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제2금융권 결산…상호금융 ‘무난’ 저축은행 ‘초조’ 카드사 ‘우울’

기사승인 2017-12-28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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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제2금융권 결산…상호금융 ‘무난’ 저축은행 ‘초조’ 카드사 ‘우울’올해도 2금융권인 상호금융(농협·수협·신협·새마을금고) 내 비리는 멈추질 않았다.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지역 조합을 컨트롤하기 위해 감독당국은 중앙회에 협업하기로 했다. 1조원 순익을 목전에 둔 저축은행은 대출총량 규제와 최고금리 24% 인하로 고민에 빠졌다. 카드사들은 새해맞이가 두렵다. 부진을 털어내기 이전에 최고금리 인하로 수익이 더 떨어질 위기에 처해있다. 이에 대비해 신사업에 도전하고 능력있는 CEO를 새로 영입하고 있다.

상호금융 ‘비리백화점’ 개장…가계 빚 대책에 실적 하락

상호금융권은 올해도 비리 구설수에 시달렸다. 배임·횡령·부당대출 등 금융사고 외에도 성범죄 등 비리가 잇따르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잦은 사고로 감독기관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이들 조합은 개별 법인이기 때문에 중앙회나 감독당국의 직접적인 통제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난해 은평중앙신협에서 200억 원 이상 손실이 났지만 올해는 제도적으로 보완을 해서 대규모 사고는 없었다”며 “올해는 금액이나 건수로도 대형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해로 기록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금감원은 비리재발을 막기 위해 통화상시감시시스템을 가동, 각 중앙회와 금융 사고를 감시하고 있다. 중앙회는 검사역들이 지역 조합을 돌면서 한 달에 두세 번 정도 내부 검사를 하도록 있다. 내년에는 이 같은 ‘순회 검사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자산 1조원 이상인 농협과 2000억 원 이상인 신협은 상임감사를 배치해 감시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농협은 28일부터 감사선임 시 상임감사로 선임해야 한다. 신협은 내년 4월 19일 이후부터 상임감사를 둬야 한다.

올해 실적은 무난한 편이다. 당기순이익은 가계부채 관리 대책 영향으로 전년 대비 소폭 줄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상호금융조합 당기순이익은 1조 2197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61억 원(1.3%) 감소했다. 부채 증가율도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계부채가 과도하게 증가하려는 걸 막으려는 방안이 시행됐고 그 영향으로 부채증가율이 전년 대비 상당 폭 줄었다”며 “올해는 전체적으로 무난했지만 가계부채 대책 영향이 큰 해였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1조원 순익 목전이지만 ‘좌불안석’

저축은행권은 올해 활짝 웃었다. 저축은행은 3분기 눈에 띄는 실적을 달성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3분기 저축은행 당기순이익은 3298억 원(잠정)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2.3%(601억 원) 올랐다. 누적 순이익은 8231억 원이다. 이대로라면 연내 당기순이익 1조원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마냥 웃고만 있을 수 없다. 내년부터 최고금리 24% 인하와 대출총량규제 시행으로 올해 같은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부실 여신에 대비한 충당금도 더 쌓아야 한다. 저축은행들은 해외진출이나 신사업을 통해 감소할 수익에 대비하려 해도 규제에 발목이 묶여 있다. 지난 2011년 저축은행 부실사태 이후 업계를 향한 금융당국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업계 활로를 되찾기 위한 규제를 풀어주지 않으면 올해와 비슷할 것이다”며 “부실 사태 이후로 당국으로부터 불신이 쌓인 것 같다. 이미지를 쇄신하려면 스스로 건전하게 영업을 잘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저축은행들은 향후 중금리 대출 활성화에 기대 비대면 영업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중금리 대출 영업을 공격적으로 가할 경우 저축은행과의 경쟁도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실적 부진에 ‘우울’ 최고금리 인하까지…새해가 두려운 카드사

카드사들은 우울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정부 정책에 따른 중소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3분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대비 20% 감소했다. 금액으로는 6000억 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카드를 제외한 나머지 분기 실적은 모두 후퇴했다. 롯데카드는 적자를 기록했다.

불황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앞선다. 내달부터 법정 최고금리를 24%로 낮추면 대출과 현금서비스 이자수익이 줄어든다. 지난달에 이어 기준금리가 또 오르면 조달금리 상승에 따라 비용을 더 지불해야 한다. 카드사는 보통 회사채를 발행해서 자금을 조달하고 이 돈으로 대출 수익을 얻는다. 금융과 통화정책에 가장 큰 피해자는 카드사라는 시각이 만연하다. 

드사들은 이 같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신사업 등 먹을거리 찾기에 매진하고 있다. 국민카드는 빅 데이터를 활용한 사업을 준비 중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도 수수료 인하가 확실하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업황은 계속해서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근 카드사들은 연말 인사를 통해 부진을 털어낼 ‘구원투수’에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민카드 사장으로는 이동철 KB금융지주 부사장이 내정됐다. 우리카드, 하나카드 등 임기만료가 코앞인 카드사들의 CEO 교체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매각설도 들린다. 롯데카드와 삼성카드가 그 주인공이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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