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했던 만큼 많은 실망”…의협, 대통령 담화 비판

“증원 규모 논의 대상 아니면 협의할 이유 없어”

기사승인 2024-04-01 17: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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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했던 만큼 많은 실망”…의협, 대통령 담화 비판
1일 오전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의료개혁 관련 대국민 담화 발표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는 1일 윤석열 대통령이 의과대학 입학 정원 증원의 필요성을 재차 밝히는 대국민 담화를 낸 데 대해 “많은 기대를 했던 만큼 더 많은 실망을 하게 된 담화”라고 평가했다. 

김성근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모든 국민들과 12만 의사들은 현재 의정 대치 상황이 해결될 수 있는 실마리가 제시될 것으로 생각하고 많은 기대를 갖고 지켜봤으나, 이전 정부 발표와 다른 점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의대 증원 2000명 증원 규모는 꼼꼼히 계산해 산출한 최소한의 증원 규모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를 결정하기까지 의사단체를 비롯한 의료계와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고 밝혔다.

이에 의협은 “의료계 의견을 전혀 들어주지 않았던 시간이었다”고 반박했다. 김 위원장은 “환자와 의사에 대한 법적 안전장치와 지원책이 준비되면 지금부터라도 문제로 지적된 부분이 많이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아직도 2000명 증원 부분만 반복적으로 언급되고 있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담화문에 담긴 내용은 비대위에서 여러 자료를 들어 반박했던 것으로 추가로 반박할 이유는 없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윤 대통령이 “불법 집단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합리적 방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고 전한 데 대해선 “2000명을 증원하는 것이 맞는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대통령 담화문처럼 숫자를 정해 놓은 상태로 여러 단체가 모여 협의 내지 의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2000명을 논의 대상으로 올리지 않는다면 협의할 이유가 없다”고 피력했다.

총파업 시점에 대해선 앞서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이 언급한 ‘전공의나 의대생이 한 사람이라도 다친다면’이라는 전제를 거듭 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이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당선인과 같이 보조를 맞출 수밖에 없지만, 의사들은 파업을 원하지 않는다”며 “국민들께 불편을 드리는 이 시간들이 최소화되길 바라고, 정부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의견을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날 의협은 이달부터 동네 개원 의사들도 주 40시간으로 진료시간을 축소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전공의와 교수에 이어 개원의들까지 집단행동에 나서며 환자 진료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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