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보안법’에 다시 모인 홍콩 시위대… 코로나19에도 수천명 모여

기사승인 2020-05-25 18: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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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조현지 인턴 기자 =홍콩에서 수천명의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다. 중국의 ‘홍콩 보안법’ 제정에 반발한 시민들이 거리로 나서면서 이를 막으려는 경찰과 물리적 충돌이 생긴 것이다.

앞서 중국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홍콩 의회 대신 보안법 직접 제정에 나섰다. ‘홍콩 보안법’은 홍콩 내 외국 세력 개입, 국가 분열, 테러리즘 활동 등을 금지·처벌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홍콩 시민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홍콩 최대의 쇼핑거리 코즈웨이베이에 이날 오후 1시부터 홍콩 시민들이 모여 중국의 보안법 제정에 반발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시위대는 중국 공산단을 비난하는 팻말을 들고 ‘홍콩에 영광을’ 공식 운동가를 부르며 완차이 지역까지 행진을 시도했다. 

그러나 경찰이 도시를 봉쇄하며 시위대의 행진을 저지했다. 경찰은 최루탄, 후추스프레이, 물대포를 반복적으로 발사하며 강경 진압에 나섰다. 고무탄이 장전된 총을 겨누기도 했다.

시위대는 경찰에 맞서 벽돌, 우산, 유리병 등을 던졌다. 7시간이 넘는 대치 상황에서 여성 1명이 중태에 빠졌고 6명이 입원을 했다. 

경찰은 최소 4명의 경찰관이 부상을 당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체포된 시위대는 약 200여명에 달한다.

사회복지사 빌리 라이는 “중국이 홍콩에 부과할 악법에 항의하기 위해 오늘 나왔다”며 “우리 모두가 조금만 힘을 더해 사회에 변화를 가져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퇴직자 리키 천은 ‘홍콩 보안법’ 제정이 발표되기 전에는 이번 집회에 참석할 계획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에서 보안법을 추진한 이후 반드시 참여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이것(집회)만이 우리를 표현할 수 있는 길이다. 우리는 침묵할 수 없고 중국은 우리에게서 어떤 것도 가져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시위는 ‘강제 송환법’ 반대 시위 때 보다 참석률이 저조했다. 일부 시민들은 시위참여에 대한 두려움을 표했다. 작년 시위에도 불구하고 홍콩 공산당이 여전히 ‘강제 송환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에 대해 무력감을 느끼기도 했다.

또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8인 이상의 모임을 금지하고 있지만 이를 무시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시위대와 일반 시민의 구별이 어려워 자유가 제한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익명을 요구한 홍콩 정부의 대변인은 시위대를 ‘폭력배’라고 표현했다. 그는 성명에서 “시위대의 이런 악성 행위는 국가보안법의 필요성과 긴급성을 확인시켜줬다”고 밝혔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홍콩 보안법’이 매우 좁은 범주의 행위를 기준으로 삼았다. 도시의 반정부 반대자들을 제압하는 데만 이용될 것”이라고 반발을 잠재우기 위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일부 홍콩 민주화 운동가들은 중국 정부에 동조하는 기업체들을 보이콧 하는 등 안전한 방법으로 반대 의견을 표현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음달 4일 톈안먼 시위 기념집회도 경찰의 불허 시 대규모 집회 대신 홍콩 시내 곳곳에서 촛불을 켜는 방식으로 대체 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이번 시위 참여자들은 여전히 시위가 가장 효과적인 방안 중 하나라고 밝혔다. 미셸 정은 “우리가 고집하지 않는다면 희망을 보기 어렵다. 우리가 희망이 남아있을 것이라 주장해야한다”고 밝혔다.

hyeonzi@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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