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벌, ‘하늘색’으로 물들다

기사승인 2023-07-31 06:4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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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벌, ‘하늘색’으로 물들다
만원이었던 서울월드컵경기장. 맨시티 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연합뉴스

상암벌이 하늘색 유니폼으로 가득 메워졌다.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는 30일 오후 8시4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2차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맞대결에서 1대 2로 패배했다.

이날 경기는 세계적인 유럽 클럽들의 맞대결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맨시티를 향한 한국 팬들의 열기는 압도적이었다.

맨시티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축구 클럽 중 하나다. 2008년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흐얀이 맨시티를 인수한 이후, 유럽 축구를 대표하는 강팀으로 올라섰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그리고 염원하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 올리며 명실상부 최강의 팀으로 올라섰다.

이런 맨시티가 방한이 결정되자 한국 축구팬들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한국 축구 팬들도 맨시티가 그리 낯설지는 않았다. 맨시티는 꾸준히 아시아 마케팅에 힘을 실어온 구단이다. 한국에는 명절이나 수능 시험 때는 선수들이 영상을 통해 한국어로 응원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비록 한국 선수가 한 명도 없지만 나름의 내적 친밀감이 쌓이기도 했다.

티켓팅도 대란이었다. 경기를 주최한 쿠팡플레이 측에 따르면 해당 경기는 티켓 판매 개시 약 28분 만에 6만6000여 석이 매진될 정도로 국내 팬들의 많은 관심을 샀다. 이날 집계된 관중은 무려 6만4185명이었다.

경기장 분위기도 단연 최고조였다. 폭우가 내린 탓에 경기 예정 시간이었던 오후 8시 보다 40분 늦춰진 오후 8시40분에 킥오프가 됐지만, 팬들은 개의치 않아 했다. 

경기 초반 관중석에선 비틀스의 명곡 ‘헤이 주드’가 흘러 나왔다. 헤이 주드는 맨시티의 현지 응원가로 자주 활용되는데, 한국 팬들도 이에 맞서 불렀다.

맨시티 레전드의 은퇴를 기념하는 세리머니도 열렸다. 최근 다비드 실바가 은퇴를 선언했는데, 그의 등번호인 21번에 맞춰 전반 21분에는 팬들이 기립 박수로 그의 은퇴를 축하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상암벌, ‘하늘색’으로 물들다
경기가 끝나고 팬들을 향해 인사하는 맨시티의 엘링 홀란. 연합뉴스

팬들은 맨시티의 플레이에 열광과 환호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플레이에도 감탄을 쏟아냈지만, 맨시티가 멋진 플레이를 만들어내면 엄청난 박수 소리와 환호가 쏟아졌다. 흡사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치르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팬들이 엄청난 환호를 보내자 맨시티 선수들도 흡족하는 눈치였다. 이날 선발로 나왔지만 경기가 끝나고 선발로 나선 엘링 홀란과 경기에 나서지 않은 케빈 데 브라이너 등 팀의 인기 스타들은 경기장을 돌며 팬들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 홀란은 크게 웃으며 경기에서 입은 유니폼을 관중석에 던졌다. 라커룸으로 향하기 직전엔 입고 있던 트레이닝복 상의마저 벗어서 팬에게 선물했다.

축구 팬들에게 최고의 밤을 선사한 쿠팡플레이 시리즈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음달 3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는 프랑스의 명문 파리생제르맹과 K리그의 맹주 전북 현대가 맞붙는다. 파리생제르맹은 최근 이강인을 영입하면서 국내에서 인기가 치솟고 있다.

상암=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