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사죄·김경률 사퇴하라”…파격 행보가 ‘독’ 됐나

김성동 “부당한 처사…시스템 공천 벗어난 것”
여권 관계자 “늦은 밤 사사롭게 통화, 대통령 당무 개입 오해·부담 전가”

기사승인 2024-01-19 10:5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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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사죄·김경률 사퇴하라”…파격 행보가 ‘독’ 됐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왼쪽)의 서울 마포을 출마를 소개하며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파격 행보가 ‘낙하선 공천’ 논란을 빚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공정을 강조한 시스템 공천 기준을 발표하고는 정작 만 하루도 안 지나 정반대의 불공정 행보를 보인 것이다. 

말로는 공천을 얘기하면서 행동은 일종의 ‘사천’을 시사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잇따른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대국민 사과와 김경률 비대위원의 사퇴 촉구 여론도 있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지난 16일 늦은 밤 김경율 비대위원과 통화했다. 바로 다음 날인 17일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김 비대위원의 마포을 총선 출마를 공식 석상에서 밝혔는데 이 자리에는 마포을 현역 당협위원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인천 계양을 당협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다. 16일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 등장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한 비대위원장이 무대 위로 불러올려 “이재명 대표가 출마하는 지역이라면 정정당당하게 승부하고 싶어하는 분”이라고 소개하면서 그의 계양을 출마를 공식화했는데 이 자리 역시 윤형선 계양을 당협위원장이 있었다. 윤 위원장은 오랜 시간 지역을 지키고 지난 2022년 보궐선거 당시에는 이재명 대표와 맞대결을 펼치며 당을 위해 헌신한 인물인데 철저히 무시당한 것이다.

경쟁자가 될 후보를 당 대표가 언론과 당원들이 주목하는 자리에서 특정인의 출마 사실을 밝혔다는 점에서 당내에서는 큰 논란이 되고 있다. 불과 하루 전에 공정한 시스템 공천을 약속했지만, 정작 행보는 반대였던 점에서 ‘사천’ 또는 ‘낙하산 공천’이 본격화될 거란 우려다.

김성동 국민의힘 마포을 당협위원장은 1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최근의 한 비대위원장의 행보에 대해 부당한 처사이자 시스템 공천을 벗어난 행태라고 비판했다. 

그는 “(신년인사회) 전날 공천 기준이 발표됐으니 시스템에 따라 공천하고 결과가 나오면 개인적 불만이 있더라도 힘을 합쳐 꼭 승리하자는 수준의 이야기를 예상했는데 특정인을 거명하고 단상에 불러내 같이 손잡고 퍼포먼스 할 줄은 전혀 몰랐다”며 “당을 위해 땀 흘리고 때로는 눈물 흘려가면서 대선·지선을 치르고 노력해 온 이들을 이렇게 무시할 수 있느냐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역 정청래 의원을 꺾을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를 김경률 비대위원으로 본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평가에 대해서는 “부당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스템 공천에서 완전히 일탈한 것으로 보느냐’는 질의에는 “그렇다고 본다”며 “전날 규칙을 말했는데 다음 날 (후보자 공천이) 확정되다시피 발표했다. 앞뒤가 안 맞는 말”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권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공정이라는 잣대가 무너졌다”며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김경률 비대위원은 국민 앞에 엎드려 사죄하고, 특히 김 비대위원은 비대위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이 한밤중에 통화하고 공천을 주고받은 일을 저질렀는데 당무 개입이라는 오해를 대통령이 다 뒤집어쓰게 생겼다”고 지적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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