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특집③] 우지-레클레스-더블리프트, 돌아온 무관의 제왕들

기사승인 2019-09-14 07:00:00
- + 인쇄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쉽(롤드컵)은 꿈의 무대로 불린다. 전 세계 각 지역을 대표하는 최고의 팀과 선수들이 한 데 모여 우승컵을 다툰다. 롤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팀과 선수에겐 막대한 상금과 명예가 뒤따른다. 그간의 노력과 눈물이 결실을 맺는 무대가 바로 롤드컵이다. 

하지만 아무나 꿈의 무대를 밟을 수는 없다.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를 포함한 4대 리그에선 각각 3개 팀이, LMS 등 기타 지역은 2개 팀이 출전권을 얻는다.

가까스로 롤드컵에 진출하더라도 4강 진출 조차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오랜 기간 리그를 주름잡아 국경 너머까지 맹위를 떨치던 슈퍼스타들도 롤드컵에선 수차례 쓴잔을 들이켰다. 

특히 우지’ 지안즈하오(RNG), ‘레클레스’ 마르틴 라르손(프나틱), ‘더블리프트’ 이량 피터 펭(팀 리퀴드)은 그 누구보다 롤드컵 우승이 고픈 롤드컵 단골손님들이다. 리그를 호령하고, 국제대회에서의 굵직한 성과도 거둔 이들이지만 그간 롤드컵 우승과는 연이 없었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이 각 리그(LPL, LEC, LCS)를 대표하는 원거리 딜러라는 점이다.

▲ 롤드컵 우승만 남았다, 우지

LPL 2회 우승

2018 MSI 우승

2018 리프트 라이벌즈 우승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금메달

우지는 세계 최고의 원거리 딜러를 꼽을 때 빠짐없이 거론되는 선수다. 일부 전문가들은 ‘뱅’ 배준식, ‘데프트’ 김혁규보다 우지의 기량을 더욱 높게 평가한다. 괴물 같은 피지컬과 위치 선정,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공격성은 우지의 특출 난 강점이다. IG(인빅터스 게이밍)가 2018 롤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하기 전까지 우지는 분명히 LCK의 경계대상 1호였다.

우지가 몸을 담았다는 사실 만으로 RNG는 매해 유력한 롤드컵 우승 후보로 점쳐진다. 하지만 2013년 이후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MSI, 리프트 라이벌즈, 아시안게임 우승을 차지했지만 정작 롤드컵 왕좌에는 앉지 못한 ‘무관의 제왕’이 우지다. 

2012년 말 RNG의 전신인 로얄 클럽에서 데뷔한 우지는 2013 롤드컵에 진출해 결승까지 오르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한국의 SKT를 만나 0-3 셧아웃 패배하며 눈물을 삼켰다. 

2014 롤드컵에도 출전한 우지는 북미의 강자 TSM(팀 솔로미드)을 격파한 데 이어 8강전에서 중국의 EDG(에드워드 게이밍)와 만나 시종일관 상대 원거리 딜러 나메이를 압도하며 주목 받았다. 4강에서도 중국의 OMG(오마이갓)을 3-2로 꺾꼬 롤드컵 2회 연속 결승 진출이라는 기록을 세운다. 하지만 삼성 화이트에게 1-3으로 패하며 또 한 번 고배를 마셨다.

2016년에는 “롤드컵 결승 3회 진출 역사를 쓰고 싶다”고 공언했고 실제로 조별리그에서도 맹활약했다. 하지만 8강에서 SKT와 8강에서 만나 1-3으로 패해 대회를 마무리했다. 2017 롤드컵도 다르지 않았다. 그룹 스테이지에서부터 줄곧 좋은 경기력으로 RNG의 상승세를 이끌었지만 4강에서 만난 SKT에게 2-3 쓰라린 역전패를 당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특히 지난해 롤드컵은 우지와 RNG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데뷔 2029일 만에 LPL 우승,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며 전성기를 구가한 우지는 2018 롤드컵 우승을 정조준했다. 하지만 8강에서 만난 유럽의 복병 G2에게 2-3으로 패하며 탈락했다. 중국 리그 최초의 롤드컵 우승이라는 영광도 IG와 ‘루키’ 송의진에게 넘겨줬다.

우지는 올해도 어김없이 롤드컵 진출에 성공했다. 시즌 중간 중간 위기가 있었지만 펀플러스, IG와 함께 롤드컵 진출 티켓을 획득했다. 

