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점서 현대미술 즐겨요…서래마을 노란 집 [가봤더니]

신세계까사, 공간체험형 매장 리뉴얼 오픈
영국 현대미술가 리차드 우즈 콜라보
“단순 가구 판매 매장이 아닌 문화 예술의 공간”

기사승인 2022-10-27 06: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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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점서 현대미술 즐겨요…서래마을 노란 집 [가봤더니]
신세계까사 서래마을점 4층에 위치한 전시장. 사진=안세진 기자

가을 성수기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가구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이사와 혼인 수요도 줄고 있어서다. 이에 신세계그룹의 리빙&라이프스타일 기업 신세계까사는 유명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을 리뉴얼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공간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기존 가구 판매에만 목적을 뒀던 매장에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매장으로의 변화가 가구업계 불황에 있어 새로운 타개책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7월 주택 매매 거래량은 34만 986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6% 감소했다. 수도권은 더욱 심각하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이 지난해보다 56% 줄어 지방(-36%)보다 감소 폭이 컸다. 부동산 거래절벽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금리가 가파르게 인상하면서 대출이 어려워져 아파트나 주택을 구매하려는 이들이 대폭 줄었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가구업계 특성상 아무래도 부동산 경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아무래도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까 이사와 혼수철인 가을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비해 타격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더군다나 원자재 가격도 상승하면서 여러모로 악재가 겹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고 토로했다.

가구점서 현대미술 즐겨요…서래마을 노란 집 [가봤더니]
영국 현대 미술가 리처드 우즈의 홀리데이 홈 작품이 신세계까사 외관을 장식하고 있다. 사진=안세진 기자

하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 가구업계는 위기 극복을 위해 적극 대응해 나가고 있다. 오늘(26일) 새롭게 오픈한 신세계그룹의 리빙&라이프스타일 기업 신세계까사 서래마을점은 매장 리뉴얼을 그 타개책으로 삼았다. 쿠키뉴스가 이날 오전 소비자와의 첫 만남을 준비하고 있는 신세계까사 서래마을점을 찾았다.

도착하자마자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바로 외관이다. 밝고 쨍한 ‘노란 집’이 나무들 사이로 빼꼼 고개를 내밀고 있다. 매장 방문객이 아니더라도 근처를 지나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만한 크기와 색감이다. 이번 매장 개선은 신세계까사의 ‘공간 혁신’ 프로젝트 중 하나다. 단순 가구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매장에 그치지 않고 유명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소비자들의 공간 체험을 극대화하고자 한다. 

첫 번째 작가는 바로 영국 현대 미술가 리차드 우즈다. 매장 외관의 노란 집은 그의 작품으로 작품명은 ‘홀리데이 홈’이다. 그는 우리의 삶의 터전이 되는 ‘집’을 형상화한 구조물 등 다양한 작품을 공공미술 형태로 전개하며 일상의 익숙한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예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태양이 떠오르면서 그의 노란 집을 비추자 주말 오전 집 안에 내리쬐는 따스한 햇살이 슬그머니 떠오른다. 따스한 이미지를 가지고 매장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가구점서 현대미술 즐겨요…서래마을 노란 집 [가봤더니]
신세계까사 까사미아 서래마을점 내부 전경. 사진=안세진 기자
가구점서 현대미술 즐겨요…서래마을 노란 집 [가봤더니]
신세계까사 서래마을점 1.5층에 새롭게 조성한 에스프레소 라운지. 사진=안세진 기자

매장 안으로 들어서자 깔끔하게 정돈된 소품샵이 나타났다. 벌써부터 연말 파티를 떠오르게 하는 아기자기한 소품들부터 분위기 있는 프리미엄 조명들도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신세계까사는 총 4개 층으로 구성돼 있다. 중앙에 자리한 계단으로 인해 4개 층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매장 공간감은 더욱 극대화된다. 일반 신세계까사 매장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넓고 쾌적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리처드 우즈의 작품은 내부에도 곳곳에 자리해 있었는데 그의 쨍한 색상의 큼직한 작품들은 매장을 더욱 역동적이게 만들고 있었다.

엘리베이터가 있지만 공간을 느끼기 위해 자연스럽게 계단을 따라 윗층으로 올라갔다. 1.5층에 새롭게 조성한 에스프레소 라운지는 압구정점에 이어 이탈리아 정통 에스프레소 전문점 ‘오우야’가 입점해 있었다. 2층과 3층에서는 ‘라메종’, ‘디자이너스 컬렉션’ 등 신세계까사의 디자인 특화 라인으로 연출한 특별 쇼룸을 선보인다. 올해로 40주년을 맞은 신세계까사는 11월말까지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가구들이 기본적으로 20~40%까지 할인이 적용돼 있었고, 일부 제품은 60~70%까지 할인 폭이 컸다. 또 이날 현장에는 신세계까사가 독점 수입한 스웨덴 침대 브랜드인 ‘까르페디엠 베드’도 전시돼 있었다. 해당 제품은 2주간 전시될 예정이다. 

가구점서 현대미술 즐겨요…서래마을 노란 집 [가봤더니]
영국 현대 미술가 리처드 우즈의 작품이 내부 공간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사진=안세진 기자
가구점서 현대미술 즐겨요…서래마을 노란 집 [가봤더니]
신세계까사 서래마을점 맞은편에 위치한 도시형 생활주택 아파트가 보인다. 사진=안세진 기자

4층에는 리처드 우즈의 작품들로 전시돼 있었다. ‘빅 가든’이라는 컨셉에 맞게 벽면 곳곳은 그의 커다란 꽃송이들로 가득했다. 일부 벽면은 여러 꽃송이들을 모아놓아서 마치 만개한 정원의 모습을 닮아있었다. 신세계까사는 이번을 시작으로 앞으로 세계적인 건축가, 디자이너, 아티스트들의 작품들을 순차적으로 전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세계까사 관계자는 “단순히 가구를 전시하고 판매하는 공간이 아닌, 문화와 예술을 매개체로 고객과 교류하고 영감을 주고받는 아트살롱 형식의 매장을 만들고자 했다”며 “서래마을점은 지역의 랜드마크를 넘어 고객의 일상과 마음속에 예술의 흔적을 새길 아트마크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커다란 통창으로 건너편 아파트가 보였다.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만들어져 일반 아파트와 다른 외관이 마치 리처드 우즈 작품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는 것 같았다. 단지명은 더샵 반포리버파크다. 지난해 강남권 최고 분양가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해당 아파트의 현재 입주율은 20%에 불과하고 잔금을 치르지 못한 가구가 전체 약 40%에 달한다고 한다. 역전세난으로 예비 입주자들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잔금을 못 치르며 입주 지연과 계약 취소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됐기는 됐나보다. 이번 신세계까사의 리뉴얼 매장이 가구업계 불황에 있어 새로운 타개책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