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이커머스 확산에...지그재그·브랜디까지 ‘긴장’

알리·테무·쉬인 등 중국 이커머스 계속 커져
국내 패션앱 지그재그·브랜디 MAU 하락세
무신사, W컨셉 아직 괜찮지만…“지켜봐야”

기사승인 2024-04-09 12: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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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이커머스 확산에...지그재그·브랜디까지 ‘긴장’
대표적인 국내 패션 어플리케이션. 

중국 이커머스 업체인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쉬인(알테쉬) 등이 무섭게 확장 중이다. 이에 국내 패션 애플리케이션(앱)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패션 플랫폼 업계 3위인 카카오스타일 지그재그의 지난 2월 월간활성이용자(MAU)는 251만여명으로, 지난해 2월(373만명) 대비 32.6% 줄었다. 

지그재그 MAU는 지난해 11월 342만 명에 달했으나 올해 1월엔 249만 명을 기록했다. 작년 12월과 올 1월의 전년 동월 대비 MAU 감소율은 각각 20.6%, 31.6%에 달하는 등 눈에 띄게 떨어졌다.

2위 플랫폼인 브랜디도 2월 MAU가 52만여 명으로 1년 만에 43% 감소했다.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에이블리를 제외하면 모두 충성고객이 떠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패션 플랫폼 입점 셀러의 폐업도 최근 급증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통신판매업체 폐업 건수는 7만8580건으로 2022년 대비 37% 늘었다.

이런 상황은 중국 이커머스의 폭발적인 사용자수 증가와 시기가 맞물린다. 지난 2월 알리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818만명으로 토종 이커머스 11번가(736만명)를 제치고 국내 2위에 올랐다.

테무 또한 G마켓을 누르고 581만명의 사용자를 모으며 약진하고 있다. 중국판 유니클로인 쉬인은 국내 서비스를 아직 본격화하지 않은 상황이다.

지그재그와 브랜디가 직격탄을 입은 것은 중국에서 의류를 가져다 판매하는 입점 셀러, 이른바 동대문 쇼핑몰 비중이 높아서다. 중국 이커머스가 중국산 의류를 더 저렴하게 판매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상실했다. 

최근 지그재그 어플을 삭제했다는 송모(27·여)씨는 “지그재그에서 판매하는 똑같은 의류 상품을 알리에선 30% 싸게 팔고 있었다”며 “대부분 중국산 의류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 싸게 살 수 있는 채널을 마다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디자이너 브랜드나 개인 브랜드를 주로 취급하는 무신사나 29cm, W컨셉은 타격이 크지 않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무신사나 W컨셉 등은 입점 브랜드를 전문으로 다루는 편집숍 느낌이기 때문에 알리나 테무 같은 채널에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며 “보여지는 브랜드 가치를 중시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이 중심인 이커머스와는 결이 다르다”고 밝혔다. 
 
그러나 앞으로의 행보에 따라 예측 불가능한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이어 “다만 현재 쉬인은 국내에서 채널을 본격적으로 넓히고 있지는 않다”며 “알리나 쉬인이 패션사업을 어떤 방식으로 확장하느냐에 따라 타격을 입는 부분이 생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