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인터넷 마녀사냥…‘GreatKiller’ 결국 ‘개똥녀’ 신세?

기사승인 2009-02-06 00: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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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인터넷 마녀사냥…‘GreatKiller’ 결국 ‘개똥녀’ 신세?


[쿠키 사회]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던 연쇄살인 피의자 강호순 팬카페의 운영자인 ‘GreatKiller’의 신상정보가 네티즌들에 의해 파헤쳐진 것은 물론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고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또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이런 잘못된 행동에 질타를 가하기보다는 노골적인 비난과 확산을 부추기는 반응으로 일관하면서 자칫 또 다른 ‘인터넷 마녀사냥’이 시작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퍼지고 있는 ‘GreatKiller’의 신상정보는 단순한 장난 수준을 넘어선다. 인터넷 각종 게시판을 통해 그의 실명과 나이, 재학중인 학교, 번지수까지 언급된 구체적인 집주소까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현재 ‘GreatKiller’는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중인 17세 남학생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 일부 네티즌들은 그의 것으로 추정된다며 미니홈피 주소까지 알아내 공개했지만 곧 해당 미니홈피 운영자가 자신이 아니라고 밝히는 등 어처구니 없는 소동마저 빚고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네티즌들의 반응이다. 이유를 불문하고 특정 인물의 개인정보를 알아내 집단적으로 공격에 나서는 것은 분명히 금지돼야 할 행동임을 주장하는 네티즌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연쇄살인 피의자를 옹호했던 팬카페 운영자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준엄한 지적은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정보를 접한 네티즌들은 대부분 “완전히 작살을 내버리자”, “꼭 퍼뜨려달라” 등 노골적으로 ‘마녀사냥’에 나서고 있다. 또 일부 네티즌들은 “그 녀석이 사는 지역에서 싸움을 잘하는 사람이 있다면 꼭 찾아가서 죽여달라”며 극한 발언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사회적 비난을 일으킨 네티즌이 등장할 때마다 개인정보를 알아내 공개하는 악습은 어김없이 되풀이돼 왔다.

지난 2005년 서울 지하철 2호선에서 자신의 애완견을 치우지 않고 내린 사진이 공개돼 비난을 샀던 ‘개똥녀’가 대표적인 예다. 당시 네티즌들은 이 여성의 사진을 공개적으로 유포해 신원을 알아내기 위해 조직적으로 행동하기도 했고, 이 여성의 홈페이지로 오해를 산 미니홈피에는 네티즌들의 욕설이 이어졌다.

또 지난해 5월 촛불집회 진압에 나선 한 현역 전경이 자신의 미니홈피에 ‘집회에 나온 사람들을 방패로 제대로 찍어주겠다’고 올린 글이 한 네티즌에 의해 다음 아고라에 공개됐고, 이내 구체적인 개인정보까지 공개되며 이 전경은 인터넷에 사과문까지 올리기도 했다.

이후 전문가들은 아무리 물의를 일으켰더라도 구체적인 신상정보까지 공개해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만드는 것 또한 범죄를 저지르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네티즌들의 이성적인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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