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믿었지만 지금은 모르겠다”

[이영광의 간(間)보기]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

기사승인 2022-08-01 06: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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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믿었지만 지금은 모르겠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박민영 제공)

지난 7월 29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대통령 국정 수행 능력 지지도에서 긍정 평가가 28%를 기록했다. 그동안 계속 제기된 인사 문제에 지난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이 나눈 텔레그램 메시지가 유출되면서 지지도 하락을 가속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자 그동안 잠잠했던 국민의힘 내 지도체제 변화 요구가 터져 나왔다. 29일 배현진 최고위원이 사퇴한 데 이어 조수진 최고위원마저 31일 사퇴하며 비대위를 요구하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직무대행 역할을 내려놓았다. 당내 쓴소리를 내온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현재 상황 어떻게 보는지 궁금해 최근 대면과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박 대변인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하루라도 빨리 당 정상화 시켜야”

- 29일 한국갤럽 여론조사 보니 대통령 국정 수행 능력 지지율이 28% 나왔던데 어떻게 보세요?.
“저희 되게 심각하게 바라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고요. 하루라도 빨리 당정 간의 갈등을 빨리 봉합하고 당을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가장 큰 게 인사 문제잖아요. 인사 문제는 어떻게 보고 계세요?
“제가 이미 인사 문제에 대해 공식적으로 비판했었잖아요. 인사에서의 실수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 실수에 대응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보는데 국민들을 향해야 할 메시지가 마치 민주당에 ‘너네도 그러지 않았느냐’는 식으로 반박하듯이 나가니 국민들께 너무 누를 끼쳤다고 생각합니다. 장관 자리가 너무 오래 비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충분한 양해와 재발 방지 약속을 드리는 게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 청문회도 안 하고 임명하는 건 문제 있지 않나요?
“제가 야당을 탓하고 싶지 않은데요. 당시에 아시다시피 야당에서 당권을 사이에 두고 혼탁한 상황이었거든요. 청문회 개최를 저희가 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말씀을 드렸는데 민주당에서 청문회 일자를 확정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청문회가 부득이하게 이루어지지 못한 것이죠.”

- 만약에 문재인 정부에서 똑같이 했으면 국민의힘이 양해했을까요?
“비판했겠죠. 그래서 저는 저희 당도 비판했고요.”

- 왜 자꾸 내로남불이 반복되는 거죠?
“저는 정치권이 서로 정치적 공세를 위해서 너무 국민의 눈높이를 키워둔 것이 일차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도덕적으로 흠결이 없는 사람이 가장 좋죠. 그런데 대한민국 국민의 30% 가까이가 전과를 가지고 있고 정치권에서도 약 34~35% 정도가 전과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 알아요. 그러니까 현실적으로 도덕적으로 완전무결한 사람 데려오기에는 어려운 점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또 그와 별개로 양당 모두 인사 검증 과정에 있어서 미숙한 측면들이 있는 게 사실인 것 같습니다.”

“윤석열, 국민의힘과 본인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 같아”

- 국민은 도덕적으로 완전무결한 사람 임명해야 한다고 요구는 건 아닐 거 같아요. 다만 왜 그 사람 임명하는지를 설명해야 하는데 그냥 “내가 지망한 사람이고 전 정부 사람보다 나으니 임명할 거야. 아무 말 하지 마”라고 하니 더 비판하는 거 아닐까요?
“그럼요 국민들이 완벽한 사람을 원하는 게 아니죠. 저희가 그 국민들이 설정해 놓은 최소한의 눈높이 이를테면 성범죄나 음주운전이라도 걸러달라는 요구이실 텐데 그 기대에 부응해 드리지 못해서 너무 죄송하고, 저도 그래서 장관급 인사들을 지켜보면서 참 안타까운 심정이었습니다.”

- 문제 생길 때마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도 그랬다고 해요. 그런 문제에 대해 국민의힘이 야당 시절 정부 비판했잖아요. 비판하면 안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렇죠. 근데 제가 생각하기에 윤석열 대통령께서는 민주당을 공격했던 것은 국민의힘이었지 자기가 아니었다고 생각하실 수 있죠. 왜냐하면 스스로 정치권에 빚이 없다고 생각하시고 말씀하시니까요.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께서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중심으로 생각을 해 주시면 어떨지 생각은 들어요.”

