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정치인 “누굴 뽑을지 모르겠다고요? 그렇다면…”

민주당 이동학·국민의힘 김용태·정의당 강민진 인터뷰

기사승인 2021-12-18 06: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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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정치인 “누굴 뽑을지 모르겠다고요? 그렇다면…”
(왼쪽부터)이동학 더불어민주당 청년 최고위원, 김용태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   쿠키뉴스DB

차기 대선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세대는 다름 아닌 ‘청년’이다. 대선 주자들은 유세 현장에 나가 앞다퉈 ‘MZ세대’를 호명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20·30대는 ‘응답’하지 않고 있다. 거대 양당 대선 후보들이 각종 논란에 휩싸이면서 상당수의 청년들이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고 한탄하는 상황이다.

청년 정치인들은 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이동학 더불어민주당 청년 최고위원(청년 선대위 인재영입단장), 김용태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중앙선대위 부위원장),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청년정의당 상임선대위원장)에게 들어봤다. 이들은 청년 정치인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선대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아 바쁘게 뛰고 있다.

다음은 이동학 민주당 청년 최고위원, 김용태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의 일문일답.

Q. 청년 정치인 입장에서 이번 대선은 어떤 의미인가. 또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는 청년 어젠다는 무엇인가.

이동학 민주당 최고위원(이하 이): 기후위기 해결과 초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에 따른 연금개혁이다. 새로운 시대가 온 만큼 새로운 질서를 요구받고 있다. 기후환경 악화에 따른 대응을 전 분야에 걸쳐서 해야만 한다.

또한 초고령사회를 맞게 된 만큼 복지·의료·일자리 등 많은 청년들에게 과부하가 밀려올 것이다. 연금개혁을 피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주거와 일자리 등에서 획기적인 정책을 만드는 것은 여야 모두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청년세대 내 벌어지는 격차가 확인된 만큼 국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이하 김): 청년들이 원하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이 본질이다. 청년들은 정치권에 무언가 해달라고 바라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기회가 공정하고, 열심히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을 있다는 믿음을 달라는 것이다. 

많은 당원과 국민들께서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윤 후보가 헌법과 원칙을 지키고자 보여줬던 그 소신이 청년들이 원하는 공정한 세상의 연장선에 있기 때문이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이하 강): 지금 청년들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기회의 결핍’이다. 그래서 ‘공정’이라는 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우리나라가 경제 성장을 가파르게 하던 시기에 사회생활을 시작한 세대와 지금의 청년들이 얻을 수 있는 기회는 매우 다르다. 취업, 내 집 마련 등의 기회에서 더욱 멀어진 것이 지금 청년층이다. 

지금의 청년층에겐 국가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국가가 청년의 기회, 좋은 일자리, 안정적인 주거를 보장할 수 있어야 청년 세대의 불안, 우울, 외로움, 경제적인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다.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 

Q. 자당 후보의 청년 공약 중 20·30대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공약은?

이: 자발적 퇴사자에게도 실업급여(구직급여)를 주자는 방안이다. 평생 정규직의 시대는 끝났다. 갖가지 사유로 다니던 직장을 옮기거나 휴식을 필요로 하는 청년들이 많다. 고용보험을 내고도 자발적 퇴사라는 이유로 급여를 못 받으니 부당하다. 생애 1회에 한하여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취직 전 면접 준비를 위해 정장 대여, 메이크업, 사진 촬영 지원, 이력서 및 자기소개 컨설팅 등을 보조·지원하는 공약도 있다. 경기도에서 시행했을 당시 청년들의 반응이 괜찮았다. 

김: 선별적 복지를 통해 지금 당장 상대적으로 더 어려운 분들에게 혜택을 드리는 ‘청년도약보장금’이 있다. 저소득층 청년에게 최장 8개월 동안 월 50만원씩 지급하는 공약이다.

강: 지금 가장 긴급한 지원이 필요한 청년들은 ‘코로나 세대’다. 사회로 진출해야 하는 시기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위기를 맞닥뜨렸고 교육이나 취업 등의 과정에서 심각한 기회 손실을 겪었다. 일자리를 얻어도 계약직이거나 질 낮은 일자리를 얻은 경우가 많고, 아예 취업을 유예 당한 청년들도 상당하다. 결국 20대의 부채는 어느 세대보다 가파르게 늘었다. 

