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투업, 터널의 끝 보나…증가세 ‘심상치 않네’

누적대출금액 12조965억원…전년동기 대비 2조7115억원 증가
중·저신용자 대상 ‘대안금융’ 각광…연체율 증가는 ‘우려’

기사승인 2022-04-27 0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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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투업, 터널의 끝 보나…증가세 ‘심상치 않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온투업)의 성장세가 매섭다. 1금융에 속하는 시중은행들마저 가계대출 증가세가 감소하는 가운데 온투업의 대출규모가 성장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처럼 온투업의 성장세가 가속화된 것은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하다 보니 대출수요가 몰려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온투업 정보제공서비스 ‘온투NOW’에 따르면 26일 기준 전체 온투업체들의 누적 대출금액은 12조965억원으로 집계됐다. 해당 수치는 전년동기(9조3850억원) 대비 2조7115억원 증가한 수치다. 같은기간 대출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조2199억원을 기록했다. 대출잔액은 등록업체가 최초로 등장한 지난해 6월 1조2727억원에서 12월 1조900억원까지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2022년부터 증가세로 전환, 4월 1조2199억원으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온투업체들은 이전에는 ‘P2P금융’이라고 불렸다. 지난 2020년 8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온투업법)이 시행되면서 기존 P2P금융업을 영위하려는 회사는 등록요건을 갖춰 금융위에 등록하도록 의무화됐다. 이에 따라 P2P금융사들은 온투업 등록 이전까지 신규 상품 판매를 중단하면서 업권의 성장이 멈췄다.

이후 8퍼센트·렌딧·피플펀드가 처음으로 금융위에 등록인가를 받으면서 본격적인 영업이 시작됐다. 4월 기준 금융위에 정식으로 등록된 온투업체들은 총 44개사다.

온투업, 터널의 끝 보나…증가세 ‘심상치 않네’
온투NOW 홈페이지 캡쳐

온투업체들의 성장은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대출이 큰 기여를 했다. 대표적으로 개인신용대출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피플펀드·8퍼센트가 큰 성장세를 보였다. 피플펀드는 올해 1분기 기준 1707억6000만원 규모의 신규대출을 취급하며 전분기 대비 322%, 전년동기 대비 423% 성장했다. 피플펀드는 개인 신용대출을 취급하는 11개 온투업체 중 개인 신용대출 부문 시장점유율이 69.6%로 1위를 차지했다.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대출을 취급하는 8퍼센트 역시 1분기 신규 대출 취급규모가 전년동기 대비 640% 증가하며 누적 취급액 4526억원을 기록했다. 

온투업체들의 개인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5%에서 20%까지, 주택담보대출은 7%~10%로 형성됐다. 1금융에 해당하는 시중은행들보다는 금리가 높지만 2금융권인 상호금융권과 비슷하거나 저축은행·카드사보다 낮다. 시중은행에서 대출이 어려운 중·저신용자들에게는 2금융권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대안금융’으로서 각광받고 있는 것.

또한 주담대 부문에서 온투업체들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의 규제를 받고 있지 않아 기존에 대출이 있는 차주도 신용도와 소득 수준에 따라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부분도 장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대출증가세가 가파른 만큼 연체율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6월 기준 5.19%던 평균 연체율은 대출규모가 감소하면서 9월 3.60%p를 기록했다. 하지만 대출이 증가하기 시작한 현재 5.51%로 다시 상승했다.

연체율이 늘어나면서 온투업체들은 ‘권원보험’ 가입을 통해 안전성을 갖추겠다는 방침이다. 권원보험은 아파트담보채권의 권리에 미보고된 선순위 대출, 사기 의심 징후 등 예상치 못한 권리 이슈가 발생하면 아파트담보채권투자(아담투) 상품의 투자 원금을 보전해주는 보험상품이다.

온투업체 관계자는 “가계대출 규제과 금리 인상이 동시에 겹치며 기존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중·저신용자 고객을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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