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시도로 응급실행 10대 급증… “위기개입 대책 시급”

기사승인 2022-06-24 0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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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시도로 응급실행 10대 급증… “위기개입 대책 시급”
그래픽=이희정 디자이너

자해나 자살 등 극단적인 시도로 응급실에 내원하는 10대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마음 건강을 보살필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국립중앙의료원은 경희대학교병원-서울의료원 연구팀과 2016년부터 2019년까지의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 국가응급진료정보망 자료를 활용해 응급실 내원 청소년 자살 시도의 시계열적 추세와 특성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국가응급진료정보망은 전국 400여개 응급의료기관으로부터 내원 환자 전수의 응급진료정보를 수집하는 시스템이다.

이번 논문은 전날 국제학술지BMC psychiatry(IF 3.630)에 게재됐다. 공동연구진은 제1저자 이경신 박사(국립중앙의료원 공공보건의료연구소), 전재현 감염내과 전문의(국립중앙의료원), 최윤영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국립중앙의료원), 성호경 예방의학과 전문의(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 백종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경희대학교병원), 임대성 응급의학과 전문의(서울의료원) 등이다.

자살시도 청소년의 응급실 내원, 4년 간 2배 이상 증가 

자살시도로 인한 청소년(14~19세)의 응급의료기관 내원 수는 2016년 1894건에서 2019년 3892건으로 4년 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를 성·연령 표준화 발생률로 환산하면 청소년 인구 10만 명 당 2016년 57.5건에서 2019년 135.5건으로 매년 35.61%씩 증가했다.

참고로 청소년 인구구조는 매년 조금씩 변화한다. 가령 우리나라 15-19세 인구는 2016년 270만명에서 2020년 220만명으로 감소했다. 연령별 인구구조가 다른 기간 간 비교를 위해 각 성·연령군에 해당하는 표준인구의 비율을 가중치로 적용, 성·연령 표준화 발생률을 산출한다.

성별로 구분하면, 자살시도로 인한 청소년의 응급실 내원은 남성에 비해 여성에서 증가세가 가팔랐다. 남성 청소년의 성·연령 표준화 발생률의 연간증가율은 17.95%인데 반해 여성은 46.26%였다.

연령별로 보면, 자살시도로 인한 청소년 응급실 내원은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서 증가세가 컸다. 14-16세 청소년의 성·연령 표준화 발생률의 연간증가율은 51.12%인데 반해 17-19세 청소년은 26.98%였다.

대다수는 응급실서 바로 귀가, 40%는 자의퇴원

자살시도 청소년은 응급실 내원 후 74%(8456명)는 집으로 귀가했다. 나머지 26%(3006명)는 의료기관에 입원했다. 입원환자의 35%(1048명)는 중증의 신체적 손상이나 질환으로 이환됨에 따라 중환자실에 입실했다. 
응급진료 후 집으로 귀가한 환자의 약 40%(3231명)는 자의퇴원으로 파악됐다. 이는 추가적인 치료나 의학적 관찰이 필요함에도 의료진의 권고 동반된 신체적 손상 혹은 자살시도로 인한 정신과적 응급상황에 대한 의학적 관찰, 입원, 치료 등을 따르지 않았다는 의미다. 2016년에 자의퇴원은 447건이었으나 2019년에는 1219건으로 270% 증가했다.  

“청소년 초점 맞춘 위기개입 절실”

최근 우리나라의 전체 자살률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청소년 자살시도는 이에 역행해 급격하게 증가했다. 청소년기에 시작된 자살시도는 평생에 걸쳐 반복적인 시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우려다. 자살률의 증가와 의료 및 사회적 부담의 증가로 이어질 우려도 크다.

응급진료 이후의 높은 자의퇴원 비율도 문제다. 선행된 대만의 한 연구에 따르면, 자의퇴원을 선택한 환자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퇴원 조치된 환자보다 40% 이상의 높은 자살사망률을 보였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성호경 예방의학과 전문의는 “응급실은 자살시도자에게 의료의 첫 번째 접점 역할을 하므로, 응급실은 자살시도를 모니터링하기 위한 체계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며 “최근 자살 시도가 급증하고 있는 여성 청소년에 초점을 맞춘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위기 개입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