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시, 때아닌 59억 음악분수 설치 '논란'

긴축재정 운영 중 절차 무시하고 거액 혈세 낭비 비난
시의회, "심의 중 결격사류로 반려된 예산안 재상정 이해불가"

입력 2024-02-14 15:3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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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시, 때아닌 59억 음악분수 설치 '논란'
하남시 미사호수공원                                                한국관광공사 제공

경기도 하남시가 세입감소로 긴축재정을 운영하는 중에 거액을 들여 음악분수를 설치하려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하남시는 미사호수공원에 설치된 기존 음악분수를 더 큰 것으로 교체해 도시미관을 정비하고 시의 랜드마크로 삼겠다며 59억 원짜리 음악분수를 설치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시의회에 2024년 본예산 심의안으로 상정했다.

이에 시의회는 예산심의 중 관련 예산의 편성과 관련해 중요 행정조치를 하지 않은 것을 발견하고 심각한 결격사유를 근거로 반려했다. 

그러나 시는 지난 1월 미사동 주민과의 대화에서 이를 추경에 반영할 것을 밝혔고 추경심의 안건으로 시의회에 재상정했다.

현재 시는 부족한 세수 때문에 지난해 수준의 예산을 고수하거나 일부 삭감하는 등 긴축재정에 돌입했다. 거기다 자원순환시설 설치와 관련한 LH와의 800억짜리 재판에서 패소할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더욱이 기존 음악분수 가격이 45억 원에 달했으나 2017년 하남시가 LH로부터 인계받은 뒤 현재까지 잦은 고장으로 195일만 운영했으며 수리 및 유지관리비로 매년 9600만원 가량이 지출되는 등 운영효율이 낮았다.

미사호수공원의 호수 바닥이 뻘층으로 이뤄져 있어 뻘이 분수 파이프를 수시로 막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규로 59억 원을 들여도 근본적인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한 잦은 고장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남시의회 A의원은 “음악분수 예산은 본예산 심의 과정에서 중기지방재정계획 미수립이 밝혀져 심의에서 반려된 사안으로 시가 절차도 무시한 채 시민의 혈세 59억을 일방적으로 상정한 것은 시의회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시의회가 반려한지 30여 일만에 재상정한 것이 매우 괘씸하다”고 말했다. 

B의원은 “지난 본예산 심의 당시 음악분수 사업을 반대하는 의원들에게 시민단체가 전화나 시의회 게시판을 통해 이번 총선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압박을 가했다”며 “시가 무엇이 부족해 시민단체를 대신해 음악분수 사업을 강행하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업무보고 당시 담당부서가 음악분수 제작사로 특정회사를 지정한 발언을 고려할 때 사업자 선정의 특혜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하남=김정국 기자 renovatio81@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