- 사적 채용 문제 어떻게 보세요?
“제가 고민정 의원과 설전 보셨을지 모르겠는데, 대통령실 채용을 사실 공적 채용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잖아요. 그러니까 사적 채용이 될 수밖에 없는 거라서 사적 채용이라는 표현을 사용해서 비판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비판을 할 거면 가까운 지인이나 친인척들이 어떤 능력을 충분히 검증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들어왔다고 했을 때 혹은 이해충돌 문제가 발생한다고 했을 때, 그 지점에 대해선 비판을 할 수 있죠. 거기에 대해서 저희가 답변을 드려야 하는 게 맞습니다. 강릉 청년 같은 경우에도 친인척이 일단 아니에요. 이해 충돌 문제가 있죠. 그러나 이분이 선대위에서 충분히 기여를 한 게 없고 능력적으로 그 일을 처리하기에 충분하지 않은 사람인데도 이해충돌 문제에 의해 채용이 됐다고 하면 당연히 그건 문제가 됩니다. 그러나 그런 상황이 아닌데 이것을 사적 채용이라는 포괄적인 개념으로 비판을 하게 되면 사실 양당 모두 자유로울 수가 없어요.”

- 제가 알기로 이번에 사적 채용 논란이 된 사람 중에 전공이 성악인 사람 있다고 들었어요. 전공 성악인데 대통령실에 들어가 전공 살려서 할 수 있는 게 있나요? 업무가 전공에 맞는 사람 뽑아서 쓰면 아무 문제 없죠, 근데 그게 전공과 상관없는 일 한다면 아무나 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럼 아무나 하는 걸 왜 지는 자녀가 하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일단 별정직 공무원이라는 것은 정무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측면이 크거든요. 그래서 저는 전공 그 자체를 따지는 게 아니라 이 사람의 정무적 감각이나 정치적 실력을 보는 게 더 맞는다고 생각해요. 그 기능에 대해서는 용산에서 판단했겠죠. 그런데 거기에 만약 국민들이 공감하지 못하신다면 또 거기에 대한 평가는 국민들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 정무적인 것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근데 정치권에 없던 사람이 대변인님 보다 정무적 감각 좋을까요?
“공개 채용이라면 줄을 세웠겠지만 용산에서 판단하셨겠죠. 거기에 대해서 국민들이 공감하지 못하신다면 평가를 하실 것이고 그런 게 저희가 지지율이라는 숫자로 감내해야 될 부분인 것 같습니다.”

“고민정, 경쟁해서 그 자리 갔나?”

- 지금 대변인님이 고민정 의원과 SNS에서 설전 벌이시잖아요. 고 의원이 전혀 다른 일 하다 청와대 갔다면 문제지만, 아나운서였어요. 어느 정도 전문성을 인정 받은 거로 볼 수 있지 않나요? 아나운서 되는 게 쉬운 건 아니잖아요,
“이런 것 같아요. 성악을 전공하신 그분보다 제가 더 정무적으로 뛰어날 수 있다고 하셨잖아요. 마찬가지로 14년 차 경력의 고민정 아나운서보다 더 뛰어난 분들이 계실 수 있어요. 그런데 제가 그분과 경쟁하지 않았듯이 고민정 의원도 다른 누구와 경쟁해서 그 자리에 간 것은 아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사적 채용이라고 묶었을 때는 같은 사적 채용의 범주에 들어가는 게 맞죠. 그런 것들이 사실 국민들이 보기에는 민망한 게 사실이거든요. 왜냐하면 고민정 의원도 비슷한 스펙을 가진 사람들끼리 경쟁에서 더 뛰어난 사람이기 때문에 데려간 게 아니라 평소에 어떤 문재인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해 왔고 심지어 문재인 대통령의 숨결 얘기까지 했었던 전력을 봤을 때 이것은 관계에 의한 채용이 아니라고 할 수 있나요? 그렇지는 않다는 거죠.”

- 고 의원 아버지가 문재인 대통령 지인이 아닌 거로 알거든요. 부모 찬스로 하는 거로 본인이 가까워서 일하는 건 다르지 않나요?
“그런데 엄밀히 따지면 권성동 원내대표께서 추천했던 강릉 청년도 권성동 원내대표와 엮인 것이지 대통령의 지인이나 친인척은 아니거든요. 물론 문재인 대통령과 고민정 의원이 저는 직접적으로 관계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요. 핵심은 현실적으로 우리가 공적 채용을 할 수 없다는 한계를 알고 있고 본인도 사적 채용을 통해서 들어온 입장에서 당당하게 피켓을 들고 사적 채용에 대해서 해명하라고 얘기하는 것이, 저희로서는 ‘뭐지 그럼 민주당도 내로남불을 하는 거 아닌가’에 대한 비판을 할 수 있는 거죠. 그러니까 저희가 국민들께는 납작 엎드려서 사과해야 하겠지만 민주당은 저희가 강경하게 나가도 되는 부분이라고 보는 거죠.”

