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까지 30분? 현실은 역까지 20분 [GTX, 그 후 ③]

기사승인 2024-04-14 06: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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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까지 30분? 현실은 역까지 20분 [GTX, 그 후 ③]
경기 파주시 GTX 운정역 공사 현장 외벽에 ‘강남 20분 시대 열린다’는 문구가 적혀있다. 사진=조유정 기자

GTX-A 수서~동탄 구간을 시작으로 GTX 구간이 개통·착공에 들어가면서 전국 ‘반나절 생활권’이 도래하고 있지만 실효성을 두고 논란이 불거진다. GTX 이용으로 출퇴근 거리는 단축될 수 있으나 GTX역 위치에 따라 체감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4일 국토교통부 등 정부부처에 따르면 ‘출퇴근 30분 시대, 교통격차 해소’를 목표로 현재 교통분야 3대 혁신 전략이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GTX-A 노선의 파주∼서울역 구간을 연말까지 개통하고, 지난 1월 착공한 GTX-C(양주∼수원) 노선은 2028년까지, 지난 3월 착공한 B노선(인천∼남양주)은 2030년까지 각각 개통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30일 수서~동탄행이 GTX 시대 첫 시작을 알리며 개통했다. 다만 이용률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국토부는 수서~동탄행을 개통하며 당초 평일 하루 이용 예측 수요를 2만1523명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실제 평일 이용객은 △4월1일 월요일 8028명 △4월2일 화요일 7969명 △4월3일 수요일 7191명 △4월4일 목요일 7891명 △4월 5일 금요일 9069명으 평균 8030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당초 국토부 예상 수요의 37%에 불과하다.

GTX 수요가 생각보다 저조한 원인으로는 교통인프라가 지목된다. 수요가 높은 GTX 동탄역의 경우 주거 단지와 다소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경기 화성시 병점동에 위치한 A 아파트의 경우 GTX와 약 9.2km 거리가 있다. A 아파트 주민이 GTX 이용하기 위해서는 동탄역까지 자차 30분, 버스 약 37분이 소요된다. 동탄역을 오가는 동탄 트램이 개통 예정이나 오는 2027년 12월에야 가동 예정이다. 또, GTX-C 노선 연장 계획도 있으나 이 마저도 2028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A 아파트 주민이 수서역까지 갈 때 GTX를 이용하면 역까지 약 30~40분, GTX 20분으로 총 1시간~1시간 10분 이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GTX를 이용하지 않고 1호선 병점역 이용 시 수서역까지는 1시간 10분으로 GTX 이용 시간과 같아 GTX 효과를 느끼기 어려운 분위기다. 

수도권까지 30분? 현실은 역까지 20분 [GTX, 그 후 ③]
경기 파주시 GTX 운정역 인근에 신축 아파트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조유정 기자

연내 개통 예정인 GTX-A 파주~서울역 구간도 체감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GTX 운정역(동패동 409-1) 인근 역세권 아파트도 적기 때문이다. 업계에서 정의하는 역세권이 500m임을 고려할 때, GTX 운정역 인근 아파트는 12곳에 불과하다. 이는 파주 운정·운정3지구에 공급되거나 공급이 예정된 공동주택 단지 163곳의 7.3%(택지정보시스템)로 매우 저조한 상황이다.

특히 GTX 운정역 인근의 경우, 신축 아파트 공사가 이뤄지는 과정으로 버스 노선도 발달하지 않았다. 이 가운데 오는 12월 역 개통 시 운정역과 차량 10분거리(6km) 거리에 위치한 B 아파트에서는 버스 7분, 정류장까지 이동 15분 등 총 22분 이상이 필요하다. 경기 파주시 거주자 서모(26)씨는 “GTX 운정역까지 가는 도보 조차 정돈되지 않았다”라며 “연내 개통해도 대중교통으로는 접근이 어려워 이용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도 GTX 효과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주변 교통 인프라가 함께 개선돼야 한다고 말한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경기도 외곽에서 서울 중심으로 이동을 편히 하려면 환승이 편해야 한다”라며 “GTX역을 중심으로 버스 노선이 개편돼야 하는데 이런 부분이 잘 개선되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역세권 주변으로 ‘파크앤라이드’ 시설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주거지에서 가까운 역까지 자동차로 운전해 이동한 뒤 철도로 갈아탈 수 있어야 한단 것이다. 유 교수는 “광명역처럼 차를 가지고 주차하고 이동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라며 “GTX도 인근 주차장을 충분히 확보해서 파크앤라이드 시설이 마련돼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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