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 같은 회사 아닌가요 [알경]

기사승인 2022-01-19 07: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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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 같은 회사 아닌가요 [알경]
지난 11일 오후 3시46분경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이던 아파트 한 개 동 23∼38층 일부가 붕괴하면서 내려앉아 1명이 다치고 공사 작업자 6명이 실종됐다. 실종자 중 1명은 지난 14일 지하 1층에서 사망한 상태로 수습됐으며 남은 5명을 찾기 위한 수색이 진행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HDC현대산업개발이 전국민적 질타를 받고 있습니다. 광주 서구에서 시공 중인 아파트의 외벽이 무너져 내리면서 근로자 6명이 실종되는 사고가 벌어졌기 때문인데요. 실종자 1명은 최근 사망한 상태로 수습됐으며 남은 5명을 찾기 위한 수색이 현재 진행 중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보다 앞선 지난해 6월에는 학동에서 철거 중이던 건축물이 무너지면서 버스를 덮쳐 시민 9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나기도 했습니다.

동시에 현대건설이 때 아닌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온라인 상에서는 “현대건설이 이번에도 또 붕괴사고를 냈다” “1군 건설사인 현대건설이 어떻게 이럴 수 있나” 등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현대건설이 이번 사고를 낸 HDC현대산업개발과 같은 회사라고 생각해서일까요? 두 건설사 모두 현대그룹이라는 한 뿌리에서 시작되긴 했지만 현재로썬 엄연히 다른 회사입니다. 이번 [알경]에서는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의 차이점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 같은 회사 아닌가요 [알경]
HDC현대산업개발 사옥. 사진=HDC현대산업개발

간단히 알아보자 - ‘아파트 브랜드가 다르다!’


가장 쉽게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아파트 브랜드를 비교해 보는 것입니다. 주변을 돌아다니다보면 아파트마다 붙어있는 이름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대한민국의 건설사들은 저마다 자사를 대표하는 아파트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면 삼성물산 ‘래미안’, GS건설 ‘자이’, 롯데건설 ‘롯데캐슬, 대우건설 ’푸르지오‘ 등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현대그룹의 두 건설사인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도 각자의 아파트 브랜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현대건설은 ‘힐스테이트’와 ‘디에이치’,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이파크’입니다. 참고로 이번 붕괴사고가 일어난 광주 서구의 아파트의 정식 명칭은 ‘화정 아이파크’입니다. 앞으로는 힐스테이트라는 브랜드를 쓰는 건설사는 현대건설, 아이파크라는 브랜드를 쓰는 건설사는 HDC현대산업개발이라고 보시면 되겠죠? 

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 같은 회사 아닌가요 [알경]
현대건설 사옥. 사진=현대건설

자세히 알아보기 - ‘서로 분리된 이유는?’


분리 이전에는 현대건설이라는 이름의 같은 회사였습니다. 당시엔 특별한 브랜드명 없이 ‘현대(現代) 아파트’라는 이름으로 아파트를 지었습니다. 이때 건설된 많은 아파트들이 현대아파트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유명한 압구정 현대아파트가 있습니다.

그랬던 두 건설사는 어떻게 분리되었을까요? 이를 알기 위해서는 지배구조를 살펴봐야 합니다. 과거 현대그룹 고(故) 정주영 회장은 건설을 시작으로 현대그룹을 키워갔습니다. 시간이 흘러 2000년 정주영 회장 아들 간에 현대그룹의 경영권 승계 다툼이 일어납니다. 이른바 ‘왕자의 난’이라고 불리는데요. 당시 정주영 회장의 차남 정몽구와 5남 정몽헌이 현대그룹의 패권을 놓고 다툼을 벌였습니다. 결국 고(故) 정몽헌이 단독 회장으로 추대됐습니다. 그는 현대건설을 비롯해 현대아산, 현대상선, 현대증권 등 건설·상선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회장 자리를 놓친 정몽구는 현대자동차그룹(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현대서비스 등)만을 챙겨서 독립해 나왔습니다. 이후 그는 철강 당진공장 인수, 현대제철 출범, 일관제철소 준공, 현대건설 인수 등을 통해 재계 2위로 성장하게 되는데요. 이때 현대건설은 정몽헌 회장으로부터 정몽구 회장의 품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2020년 그는 아들 정의선에게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자리를 넘기고 명예회장으로 물러났습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1999년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되어 나온 회사로 현재 HDC그룹 소속입니다. 현대그룹 ‘왕자의 난’이 있기 이전에 정주영 회장의 동생 정세영 회장이 현대자동차그룹을 정몽구에게 넘겨주면서 본인의 몫으로 받은 것이 현대산업개발이었습니다. 정세영 회장이 타계한 후에는 그의 아들 정몽규 회장이 대를 이어 운영하고 있는 회사로 지금으로서는 완전히 독자노선을 타고 있는 별개의 회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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