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반토막’…카카오게임즈, 이사 보수 한도는 동결

카카오게임즈, 지난해 영업이익 반토막
넷마블, 이사 보수 한도 120억원→80억원
네이버, 삼성전자도 각각 70억원, 50억원 감축
카카오도 지난해 이사 보수 한도 40억원 낮춰

기사승인 2024-02-29 06: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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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반토막’…카카오게임즈, 이사 보수 한도는 동결
경기 성남시 판교 카카오아지트. 사진=박효상 기자


지난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한 카카오게임즈 이사 보수 최고 한도액이 올해도 같은 수준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카카오게임즈는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안건 등을 주주총회에 상정한다고 공시했다.


카카오게임즈 이사진은 사외이사 5명을 포함해 총 8명이다. 보수총액 또는 최고 한도액(이사 보수 최고한도)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80억원이 책정됐다. 이사 보수 최고한도는 이사 등 임원에 연간 지급 가능한 금액 상한선이다. 지난해 발표된 한 논문에선 “높게 설정된 보수한도는 실제 성과 대비 과도한 보수를 정당화하는 도구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연결 기준 약 745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이는 전년 대비 58% 가량 감소한 수치다. 이창민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실제 지급률이 어느 정도인지 따져봐야 하지만, 일반적으로 실적이 좋지 않은데 최고한도를 그대로 가져가는 건 둔감한 대응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넷마블은 지난 2022년 3월 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 한도를 120억원에서 80억원으로 낮췄다. 여기에는 넷마블 주식 약 5%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의지가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국민연금은 넷마블의 이사 보수 한도가 경영 성과에 비해 과도하다는 의사를 비춰왔다. 한도액을 올리려는 넷마블의 안건에 지속적으로 반대 의결권을 행사해온 점이 이를 방증한다.

물론 이사 보수 최고 한도액은 실제 지급액은 아니다. 매출이 증가하는 경우, 경영 성과를 인정해 장기 인센티브를 지급할 가능성도 있어 이를 고려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실제 지급액과 최고 한도액 사이에 큰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지난해 전체 등기이사에 실제 지급한 보수총액은 23억4500만원으로 보수 한도 대비 실제 지급률은 약 29%다.

‘영업익 반토막’…카카오게임즈, 이사 보수 한도는 동결
카카오게임즈 가디스오더 게임 소개 영상 캡처.


다만 카카오게임즈 인건비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021년 1315억원에서 2022년 1989억원, 2023년 2064억원으로 2년 동안 약 750억원 가량 늘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인건비 등 비용 측면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사 보수 한도도 이런 측면에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출시된 게임들이 실적에 큰 영향을 주면서 고정비 등 비용 관리 측면에 신경 쓰고 있는 걸로 안다”면서 “전사적 차원에서 주주환원, 윤리경영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포트폴리오 다변화, 비용 통제 등도 민감하게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다른 산업군에서는 경영 성과에 따라 이사 보수 최고 한도를 조정하기도 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이사 보수 최고 한도액을 지난해 480억원에서 올해 430억원으로 줄이는 안건을 주주총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약 84% 감소했다.

네이버 역시 2023년 초 실적 부진을 이유로 이사 보수 한도 총액을 150억원에서 80억원으로 대폭 줄였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10년간 보수 한도가 실 지급률 대비 다소 높게 설정돼 있었다”고 설명하면서 “비용 통제 기조에 맞춰 고려한 사항”이라고 부연했다. 2022년 네이버가 실제 지급한 보수 총액은 40억원에 불과했다.

카카오도 이사 보수 한도를 큰 폭으로 줄인 바 있다. 지난해 3월 주총에서 이사 7명의 보수 한도를 기존 120억원에서 80억원으로 조정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당시 윤석 카카오 감사위원장이 “이사진에 대한 보상 규모가 회사 성과와 지나치게 차이 나는 일이 없도록 잘 관리할 것”이라고 말한 내용이 전해지기도 했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사외이사 수가 한 명 늘어났는데 보수 한도 총액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며 “실제 지급하는 금액이 적고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지난해 3분기부터 마케팅 부문 등 비용을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기조다. 올해는 ‘가디스 오더’ 등 기대작도 선보일 예정”이라며 “경영 환경이나 시장 상황에 맞춰 주주환원도 적극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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