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의 빈틈 뚫은 한국형 도시민박 플랫폼

김지방 / 기사승인 : 2021-11-16 06: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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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여행이다 - 차세대 리더에게 듣다] ④ 조산구 위홈 대표
공유숙박 이어 도시민박 wehome 창업
코로나 팬데믹 속 '안전격리 숙소' 각광
규제샌드박스로 2021년 대약진

코로나19로 여행이 우리를 떠났다. 오랫동안 여행은 금기어였다. 위드코로나를 앞두고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암담한 시간 속에서도 더 나은 여행을 꿈꾸며 묵묵히 내일의 여행을 기획했던 이들이 있다.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바꾼 여행업계 차세대 리더들을 만나보았다.

 
조산구 위홈 대표는 에어비앤비 모델의 한국형 도시민박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조산구 위홈 대표는 관광스타트업계의 중고 신인이다. KT와 LG유플러스에서 상무로 일하며 신사업을 관할하던 그는 2012년 초 돌연 사표를 내고 공유숙박 플랫폼인 ‘코자자’를 시작했다. 에어비앤비와 비슷한 모형이었는데 한옥 게스트하우스에 주목했다. 거대 플랫폼에 밀려 성과는 그리 좋지 못했다.

고전하던 그가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게 된 것은 규제샌드박스(기업이 새로운 제품이나 기술, 서비스 등을 출시할 때 정부가 일정한 기간 동안 기존의 규제를 면제하거나 유예하는 제도)로 외국인 관광객 도시민박이 특례를 적용받으면서 부터다. 기존 도시민박은 외국인 아닌 내국인 이용이 불법이었는데 위홈 등록 숙소에 한해 2년 동안 유예를 해주기로 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관광객이 줄면서 초기에는 힘들었지만 ‘안전 자가격리 숙소’로 인정받으면서 이용자가 폭주했다. 에어비앤비라는 글로벌 강자에 밀려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던 위홈에게 2021년은 도약의 계기를 마련한 해였다. 최고 매출 최고 호스트 등록 기록을 연거푸 갈아치우고 있다. 한국형 공유숙박 플랫폼 외길을 걷고 있는 조산구 대표를 만나보았다.

위홈 홈페이지. 자가격리 숙소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기업 임원 출신으로 관광스타트업에 도전했다. 왜 이 스타트업을 해야한다고 생각했나?

“오프라인에서 벌어졌던 일이 모바일에서 똑같이 벌어질 것으로 생각했다. 키워드가 뭘까 생각해보니 오프라인의 온라인화였다. 거대한 기회를 잡아보겠다고 생각했다. 온라인의 페이스북처럼 오프라인에서 모든 것을 공유하는 코자자 플랫폼을 상상했다. 외래 관광객 숙소 부족 문제가 부각되기도 했던 시점이었다. 대기업의 인프라와 인적 자원도 중요했지만 이런 흐름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와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코자자가 위홈의 모태다. 코자자 모형을 설명해 달라.

“에어비앤비와 똑같다. 게스트하우스가 북촌 한옥에서 시작되었던 시점이다. 공유숙박을 시작한다면 공유해야 할 가치가 한옥의 우수성이라고 생각했다. 전략적으로 차별화 포인트가 필요해서 한옥에 집중했다. 규제 이슈도 있었다. 2011년 말 정비된 외국인 도시 민박 관련 법에서, 한옥에서만 내국인 가능하도록 했다.”

-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고생을 너무 많이 했다. 경제적으로 힘들었다. 있는 돈 없는 돈 다 투자를 했으니까. 가족들이 많이 힘들어했다. 아이들 학비도 제대로 못주었다. 그만큼 확신이 있었다. 흐름에 대한 자신감도 있었고, 그 누구보다 열심히 했고, 미국에서도 스타트업을 두 번 해서 경험도 많은 편이었다. 하지만 사업이라는 것은 신이 축복을 하느냐 안 하느냐가 결정하는 것이었다. 투자자들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정말 힘들었다.”

-힘들게 사업하면서 주변의 신뢰도 많이 잃었을 것 같다.

“워낙 오랫동안 똑같은 얘기를 똑같은 사람이 해와서 식상할 것이다. 미래를 너무 빨리 본 것이 거짓말을 한 것이 되었다. 제대로 된 시장이 될 때까지 10년이 걸렸다. 처음에는 신선하게 받아들였지만 규제에 묶이면서 신뢰를 잃었다. 다들 왜 공유 숙박에 집착하냐고 했다. 고생스럽지만 그 길이 몰려오고 있는데, 외면할 수 없었다. 지금 생각하니 바보스러웠다. 나름 깨달음도 었었다.”

