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소년 살해 도구는 ‘버니어캘리퍼스’ …진범은 동네 일진”

입력 2022-06-03 16: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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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소년 살해 도구는 ‘버니어캘리퍼스’ …진범은 동네 일진”
지난 1일 네이트 판에는 개구리사건의 범행 도구가 ‘버니어캘리퍼스’라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네이트 판 캡처) 2022.06.03

국내 대표적인 장기 미제사건 중 하나인 대구 개구리소년실종사건의 범행 도구가 ‘버니어캘리퍼스’라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이른바 ‘개구리소년’ 사건은 지난 1991년 3월 26일 대구 달서구 초등학생 5명이 실종된 후 11년 만인 2002년 9월 26일 집 근처 와룡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지난 1일 인터넷 커뮤니티 네이트 판에는 ‘나는 개구리소년 사건의 흉기를 알고 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글은 3일 오후 3시 현재 조회수 80만을 넘겼으며,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글쓴이의 핵심 주장은 개구리소년들을 살해한 범행 도구가 ‘버니어캘리퍼스’라는 것. 버니어캘리퍼는 거리와 치수를 재는 강성 높은 금속소재의 계측도구다.

글쓴이는 “(TV에서) 개구리소년 두개골이 손상된 흔적을 본 순간 자동반사적으로 ‘버니어캘리퍼스’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전문가들은 범행 도구가 ‘망치’라고 하는데, 망치로 두개골을 뚫지 않을 정도로 여러 개의 같은 자국을 남길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망치처럼 생겼지만 망치만큼 강하진 않은 도구가 바로 버니어캘리퍼스”라고 했다.

개구리소년은 발견 당시 5명의 아이 중 3명의 아이 두개골에서 상흔이 발견됐다. 상흔은 디귿자(ㄷ)와 브이자(V) 모양이었다. 경북대 법의학팀은 이 상흔들이 흉기로 인해 생긴 것으로 보고 ‘명백한 타살’이라고 결론 내렸다. 

이에 경찰과 전문가들은 용접용 망치를 가장 유력한 살해도구로 추정했지만, 상흔과 일치하지 않았다. 
 
‘와룡산 인근 고등학생 일진 무리’가 이 사건의 진범일 가능성이 크다고 글쓴이는 주장했다.

‘대체 산에 버니어캘리퍼스를 누가 왜 들고 갔을까?’라고 의문한 글쓴이는 범인은 한명이 아니라 무리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글쓴이는 “아이 다섯을 잔인하게 죽일 정도로 대담한 살인마가 해발 300m 산에 매복하며 아이들을 기다릴 확률은 제로”라며 “그 지역 고등학생. 지금은 ‘일진’이라고 불리는 문제 아이들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글쓴이의 주장에 따르면 일진 중‧고등학생 무리가 학교를 가지 않은 휴일 와룡산에 올라가 본드를 흡입했고, 그 모습을 개구리소년들이 목격했다.

“개구리소년 살해 도구는 ‘버니어캘리퍼스’ …진범은 동네 일진”
개구리소년 두개골에서 발견된 상흔. (네이트 판 캡처) 

본드를 흡인한 상황에서 아이들과 마주친 일진 무리들은 혹여 아이들이 경찰이나, 학교, 어른들에게 이 사실을 알릴까봐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글쓴이는 “이들은 본드를 흡입한 환각상태에서 집단으로 달려들어 아이들을 살해한 것이고, 발만 동동 구르며 형들이 그 짓을 하는 동안 말리지도 못하고 있던 ‘똘마니’ 1학년들이 후처리로 아이들을 매장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와룡산 인근에 위치한 고등학교 중 버니어캘리퍼스를 들고 다닐 가능성이 높은 실업계고등학교를 중심으로 다시 수사한다면 범인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지난 11년 동안 인터넷 등에 버니어캘리퍼스가 이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단서라는 글을 남겼지만, 확인은 고사하고 비아냥거리거나 조롱만 당했다고 억울해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사람 다섯을 죽이고 대충 묻고 갈 전문적인 범죄자 또는 사이코패스가 그 시대 그날 그 산에 있었을 확률은 없다”며 “범인은 그 동네 사는 문제아 중‧고등학생 무리”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글을 본 네티즌들은 신빙성 있는 글이라며 진범을 잡을 수 있는 단서가 될 수도 있다며 기대하고 있다. 

또 그럴싸한 추리로 쓴 ‘소설’이라도 이 글을 계기로 개구리소년에 대한 관심이 모아져 사건이 해결되길 바라고 있다.

대구=최태욱 기자 tasigi72@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