- 어차피 국민의힘도 야당 할 때 똑같이 했잖아요.
“그랬죠. 그리고 그때 민주당도 저희한테 똑같은 말을 했을 거예요. 근데 저는 여와 야 서로가 서로에 대해서 공세하고 비판하는 것에 대해서 문제 삼을 수는 없다고 봐요. 서로 할 수 있어요. 다만 국민들에게 달라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윤핵관, 7억원 각서에 대해 해명 필요해”

- 당내 얘기해보죠, 권성동 원내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의 텔레그램 메시지가 어제(26일) 공개되어 논란이었는데 이건 어떻게 보셨어요?
“일단 권성동 원내대표가 실수하신 거죠. 저는 대통령을 저는 그래도 끝까지 믿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잘 모르겠다는 정도로만 말씀드리겠습니다.”

- 언론 보도로는 이준석 대표 관련한 7억원 각서 있잖아요, 그게 윤핵관과 연결된 거 같은데.
“일단은 녹취록을 들었을 때는 충분히 그렇게 판단할 여지는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제가 이것을 당장 단정 지어서 말씀드리기는 어렵고요. 국민적 의구심이 커지게 되면 저희가 어떤 방식으로든 해명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 혹시 대선 과정 때 선거 이기더라도 이준석 대표 날리려는 계획이 있었을까요?
“글쎄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 본 적 없었는데, 이제는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그러면 이게 6개월이 되냐면 이 대표가 대표직 복귀하는 게 가능할까요?
“그건 제가 확신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윤리위 징계 단계부터 뭔가 다른 정치적인 요소가 개입되어 있었다고 한다면, 수사 결과도 오롯이 객관적이고 공정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수 있고 또 그 과정에 대해서 또 이준석 대표가 어떤 식의 입장을 취할 거냐에 따라 양상이 많이 달라지겠죠.”

- 이준석 대표가 하루 지난 27일 페이스북에 글 올렸잖아요. 글은 어떻게 보셨어요?
“일단은 저는 이준석 대표가 피해자의 위치에 있는 만큼 방어적으로 충분히 할 수 있는 메시지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전략적으로는 어차피 지금 동정 여론이 있기 때문에 사실 굳이 이렇게 강 대 강으로 맞붙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합니다.”

- 28일 이철규 의원이 이준석 대표 비판한 건 어떻게 보세요?
“저는 좋은 방법이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이미 이준석 대표에 대해서 동정 여론이 있는 상황이고 어쨌거나 대통령과 친문계가 공세적인 입장에 있는 상황에서 굳이 이렇게 맞불을 놓음으로 인해서 당내 갈등 비화시킬 필요가 있었나라는 생각이 일단 들고요. 그래서 한쪽이 먼저 멈춰야 한다면 당연히 친윤계에서 멈춰야 하는 게 맞다라고 저는 생각해요.”

- 여론이 이준석 대표에게 우호적이라는 걸 알 거 같은데 왜 그렇게 비판했을까요?
“제가 왜 그랬는지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근데 내가 이준석 대표를 공격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는 티를 내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그런 모습이 계속 이 윤리위 국면 때부터 펼쳐져 왔는데 그 일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텔레그램 메시지에 강기훈 씨가 등장했죠, 강기훈 씨가 극우 유튜버로 원외 정당 대표했고 지금은 대통령실에서 근무하는 거로 알려졌는데 어떻게 보세요?
“이게 국민들이 느끼시기에는 충분히 극단적인 성향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런 분을 이준석 대표의 대체제로 내세운다고 했을 때 전혀 설득력이 없을 거라고 봐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젊은 층들이 원하는 건 당을 개혁하고 변화시키려는 노력과 그런 새로운 바람인데 이렇게 누군가한테 컨텍되는 형태로 내려왔을 때 절대로 대체제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 지금 국민의힘에서 자유한국당의 냄새가 나는 거 같거든요.
“몇 가지 단서만 가지고 옛날로 돌아가는 걸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요. 그런데 일단 이준석 대표가 억제기 역할을 했던 것들이 봇물 터지듯 터져 나오는 상황인 걸로 보여요. 그 과정에서 과거에 저희가 안 좋게 비췄던 모습들 약간 극단적인 모습들과 경도된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같거든요. 그런데 아직은 어떻다고 결론 내릴 단계는 아닌 것 같고요. 우리가 지금 이 갈등 상황을 어떻게 갈무리하느냐에 따라서 다를 것 같습니다.”

이영광 기자 kwang3830@hanmail.net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