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이 최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개선에 활발하게 나서고 있다. 특히 커뮤니티 활성화를 통해 고객 충성도 확보를 노리는 모양새다. 다만 그동안 지속적으로 발생해 왔던 전산 장애 문제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투자자를 위한 자체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네이버의 종목 토론방 운영 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네이버 종목 토론방은 국내 최대 규모의 주식 커뮤니티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각 증권사 서비스에 종목 토론방을 연동할 수 있는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 왔다. 하지만 네이버가 돈을 주고 제공받는 지수 정보가 종목 토론방에 연동되면서 비용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네이버는 증권사 MTS에 종목 토론방 API(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리서치센터 보고서를 네이버에서 공개하는 것으로 정책을 바꿨다. 다만 일부 증권사는 이를 거부했다. 리포트 제공을 거절한 증권사는 자사 MTS에 네이버 종목토론방 서비스를 넣을 수 없다.

결국 증권사들은 전략 수정에 들어갔다. 최근 NH투자증권은 자사 MTS 내 커뮤니티 기능을 활성화했다. NH투자증권의 커뮤니티는 종목토론방 기능은 물론 게시글 작성이나 검색 등이 가능하다. 아울러 작성자의 주주 정보 및 타 종목 보유 현황 정보 등을 제공해 신뢰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커뮤니티 서비스는 종목방보다 신뢰도와 건전성을 높인 것이 특징인 서비스로 이용자들의 건전한 투자문화와 집단지성을 위해 오픈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포털 종목방 기능에서 이용자들의 주주표시, 주식 보유 정보 등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건설적이고 심도 높은 투자의견 공유가 가능하다는 게 NH투자증권 측 설명이다. 보유정보는 주식수, 주식보유 기간 등을 제공하고, 마이데이터 연동으로 타 증권사 잔고까지 함께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증권업계 최초로 NH-아문디(Amundi)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등 국내 대형자산운용사들의 공식 채널을 통해 자산운용사들과 소통도 할 수 있다.

운용사들은 공식 채널을 통해 글을 게재해 서비스 이용자들과 소통을 강화할 예정이다. 더불어 미국주식이나 국내주식뿐만 아니라 인기가 상대적으로 덜한 일본주식, 인도네시아주식 등은 국가라운지를 운영해 주주들의 소통을 지원한다.

흥미와 재미를 중요시하는 청년층 투자자들의 확보를 위한 전략도 동반됐다. 사용자들의 흥미를 위해 프로필 화면에 유저 투자 스타일을 볼 수 있는 ‘배지’와 ‘보유리스트’를 제공하는 ‘투자중’ 탭 등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미 자체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는 증권사도 있다. 대표적으로 리테일 부문에 강점을 가진 키움증권이 꼽힌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종목토론 커뮤니티 서비스 종목톡을 오픈했다. 

종목톡은 키움증권의 통합 앱 ‘영웅문S#’의 신규 서비스다. 주주와 보유 종목의 수익률 인증 기능도 보유했다. 또 주주 인증 기능과 보유 종목의 수익률 인증 기능을 통해 신뢰도를 높였다. 키움증권 고객들은 해당 서비스로 국내외 주식 및 종목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눌 수 있다. 

인터넷전문증권인 토스증권도 커뮤니티를 통한 고객 확보에 열중하고 있다. 토스증권의 커뮤니티는 본인 동의 하에 매매 현황과 보유 종목들을 공개해 투자자간 소통 활성화를 돕고 있다. 토스증권에서는 주주배지를 단 ‘주주 인증’ 투자자의 커뮤니티 활동은 전체의 약 75%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토스증권의 월 방문자는 약 300만명에 달한다.

그러나 MTS의 편의성 개선에 앞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전산장애 문제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투자자 보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금융업권별 전산장애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8월까지 금융업권 내 전산장애 건수는 203건으로 집계됐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증권에서 73건으로 가장 많은 전산장애가 발생했다. 피해금액도 두 번째인 16억3600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DB금융투자와 하이투자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카카오페이증권 등 다수 증권사에서 전산 장애로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전산 장애 문제 예방을 위해서 유형별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투자자 편의를 위해 정보기술(IT) 인력 확충 등을 다각도로 진행하는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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