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막판 총선 유세 ‘상대 심판론’…“범죄심판” vs “정권심판”

한동훈 “범죄자에게 국가 넘길 수 없어”
이재명 “국정 실패에 경고장 줘야”…조국 “尹 검찰독재 심판”
“네거티브 구호, 지지층 결집용…22대 총선 특히 더 심해”

기사승인 2024-04-10 06: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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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막판 총선 유세 ‘상대 심판론’…“범죄심판” vs “정권심판”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왼쪽부터)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 그래픽=이승렬 디자이너 

여야가 22대 총선을 하루 앞둔 피날레 유세에서 네거티브를 앞세워 상대 심판론을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범죄심판론’을 이어갔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정부·여당 심판론’을 외쳤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총선에 정책보다는 네거티브 주장이 유독 심각하다고 봤다.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은 9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국민의힘으로 대한민국살리기’ 총력 유세에서 갈라진 목소리로 유권자의 지지를 호소했다. 청계광장을 꽉 메운 지지자들은 한동훈을 연호했다.

한 총괄선대위원장은 “민주당이 샴페인을 터뜨리면서 조롱하듯이 말하는 200석이 만들 혼돈과 퇴행을 생각해달라”며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위대한 나라를 범죄자들에게 넘겨주기에 너무 아깝지 않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느 당을 뽑은 사람이든 다 같이 잘 사는 나라로 만들겠다. 지난 백일 간 정부·여당에 대해 잘못을 지적하면 바로 바꾸고 바로 잡았다”며 “국민의힘에 힘을 준다면 약속을 그 이상으로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총괄선대위원장은 한 표 한 표가 소중하다며 투표장을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후진 사람과 정책 말고 멋진 사람들의 정치를 보이자”며 “투표장에서 여러분의 한 표로 나라를 구해달라. 그 표가 아이와 청년들의 미래”라고 전했다. 이어 “유권자의 한 표는 곧 주권자 국민의 상징이자 헌법 그 자체”라며 “먼 훗날 투표하지 않아서 나라를 망쳤다고 후회하지 않아야 한다. 4·10 총선에 나라를 구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여야, 막판 총선 유세 ‘상대 심판론’…“범죄심판” vs “정권심판”
총선을 하루 앞둔 9일 국민의힘 피날레유세에 참석하기 위해 유권자들이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 모여있다. 사진 =임현범 기자

민주당도 총선 전날 피날레 유세를 용산역 광장에서 전개했다. 이재명 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정부·여당 심판론을 주장했다. 피날레 유세 지역으로 용산구를 택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이 있는 곳에서 ‘정부·여당 심판론’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이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내일은 그간 2년의 국정에 대해 명확히 평가하고 주인으로서 권력을 맡길 것인지 권한을 줄 것인지 결정하는 선거”라며 “내일 받아들이게 될 투표용지는 옐로카드 경고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나라의 주인으로서 국정 실패에 대해 명확히 경고한다는 메시지를 날려야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거부권을 남발하고 여당은 소수당임에도 법사위를 장악해 권한을 남용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실패한 정권은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을 확실히 해달라”고 소리 높였다. 

이 상임공동위원장의 연설에 푸른 옷을 입은 지지자들이 이름을 연호하고 세상을 바꾸자는 고함을 내지르기도 했다. 투표 독려도 이어졌다. 그는 “내일 투표 독려가 가능하다. 문자와 카톡으로 투표를 권장해달라”며 “여기 계신 분들이 권유해 투표를 한 사람은 여러분 삶에 도움이 되는 사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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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9일 서울 용산구 용산역 광장에서 피날레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권혜진 기자

조국혁신당은 이날 부산을 시작으로 대구, 광주를 거쳐 서울에서 최종 유세를 펼쳤다. 이들은 ‘검찰독재 조기종식’ 유세 구호로 외쳤으며 지지자들은 조국 대표의 이름을 연호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내일 표 두 장으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는 것”이라며 “4월 10일은 끝이 아니고 시작”이라고 말했다. 또 총선 이후에도 조국혁신당이 결기를 잃지 않겠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주변에 투표 독려를 호소했다.

그는 “조국혁신당은 지금까지 그 기세와 결기를 유지하면서 총선 이후에도 똑같은 마음으로 행동할 것”이라며 “돌아가시고 난 뒤 자정이 끝나기 전까지 아홉 분에게 통화와 문자를 해달라”고 전했다.

여야, 막판 총선 유세 ‘상대 심판론’…“범죄심판” vs “정권심판”
9일 열린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조국혁신당 피날레유세에 지지자들이 모였다. 사진=이승은 기자

전문가는 각 정당이 막판 유세전에서 심판론 네거티브를 꺼낸 것을 두고 ‘지지층 결집’을 위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기존 선거보다 22대 총선에서 네거티브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선거 하루 전은 통상적으로 네거티브와 투표 독려 메시지를 전달한다. 다만 이번 총선은 네거티브가 유독 강한 느낌”이라며 “이 상임공동선대위원장과 조 대표는 정권심판론으로 끝까지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총괄선대위원장도 결국 기존에 이어온 이·조 심판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며 “선거 마지막 유세는 지지층 결속 유세를 하는 게 전략적으로 맞는 판단”이라고 전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징벌적 투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그는 “22대 총선은 유독 네거티브가 심각하다. 양쪽 진영이 극단적으로 갈라져 서로 공격하고 있다”며 “이는 정치의 실종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투표에 많이 참여한다고 정치에 관심이 많은 게 아니다. 상대를 처벌하고 공격하기 위해 투표를 하는 ‘징벌적 투표’가 늘고 있다”며 “이런 정치적 네거티브는 유권자의 냉소와 무관심을 만든다”고 분석했다.

임현범·이승은·윤상호·권혜진 기자 limhb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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