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팡질팡’ 추경, 향방은

기사승인 2019-05-17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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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팡질팡’ 추경, 향방은추가경정예산안(추경)이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제출된 지 무려 3주가 지났지만 여야 간 대치로 심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민생(民生)이 급한 정부는 계속해서 국회를 재촉하고 있지만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청와대와의 단독 회동을 요구하며 버티는 중이다. 일각에서는 추경 5월 통과도 확신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당 요구를 들어줘야 한다는 대안도 나오고 있다. 

◇부총리·총리·대통령까지 호소…칼자루 쥔 야당 

정부는 지난달 25일 추경 6조7000억 원을 편성, 국회에 제출했다. 이번 추경은 경기 진작과 재난 대책 등 성격을 띤다. 현재로선 임시국회가 디데이(D-day)다. 그러나 패스트트랙(신속처리법안) 강행으로 파행된 국회가 제자리를 찾기 전까지는 처리시기를 가늠할 수 없게 됐다. 

무엇보다 여야 입장차가 뚜렷하다. 여당인 민주당은 민생·재해추경 동시처리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한국당 복귀를 요구하고 있다. 장외투쟁 중인 한국당은 재해지원을 위한 추경만 분리하지 않으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패스트트랙 사과와 함께 대통령과의 단독 회동을 요구하고 있다. 청와대는 여기에 여야 5당 대표 회담 참여를 선 요구하는 등 조율을 하는 중이다. 

다급해진 정부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대통령도 가담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지난 9일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선출된 다음날 그를 찾아가 추경협조를 호소했다. 15일 열린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도 임시국회에서 추경이 처리되기를 간곡히 요청했다. 

이낙연 총리는 16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정치권은 싸워도 국회는 열어 달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같은 날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추경을 신속히 논의해줄 것을 당부했다. 

한국당도 물러서지 않았다. 황영철 국회예산결산특위 위원장은 “청와대와 여당의 절박함은 보이지 않는다”며 “국회정상화와 추경 처리를 위해 소통 제1당사자인 한국당 대표를 만나 허심탄회하게 얘기해야한다”고 맞섰다. 

◇5월 추경 통과 미지수…바른미래 청와대 회동, 대안 될수도

청와대의 직접 압박에 국회 정상화 시기가 앞당겨질지 주목된다. 다만 야당이 칼자루를 쥔 상황에서 이달 추경 처리가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재준 인하대 교수는 “추경규모가 크지 않아 시도해볼만 할 것”이라면서도 “단기적 성장률 견인 전망이 가져올 심리적 파급효과를 극대화하려면 5월 통과가 그나마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현재와 같은 여야 간 대치국면에서 국회통과는 쉬워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추경효과에 대해서는 “반도체 경기 사이클 하강, 미·중 무역 갈등, 신흥국 성장세 악화 등이 수출과 기업투자 발목을 잡은 대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정부지출 확대로 경제성장 견인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추경 처리를 위해 정부와 여당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이달 추경이 처리되려면 국회 정상화가 우선”이라면서도 “한국당이 저러는 건 잘못됐지만 계속 이렇게 갈 바엔 1대 1회담도 받아주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나 대통령도 태도를 바꿔서 정국을 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한국당이 국회 복귀를 하고 심의는 전체적으로 같이 해나가야 하지만 계속해서 같은 식이라면 재해추경을 민주당이 받아들이는 것도 방법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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