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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역작 ‘역세권 청년주택’ 3년 간 입주자 0명…민간사업자 핑계 급급

박원순 역작 ‘역세권 청년주택’ 3년 간 입주자 0명…민간사업자 핑계 급급

안세진 기자입력 : 2019.07.19 05:00:00 | 수정 : 2019.07.18 22:50:46

서울시가 청년 주거문제 해결책으로 야심차게 내놓았던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3년간 집행된 예산은 20%에 불과했고, 집행된 예산 내에서도 입주자를 모집한 단지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시 측은 청년주택사업의 저조한 실적 이유를 민간 사업자의 문제로 일축했다. 사업성이 없어 지원을 하지 않거나, 지원해도 공사 지연에 따라 입주 시기가 계속 연기된다는 설명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핑계일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시 측에서 제대로 된 부지 선정 및 사업 추진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역 주민들의 공동체 의식 함양도 언급했다.

역세권 청년주택이란 만19세 이상 39세 이하 청년들 신혼부부에게 시세보다 저렴하게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청년과 관련한 커뮤니티 시설을 도입하는 사업이다. 

◇3년간 입주자 ‘0명’…강변역 청년주택 또 연기=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3년간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에 예산으로 총 670억300만원을 배정했다. 하지만 이 중 20.9%에 불과한 139억3100만원만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서울 역세권 청년주택 예산을 대략적으로나마 살펴보면 ▲2017년 252억 ▲2018년 85억원 ▲2019년 333억원이다. 하지만 실제 지출 금액은 각각 5700만원(0.2%), 58억원(69.0%), 80억원(24.2%) 정도로 저조한 성적이었다.

당초 서울시는 2016년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을 발표하면서 2022년까지 8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 실제로 청년주택 사업인가가 완료된 곳은 이달 초 기준 37곳(1만4280가구)으로 목표의 18% 수준에 불과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예산 집행률이 저조한 이유에 대해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사업 참여자가 많지 않은 거 같다”고 해명했다. 이어 “올해 현재까지 예산 집행률은 25% 정도인데, 하반기에는 매입할 물량이 적지 않아서 예산 사용이 원활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민간 사업자 공사 지연 때문에”…핑계 급급 서울시=예산 집행률만이 문제가 아니다. 이미 집행된 예산 내에서도 실제로 입주자를 모집한 단지는 현재까지 한 곳도 없다. 본지의 취재 결과 이번 달로 예정돼 있던 강변역 역세권 청년주택은 8월로 또 다시 연기됐다. 해당 청년주택은 당초 지난해 하반기 입주 예정이었다. 이미 수차례 지연된 셈.

해당 단지는 당초 지난해 말 입주자 모집에 들어갈 계획이었으나 착공지연과 입주자 소득확인 관련 시행령 개정 등으로 일정이 지연된 바 있다. 더 이상의 변동사항이 없다면 이 단지가 입주·준공 1호 단지가 된다. 사업 초기 시범단지 1호로 지정된 용산구 한강로 2가 역세권 청년주택(1088가구)은 당초 2017년 말께 공급될 것으로 계획됐으나 시공사 선정 일정 등이 밀리면서 2020년께나 공급 될 예정이다.

지지부진한 서울시의 사업 진행률에 청년들은 낙담만 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5월 자체 방송 채널인 ‘천만소통! 라이브 서울’에서 “시세보다 80% 저렴한 보증금과 월세를 보장하는 정책이 있지만 설문조사 결과 홍보 부족으로 신청자 수가 저조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여기에 서울주택도시공사(SH) 블로그에는 ‘올해 입주자 모집 예정’ ‘7월 모집’ 등의 글이 올라오면서 청년과 신혼부부의 기대감을 부풀리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강변역 역세권 청년주택은 조금 미뤄지긴 했지만 8월에는 입주모집공고가 날 것”이라며 “공사는 시가 아니라 민간 사업자가 추진하다보니까 그 쪽 사정에 따라 지연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공사 지연에 따른 추가 지출은 없다”고 덧붙였다.

◇"공사지연은 핑계…공동체 의식도 발전해야"=사업지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반발도 사업 진행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역세권 주변에 원룸 형태의 임대가구가 대량으로 공급되면 일대 집값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로 최근 주민들의 집단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마포구 성산시영아파트 입주민들은 청년주택 매입 부지 앞에 “이곳에 청년주택 건설이 웬말이냐” “SH공사는 이 땅을 마포주민들의 공공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라”가 적힌 플랭카드를 내걸었다. 재건축을 준비하는 성산시영아파트 단지 옆에 청년주택을 위한 부지가 마련돼 있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재건축을 준비하는 지역 주민들 입장에선 작은 부지여도 개발에 있어 걸림돌이 될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휘경2동 PAT부지 대책위원회 주민들은 서울시의회 앞에서 청년주택 반대 시위를 벌였다. 현재 의류업체 PAT 본사 부지인 동대문구 휘경동 281-1 일원의 5663㎡ 부지에 682가구 규모의 역세권 청년주택 건설이 추진 중이다.

전문가들은 역세권 청년주택이 지지부진한 이유로 서울시의 잘못된 부지선정을 꼽았다. 사업체의 공사 지연은 핑계일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 주거취약계층과 공존하겠다는 지역 주민들의 공동체 의식도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민간 사업자의 공사 지연에 따른 입주·시공 지연은 핑계일 뿐이다”라며 “문제는 서울시가 부지선정을 제대로 못해줬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일갈했다. 이어 “지역 주민들이 청년주택을 기피시설로 생각한다는 문제도 있다”며 “지역 주민들이 주거 취약계층과 공존하겠다는 공동체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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