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철규 유력설·野 박찬대 추대…‘尹·李’ 원대 대리전 예고

이철규 유력설 의견 분분…야당 대응 vs 정치 책임
최요한 “대통령 의중 담겼을 것…찐윤과 찐명 극단 대치”

기사승인 2024-04-30 17: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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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이철규 유력설·野 박찬대 추대…‘尹·李’ 원대 대리전 예고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 쿠키뉴스 자료사진

국민의힘 원내대표 후보 등록을 하루 앞두고 ‘이철규 유력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총선 패배 직후 지도부에 대한 정치적 부담으로 당내 중진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에서 ‘찐명’(진짜 이재명계)인 박찬대 의원이 나서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정국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3선으로 원내대표 후보군에 포함된 김성원 의원은 30일 국회에서 “많은 분과 상의해봤다. 원내대표는 더 훌륭한 분이 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원내대표 선거에 나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난 28일에는 4선 김도읍 의원이 공지를 통해 원내대표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다른 후보군인 박대출·성일종·추경호 등도 불출마로 가닥을 잡아가는 분위기다. 원내대표 등록을 코앞에 두고 별다른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당내 중진들이 원내대표에 대해 고심하는 이유로 총선 패배 첫 지도부의 정치적 부담감과 윤심(尹心) 문제 등이 꼽혔다. 후보 등록 전날까지도 공식 출마를 선언한 의원은 없는 상태다.

친윤계인 이 의원과 친명계 박 의원이 양당의 원내대표가 되면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리전 양상이 돼 대치가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당정과 야당이 각종 현안에서 대립하는 만큼 협치도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전날 영수회담에서 의료개혁을 제외한 △민생회복지원금 △이태원특별법 △채 상병 특검법 △전세사기특별법 등 10여가지 사안에서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與 이철규 유력설·野 박찬대 추대…‘尹·李’ 원대 대리전 예고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 쿠키뉴스 자료사진

국민의힘 내에서도 이 의원의 원내대표 유력설을 두고 단일대오와 총선패배 책임을 두고 갑론을박(甲論乙駁)이 벌어졌다. 여소야대 정국이 이어지는 만큼 당정 소통을 원활히 할 인물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총선패배의 원인이 있는 만큼 당을 이끌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대립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민주당에서 소위 찐명이라고 불리는 박 의원이 추대형식으로 원내대표 후보로 나섰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찐윤(진짜 윤석열계)으로 불리는 이 의원을 원내대표로 꼽은 것”이라며 “총선 패배 직후 첫 원내대표가 정치적으로 비판을 감수해야 하는 ‘독배’라는 점도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쇄신과 총선 패배 등의 지적도 있지만 강 대 강 국면에서 각자 당을 지킬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며 “여소야대 상황에서 당정 소통을 책임질 인물을 선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들러리를 내세워 원내대표를 노리고 있냐. 주축이 영남인데 영남을 배제하고 정당이 되겠냐”며 “초짜를 내세워 선거를 망치더니 패장(敗將)을 내세워 또 망쳐야 하겠냐”고 반문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이 의원은 원내대표 선거에서 불출마를 선언할 것을 촉구한다. 국민이 우리를 매섭게 지켜보고 있다”며 “지금은 반성과 성찰, 염치, 책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선거에서 국민에게 엄중한 경고를 받았다. 개헌저지선 의석도 도달하지 못할 수 있다는 살 떨리는 분위기에서 간신히 살아남았다”며 “더는 민심을 등지고 지탄받을 길을 일부러 골라가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전문가는 이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 22대 국회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강 대 강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철규 유력설’은 대통령이 당 장악력을 원한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사안이라는 설명이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이 의원이 원내대표로 유력하다는 배경에는 대통령의 의중이 담겼을 수밖에 없다. 이를 통해 친윤 세력의 확대를 꾀하는 것”이라며 “22대 총선을 패배한 상황에서 이 의원의 등장은 당내 반발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다른 원내대표 후보가 나오지 못하는 배경에 대통령실의 눈치를 보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며 “찐명과 찐윤 원내대표가 격돌하는 만큼 강 대 강 대치는 피할 수 없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대리전 양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