더 이상 청년들에게 자력으로 극복하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심상정 후보가 ‘코로나 세대, 청년 기회손실 보장 대책’을 마련했다. △코로나 졸업생을 위한 무상 취업교육 △코로나 부채 경감, △지역주도형 청년 일자리 10만개 마련 △청년 마음건강 심리치료 지원 등이 있다.

Q. 상대 당의 청년 공약 평가는? 괜찮은 공약도 있나.

이: 솔직히 대동소이한 것 같다. 벌어지는 격차로 인해 현금성 지원이 공통적으로 들어가 있다. 지금의 경제 상황과 초고령화 등 구조적인 것에서 기인하는 문제들이 누적되어 청년 문제로 나타났다. 임금 등 처우가 개선돼야 하기 때문이다.

윤석열 후보가 각 부처마다 청년보좌역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미 청와대 청년비서관부터 부처별 청년기구들이 만들어져 실제로 일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두 명 넣고 청년들과 정부를 운영한다고 하는데, 생색내기다. 

김: 민주당의 공약은 무차별로 기본소득 형태로 돈을 지원하는 것이다. 그런데 청년들은 푼돈 찔러준다고 표를 주진 않는다. 중요한 건 각 공약이 가지는 철학이다.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공정과 정의다. 

민주당은 오랫동안 조국 사태 등으로 내로남불 행태를 보였다. 우리는 청년들이 공정한 경쟁을 하고, 기성 정치에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표심을 잡는데 집중하기보다 시대정신을 찾으려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청년들의 지지를 받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강: 면접수당이나 대출한도 확대 같은 공약이 눈에 띈다. 그러나 청년 현실을 살펴봤을 때 미봉책으로 보인다. 청년들이 놓인 상황이 과거 세대와 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청년들은 통상적으로 이야기하는 생애주기에 맞춰 살기 어려운 상황이다. 노동의 디폴트는 정규직이 아니라 불안정 노동이 됐고, 프리랜서·계약직 등 고용의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지금의 노동법을 적용받을 수 있는 청년은 점점 줄고 있다. 변화된 여건 속에서 대한민국의 대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복지제도와 사회안전망도 변화된 여건에 맞게 큰 틀의 변화가 필요하다. 

Q.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청년들이 많다. 이들에게 한 마디.

이: 실제로 현장에서 일을 해봤고, 성과를 만들어온 점들을 크게 봐달라. 이재명 후보는 정치적 난관을 뚫고 부도위기에 놓인 성남시를 구하고 구체적 성과를 냈다. 시정성과를 바탕으로 경기도지사가 되어 공약 대부분을 이행했다. 

다른 정치인과 이재명 후보를 다르게 봤던 것이 두 가지가 있다. 수십 년 된 과제 중 하나인 성남 모란시장의 개고기 거래시장을 철거한 것과 하천과 계곡에 불법 운영하고 있는 천막들을 없앤 것이다. 모두 상인들과 대화해 가며 타협의 방식으로 해결했다. 어려운 싸움을 외면하지 않았다. 강압적일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준비된 정치인 이재명 후보를 주목해 달라.  

김: 그동안 좋은 학벌과 권력을 가지고도 앞뒤가 다른 위선적인 정치인들이 많았다. 국민의힘이나 윤석열 후보가 부족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희는 민주당처럼 거짓말하지 않겠다. 윤석열 후보가 원칙을 지키고자 하셨던 소신을 중심으로 솔직하고 당당하게 채워나가겠다. 상식을 바로 잡는데 누가 더 적합한지 국민 여러분께서 판단해 달라.
 
강: 요즘 정치인들이 청년, 청년 하지만 그 청년 속에 ‘나’는 없다고 느끼기에 청년들이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것 같다. 정의당은 대선 때만 이벤트성으로 청년을 찾는 정당이 아니다. 정의당에서 청년 정치는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이다. 청년의 표를 쫓는 것보다 청년의 삶을 바꾸는데 더 진심인 후보가 바로 심상정 후보다. 

심상정 후보는 스펙이 화려하고 목소리가 큰 청년뿐 아니라 가장 낮은 곳에 있는, 당장 먹고 살기도 어려운 청년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한다. 심상정 후보에게 청년들이 이번 대선에 기회를 주고 함께 했으면 한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