-어떤 깨달음인가?

“규제가 있는 곳에서는 사업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너무 미래 지향적이어서도 안 된다. 사업은 돈을 버는 것이지 논문 쓰는 것이 아니니까. 열심히 하고 현명하게 예측하고 잘하는 것은 기본이고 때와 운이 따라야 한다. 한국은 적극적으로 막는 구조인데 너무 무모하게 뛰어들었다. 2011년부터 공유숙박 관련 규제는 한 줄도 안 바뀌었다. 규제샌드박스가 2019년 11월27일 통과했는데, 제한적으로 하니까 가능했다.”

위홈은 에어비앤비 같은 도시민박 모델이지만 국내 기업에 차별적인 규제로 출범 초기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규제에도 에어비앤비는 한국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공유숙박은 트로이의 목마다. 기존 기업들이 에어비앤비를 따라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원래 숙박 중계업은 정형화된 숙소를 가지고 하는 것인데 하는데, 정형화되지도 않고, 운영자도 전문가가 아닌 상황에서 중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들 안 된다고 생각했던 모델이다. 에어비앤비가 가능했던 이유는 신뢰의 플랫폼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경험해 보면서 신뢰가 생겨 계속 이용하게 된다. 다른 게임을 해서 독보적인 존재가 되었다.”

-에어비앤비와의 경쟁은 계란으로 바위치기 아닌가?

“에어비앤비는 130조 규모의 회사인데, 2등이 없다. 회사 가치는 매리어트 힐튼 하얏트 등 대형 호텔 체인 5개를 합한 가치와 비슷하다. 이런 에어비앤비와 맞장 뜨려고 하는 곳은 위홈이 거의 유일하다. 일본의 라쿠텐이 하는 라이플스테이, 중국의 투지아가 있지만 다른 모형이다. 위홈은 에어비앤비와 똑같은 모델로 진행해왔다. 다행히 에어비앤비는 한국이 메인 시장이 아니다. 계속 승부를 걸어볼 생각이다.”

 -기존 공유숙박 중 가장 위협이 되는 곳은 에어비앤비일텐데 숙박업중앙회가 이에 대해서는 별 얘기를 안 하는 것 같다.

“미스테리다. 가장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숙박업중앙회 회원들이다. 그런데 숙박업중앙회는 공유숙박 규제샌드박스에는 반대하면서 에어비엔비에 대해서는 아무런 반대를 안 하고 있다. 공유숙박은 숙박업중앙회 회원들의 돌파구이기도 하다. 공유숙박 플랫폼은 일반 숙소만 아니라 기존 숙박업소도 등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공유숙박 규정의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불공평한 경쟁이다. 우리는 깨알 같은 규제 하에서 사업을 한다. 에어비앤비는 별다른 제한 없이 그냥 사업을 한다. 안으로 좀더 들어가면 역차별 이슈가 있다. 주권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호스트나 게스트가 자기도 모르게 불법 숙박을 하게 만드는 구조의 문제도 있다.”

쿠팡과 마케팅 제휴를 한 위홈.


-자국 플랫폼에 보호주의 정책을 펴는 중국 정부라면 어땠을 것 같은가?

“최소한 역차별은 안 했을 것이다. 디디츄싱을 전략적으로 국가에서 밀 때 우버를 쫓아내는데 중국정부 역할이 컸다. 상하이시의 경우 디디츄싱에만 특례를 주었다. 또 정부 펀드가 투자를 해주었다. 우버는 시장 지배자였지만 디디츄싱과 합병하고 일부 지분만 받고 나왔다. 혁신의 씨앗을 외국 기업이 뿌리도록 하고 자국 기업이 이를 수용하도록 했다.”

-이번 규제샌드박스의 특례를 간단히 소개해 달라.

“특례로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을 하는 사람이 내국인도 180일 동안 받을 수 있다. 도시민박업에 등록이 안 된 사람이 신청해도 ‘서울 지하철에서 1km 이내, 일정 규모 이내’라는 조건을 만족하면 등록증을 주고 합법적으로 180일까지 영업하게 한다.”

-이 특례가 효과가 있었나?

“규제샌드박스 특례가 결정되고 런칭하기까지 너무나 힘들었다. 호스트들 보험을 가입해야 한다는 요구 때문이었다. 시장이 없으니 가입할 보험이 있을 수 없다. 보험사들에게 부탁을 해도 안 되었다. 3~4개월 미뤄졌다. 결국 보험을 들 수 없는 예외조항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이 규제샌드박스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나?