▲ 내가 바로 ‘유체원’… ‘레클레스’ 마르틴 라르손

LEC 4회 우승

2018-2019 리프트 라이벌즈 우승

‘레클레스’ 마르틴 라르손은 유럽 프나틱의 프랜차이즈 원거리 딜러이자 LEC 역사상 최고의 원거리 딜러 중 한 명으로 뽑힌다. 다소 한타에서 약점이 있지만 강력한 라인전을 바탕으로 한 능동적인 스노우볼링 능력이 레클레스의 강점으로 평가된다. 

첫 출전이었던 2014 롤드컵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레클레스는 2015 롤드컵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특히 8강전에서 당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EDG를 상대로 맹활약을 펼쳤다. 2, 3세트에서 징크스를 뽑아 협곡을 지배, 3-0 깔끔한 승리를 가져갔다.

다만 4강에서 한국의 KOO 타이거즈를 0-3으로 셧아웃 패배를 당해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3년 만에 찾은 2017시즌 롤드컵에서는 플레이인 스테이지와 그룹 스테이지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팀을 8강에 올렸다. 하지만 한타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RNG에게 1-3으로 패했다.

2018 롤드컵은 레클레스의 기량이 만개한 무대였다. 레클레스와 프나틱은 조별리그 1위로 8강에 올랐고, 8강에서 만난 EDG에게 3-1로 승리하며 다시금 악몽을 안겼다. 4강에선 북미의 C9(클라우드 나인)을 3-0으로 제압하며 데뷔 후 처음으로 롤드컵 결승에 올랐다.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결승까지 레클레스가 거둔 성적은 25킬 44어시스트 6데스. 이는 롤드컵 역사상 결승에 오른 주전 선수가 기록한 최고의 KDA 수치다. 

결승에서 만난 IG에게 무기력하게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지만, 레클레스가 세계 최고의 원거리 딜러 중 하나라는 사실을 각인시킨 성공적인 여정이었다.

2019 스프링 시즌에는 다소 부진했지만 서머 시즌 들어 한타에서의 약점을 극복한 모습을 보였다. G2에게 연달아 패해 우승엔 실패했지만 이번에도 어김없이 롤드컵 진출 티켓을 얻었다.

[롤드컵 특집③] 우지-레클레스-더블리프트, 돌아온 무관의 제왕들

▲ 리그 오브 레전드 최고의 베테랑, ‘더블리프트’ 이량 피터 펭 

LCS 7회 우승

2017 리프트 라이벌즈 우승 

더블리프트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살아있는 전설과도 같은 선수다. 2011년 초부터 프로게이머 생활을 시작한 올드 게이머지만 여전히 최정상급의 기량을 보유 중이다. 

괴물 같은 피지컬을 바탕으로 경기를 이끌어가는 전형적인 하드 캐리형 원거리 딜러다. 실제로 리그와 국제 대회 포함 총 9회의 펜타킬을 기록해, 전 세계에서 펜타킬을 가장 많이 달성한 선수로도 남아있다. 자신의 피지컬을 맹신해 경기를 그르치는 일도 잦지만 슈퍼 플레이 또한 빈번히 나온다. 캐리와 스로잉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는 선수로 평가된다. 

LCS에서 최다 우승을 차지하고, 리프트 라이벌즈에서도 우승컵을 들어 올린 더블리프트지만 롤드컵에선 결승 문턱도 밟지 못했다. 혹자가 그를 혹평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처음으로 출전한 2016 시즌 롤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실패한 더블리프트는 2017 롤드컵에서 더욱 향상된 기량을 보였다. 하지만 상대의 집중 견제와 아쉬운 판단 속에 8강 진출에 실패했다. 

2018 롤드컵에서도 그룹 스테이지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탈락이 확정된 상황에서 본인의 하드 캐리로 EDG에게 불의의 일격을 날린 것은 그나마 위안이었다.

그런 더블리프트에게 2019 롤드컵은 명예회복의 기회다. 그와 TL(팀 리퀴드)은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스프링과 서머 시즌을 연달아 우승했고 MSI에서도 전 시즌 롤드컵 우승팀인 IG를 4강에서 만나 3-1로 격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특히 더블리프트는 서포터 ‘코어장전’ 조용인의 합류로 기량이 더욱 단단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