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도시숲속,, 야생조류의 안정적 번식처
- 새들 종류에 맞춰 2.5cm에서 9cm 크기 제작해서 달아
[쿠키뉴스]글·사진/ 곽경근 대기자 = 송파구는 지구의 날을 하루 앞둔 21일 오전, 송파둘레길 내 장지근린공원 숲 속에서 ‘인공 새(鳥)집’ 30개를 달았다.

“새들아! 와서 편하게 쉬고 새끼도 낳으렴”
박성수 송파구청장이 송파어린이 명예기자단과 함께 상수리나무에  ‘인공 새집’을 달고 있다.

22일 ‘지구의 날’을 기념해 송파구는 장지근린공원 참나무 군락에 30개의 인공새집(nest box·人工巢箱)을 달고 지속적으로 관리하여 더 많은 조류와 수목이 어우러진 힐링 공간으로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야생조류교육센터 그린새 서정화 대표는 ‘인공 새집’ 달기 행사에 앞서 조류의 생태와 자연환경에 대해 설명하면서 “일반인들은 숲 속에 들어가서 새소리는 쉽게 들을 수 있지만 새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런 점에서 인공새집은 새들에게는 안정적인 번식과 쉼터를 제공하지만 사람들에게도 새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직접 확인하면서 생태와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또한 서 대표는 “특히 장지근린공원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기 전부터 있던 자연의 숲으로 야생조류들이 인공새집을 들락거리는 모습을 시민들이 직접 보게 되면 책으로만 통해 접하던 생태를 생생하게 확인하면서 자연스럽게 생태를 보호하고 지키려는 마음이 생겨난다.”고 말했다.
“새들아! 와서 편하게 쉬고 새끼도 낳으렴”

송파어린이 명예기자단과 함께 직접 ‘인공 새집’을 상수리나무에 부착한 박성수 구청장은 “송파둘레길은 철새와 수달 등 다양한 동식물이 사는 생태의 보고이다”라며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장지근린공원을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가꾸어 나가기 위해 ‘인공 새집’을 달게 되었다. 이곳에 살고 있는 새들이 인공새집에서 안정적으로 번식에 성공하면 송파둘레길 전체로 확장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구청장과 함께 새집 달기에 참가한 고예랑(문현초 5학년) 어린이는 “우리가 단 새집에 집 없는 새들이 들어와서 편하게 살면서 새끼들도 많이 낳으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새들아! 와서 편하게 쉬고 새끼도 낳으렴”
“재개발, 재건축 등으로 도시 녹지공간이 줄어들면서 새들도 번식공간이 부족하다보니 밀려서 산으로 들어온다. 그들이 살던 집을 우리가 빼앗았으니 일부라도 집을 지어주는 게 맞는 일”이라고 서정화 대표는 말한다.

이날 송파구는 직경 2.5cm, 3.5cm, 9cm 3종류의 새집 30개를 설치했다. 2.5cm에는 주로 진박새, 쇠박새가 둥지를 틀고, 3.5cm에는 박새, 곤줄박이, 참새, 흰눈썹황금새가 9cm의 큰 구멍의 집에는 소쩍새, 솔부엉이, 원앙, 파랑새 등이 번식터로 이용한다.
한편 송파구는 송파둘레길 탄천구간에 조류전망대를 설치하고, 방이생태학습관에서는 조류 모니터링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7월이면 송파둘레길21km 전 구간이 완전 개통된다.
kkkwak7@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