“2020년 7월15일 내국인을 허용하는 첫 도시민박이 시작되었다. 지금까지 누적 거래액이 30억원을 넘었고 호스트도 500명에 도달했다. 10년 동안 해온 것을 단번에 초월했다. 올해 5월에 코로나가 극성일 때 매출이 급증했다. 합법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위홈을 이용했다. 월 거래액이 5억원을 돌파하기도 하고 한 달에 5000박을 넘어서기도 했다. 눈앞의 이익만 보지 않았던 것이 통했다. 쿠팡과 마케팅 제휴를 하고 있다. 앞으로 아고다 등 글로벌 체인을 통해서도 노출할 것이다. 시리즈A 신규 투자도 유치하고 있다.”

-눈앞의 이익만 보지 않았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규제샌드박스 기간이 2년이라 천천히 하려고 했는데 호스트들에게서 연락이 왔다. 불법으로 영업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도시민박은 외국인 없이 합법적으로 운영할 수 없었다.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규제샌드박스여서 고민이 되었다. 시장도 없는데 특례기간을 소진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호스트들 심정을 헤아리자는 생각에서 빨리 시작했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았던 ‘안전 자가격리 시장’이 갑자기 생겼다.”

 -특례 기간이 얼마 안 남았다.

“내년 7월14일까지가 1차 시안이다. 2차는 심사해서 진행될 예정인데 특례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제도화는 요원하다. 현실을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 정부의 시각은 빈방 있으니까 집을 공유한다, 라는 것으로 본다. 하지만 손님을 제대로 받으려면 인테리어도 하고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 이렇게 투자를 하는데 180일만 하면 수지가 안 맞는다. 법을 만든다는 것은 제도권에서 활성화시키겠다는 것인데, 현실을 반영해서 제도를 만들었으면 한다.”

조산구 위홈 대표는 도시형 민박이 긴 거주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케어스테이’를 새로 시작한다고 하는데 어떤 개념인가?

“서울은 상급 병원 기준으로 1만8000개의 병상을 가지고 있다. 장기 외래 치료가 필요한 환자나 수발하는 가족들은 병원 근처 숙소가 필요하다. 실재로 병원에서 근처 숙소 정보를 알려주기도 한다. 병원 근처의 주택을 합법적으로 등록시킨 숙소가 ‘케어스테이’다. 병원에서 니즈가 있어서 병원에서 마케팅을 해준다. 외국에서 의료관광을 오는 경우에도 수요가 있다.”

-공유경제협회를 만들었다. 어떤 의도였나?

“ESG, 즉 사회적 가치, 환경적 가치, 공공적 가치가 조명받는 시대가 되었다. 공유와 참여와 오픈의 경험을 나누는 단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공유경제는 코로나로 사람들 인식이 바뀐 상태에서 구체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새로운 경제 모델이자 생활 방식이라고 본다. 당근마켓이 전형적인 공유경제 모델이다. 경제적 위기가 왔을 때 효율성이 중시되는데, 이 때 공유경제 효과가 증명된다.”

-공유숙박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 것 같은가?

“공유숙박은 거주를 파는 일로 확장되고 있다. 숙박 기간이 점점 더 길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호텔형 오피스텔이다. 호텔 서비스를 받으면서 거주하는 것이다. 이제 거주의 문제도 공유숙박으로 해결할 수 있는 셈이다. 부동산은 물리적 집을 거래하는 일인데, 우리는 거주를 거래하는 일을 도모하려고 한다.”

-미래의 숙박은 어떻게 변할 것으로 보는가?

“집의 정의가 달라졌다. 재택할 때는 사무실이기도 하고 넷플릭스 영화관이기 되기도 한다. 다양한 형태의 세컨드 하우스를 상상할 수 있다. 생활 숙박으로서의 ‘두 번째 집’, 이 시장이 의외로 크다.”

-코로나19 이후 계획은?

“한류의 폭발로 ‘코로나 이후 가고 싶은 여행지’로 서울이 상위권에 들어간다. 외국 관광객 증가가 예상되고 있는데 중소 호텔은 문을 닫은 상황이다. 관광객 숙소 부족 문제가 예견된다. 위홈은 공유숙박 특례를 통해 이 문제를 빠르고 효과적으로 풀 수 있다. 로컬 사업자로서 차별화된 서비스로 승부하려고 한다.”

고재열 여행감독 gosisain@gmail.com


① 여행업계 앙팡테리블, 코로나 넘어 글로벌 슈퍼앱에 도전 -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

② 관광기업 뭉쳐서 코로나19 극복시킨 여행업계 산증인 - 이영근 한국스마트관광협회 회장

③ 세계적인 모빌리티 플랫폼의 빈틈을 찾다 - 최민석 무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